NFT(대체불가능토큰)는 올해도 전세계적 열풍을 이어가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2020년 10억 달러였던 세계 NFT 시장 규모는 지난해 400억달러, 우리돈으로 약47조9640억 원으로 성장했다.
국내 역시 KT, SK텔레콤 등 통신사를 비롯한 삼성전자, LG전자, 엔터테인먼트사 등 국내 빅테크 기업들이 NFT 시장 진출을 연이어 선언하는 등 그 열기가 게속되고 있다.
NFT의 잠재력은 음악·영상·그림과 같은 콘텐츠와 결합함으로써, 결합한 콘텐츠에 희소성과 고유성이 부여된다는 점에서 나온다.
그러나 NFT와 콘텐츠의 결합에는 심각한 결함이 있다.
누구나 쉽게 NFT를 발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콘텐츠에 대해 아무런 권리가 없는 사람이NFT를 발행할 경우, 저작권 보호 기술인 NFT이 오히려 저작권을 침해하는 도구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지난해 6월 한 마케팅사가 김환기, 박수근, 이중섭의 작품을 저작권자와의 협의 없이 NFT로 발행하여 경매에 부치려다가 저작권 침해 문제가 지적되자 경매가 철회된 일도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10여 년간 판사로 재직했고, 응용수학을 전공한 독특한 경력을 가진 배지호 대표가 창업한 블록체인 전문기업 림피디티가 최근 NFT 원본인증 기술을 통해 가짜 문제를 해결했다고 밝혀 화제를 모으고 있다.
배대표는 "저작권 보호를 위해 고안된 NFT가 오히려 법적 권리를 침해하는 역설이 발생"했다며 “원본 컨텐츠 자체에 NFT와 연동된 암호화 정보를 결합하는 인증 체계를 활용하면 가짜 NFT를 원천적으로 차단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림피디티의 원본인증 기술은 미술계의 고질적 문제점으로 지적된 위작 문제 역시 해결할 수 있다. 실물 미술품에 결합된 인증 정보를 수신해 실물 미술품이 진품인지 누구나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림피디티는 실제로 경희대 교수로 재직 중인 서양화가 정환욱 작가의 가르강튀아의 곡예사 전시회에서 이 기술을 직접 시연했는데 실물 미술품의 진위 여부 인증이 세계 최초로 이뤄졌다는 평가다.
림피디티는 또한 이항성 화백의 미공개 작품을 원본 결합해 발행하는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이항성 화백은 국내에는 상대적으로 널리 알려져 있지 않지만 이응노, 박서보, 김환기와 같은 한국미술의 개척자 중 한 사람으로 손꼽힌다. 이항성 화백의 장남 이승일 전 홍익대 교수는 림피디티 측에 미공개 작품을 제공했고 해당 작품은 순차적으로 공개될 예정이다.
미술계는 고인이 된 거장의 작품을 NFT 작품으로 발행한 사례는 아직까지 찾기 어려웠는데 이 프로젝트는 관련 문제를 해결한 첫 사례가 될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림피디티는 활발하게 상용화되고 있는 블록체인 기술의 법률적 문제점을 해결하는 원천기술을 개발하는 기업이다. 작년 림피디티는 카카오 자회사인 그라운드엑스와 클립 파트너스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림피디티는 NFT 원본인증 기술을 실제 작품을 통해 상용화했고 올해 중순에는 해외 미술 시장에 진출할 예정이다.
한국경제TV 박준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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