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기술특례상장 '대수술'…8월부터 심사 '깐깐'

입력 2022-04-06 19:03   수정 2022-04-06 19:04

    <앵커>

    실적이 좋지 않아도 우수한 기술력을 갖춘 기업에 한해 코스닥시장에 상장이 가능하도록 한 기술특례상장 제도.

    이와 관련해 한국거래소가 대대적인 개선 작업에 착수했다는 소식을 한국경제TV가 지난 1월 단독 보도한 바 있습니다.

    후속 취재 결과, 구체적인 심사기준이 마련돼 이르면 오는 8월부터 적용될 예정입니다.

    기술력의 우수성 여부를 따지는 기술평가 심사 항목이 조금 더 세분화됐고 업종 특성에 맞는 구체적인 심사기준 등이 도입될 예정인데요.

    이전과 달리 매우 깐깐한 심사가 진행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문형민 기자가 단독 보도합니다.

    <기자>

    당장 오는 8월부터 기술특례상장의 문턱이 높아질 전망입니다.

    한국경제TV 취재결과, 거래소는 현재 기술특례상장 심사 과정의 핵심인 기술성평가를 위한 모델을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거래소의 계획대로라면 오는 7월 심사평가모델 개발을 완료하고 이르면 8월부터 적용할 계획입니다.

    [한국거래소 관계자: (표준평가모델 개발 진행을 지금 하고 있는 건가요?) 네 맞습니다. 일단 일정은 8월 중순 정도까지로 잡고 있기는 한데 연구용역 진행상황에 따라서 변화가 있을 수는 있거든요.]

    현재 기술특례상장을 청구한 기업들은 업종별 특성이 반영되지 않은 채 획일적인 기준으로 평가를 받아왔습니다.

    하지만 하반기부터 업종별 특성을 감안한 새로운 평가기준을 통해 기술성을 심사받게 됩니다.

    [한국거래소 관계자: 업종을 구분해서 바이오는 바이오 나름대로 봐야 될 부분이 따로 있고, ICT는 ICT로 봐야하는 게 따로 있고 이러니까. 그런 것을 좀 구분해서 보게 하려고…]

    특히 바이오·신약·진단기업, 그리고 ICT·AI·메타버스 기업에 대해 각각 별도의 평가기준이 적용될 예정입니다.

    또 신약·바이오기업의 기술성을 평가할 때, 약학전문가, 임상전문의 등 업종별 전문가 다수를 심사에 참여시켜 기술성 평가심사를 진행할 계획입니다.

    <앵커>

    해당 내용을 단독 취재한 증권부 문형민 기자와 더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문 기자, 거래소가 이렇게 기술특례상장 문턱을 높이는 이유가 뭡니까?

    <기자>

    거래소가 운영하는 코스닥 기술특례상장 제도의 신뢰성과 상장 전 이뤄지는 기술평가의 객관성을 올리기 위해섭니다.

    기술특례상장으로 증시에 입성한 신라젠이 상장폐지 위기에 놓이기도 했고요.

    큐리언트, 캔서롭(현 디엑스앤브이엑스), 샘코는 실적 미달, 감사의견 `거절` 등을 이유로 거래가 정지됐습니다.

    이 기업에 투자한 투자자들의 불만이 지속되면서 `해당 제도의 신뢰도와 객관성이 부족하다`는 결과로 이어졌는데요.

    이에 따라 거래소는 새로운 평가모델을 마련해 평가기관이 특례상장 대상 기업에 대해 조금 더 심층적이고 객관적인 심사를 가능하도록 할 계획입니다.

    <앵커>

    기술특례상장의 문턱이 높아지면 정말 우수한 기술력을 갖춘 기업들의 경우 자칫 역차별도 우려되는데요.

    해당 제도로 상장한 이후에 꾸준히 성장하고 있는 기업들도 있지 않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기술특례상장 이후 사업성, 실적 등을 인정 받으며 승승장구하는 기업도 있습니다.

    코스닥시장 시가총액 100위 가운데 10곳이 해당 제도로 상장했는데요.

    알테오젠, 에이비엘바이오, 레고켐바이오, 제넥신 등 바이오기업은 물론이고요.

    메타버스 기업인 자이언트스텝, 또 반도체 기업인 파크시스템스도 기술특례상장 기업입니다.

    <앵커>

    에이비엘바이오, 레고켐바이오는 상당한 규모의 기술수출도 성공시킨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기자>

    맞습니다. 에이비엘바이오는 지난 1월 프랑스 사노피에 최대 1조 2천억원을 받는 조건으로 파킨슨병 치료후보물질을 기술수출했고요.

    레고켐바이오도 지난해 영국 바이오 기업 등에 총 1조 6천억원 규모의 기술수출 계약을 맺었습니다.

    이렇게 기술특례상장으로 증시에 입성한 기업이 기술력을 지속적으로 인정 받는 경우도 많습니다.

    금융투자업계는 거래소의 이번 조치로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다 태울 수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기술특례상장 제도의 문제라고만 볼 수는 없겠네요.

    그러면 심사기준이 깐깐해지면서 시장에도 영향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데요?

    <기자>

    이전보다 기술특례상장으로 증시에 입성하는 기업이 줄어들 수 있다는 전망이 지배적입니다.

    거래소는 지난 2015년 전문기술평가 개편, 2016년 성장성 추천제도 도입 등으로 기술특례상장 장벽을 대폭 낮췄는데요.

    이에 따라 기술특례상장 제도를 통해 증시에 데뷔하는 사례가 증가했습니다.

    제도가 시행된 2005년부터 개선안이 적용되기 전인 2014년까지 10년 동안 기술특례상장 기업은 15곳에 불과했습니다.

    하지만 개선안이 적용된 2015년 한해에만 12곳, 2016년 10곳으로 크게 늘었고요.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간 무려 106곳, 그리고 올해 1분기에만 8곳이 기술특례로 상장했습니다.

    하지만 오는 8월부터 기술평가가 보다 꼼꼼하게 이뤄지기 때문에 지금처럼 매년 20곳 이상의 상장 사례가 나오기 힘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앵커>

    기술특례상장 기업이 지금처럼 매년 20~30곳 나오기 어려울 수 있겠습니다.

    앞서 리포트에서 봤듯이 바이오기업들에 보다 깐깐한 평가가 이뤄질 것 같습니다.

    <기자>

    맞습니다. 특히 바이오·신약 기업의 경우 기술특례상장 문턱이 더 높아질 수 있습니다.

    기술평가가 더욱 깐깐하고 전문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보이기 때문인데요.

    이들 업종에 특화된 평가항목이 새로 생기고, 또 임상전문의, 약학전문가를 확대 또는 의무적으로 투입해 전문적으로 심사할 예정입니다.

    바이오 기업의 개발하고 있는 신약이 실제로 출시될 수 있는지, 또 해당 기업의 기술은 어느 정도의 가치가 있는지 등 더 세밀하게 평가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기술특례상장을 원하는 바이오 기업들은 꼼꼼하게 준비해둘 필요가 있겠습니다.

    문 기자, 개선되는 기술특례상장 평가모델과 관련해서 새로 추가되거나 바뀌는 내용들이 더 있습니까?

    <기자>

    기술 평가등급에 대한 정의가 보다 구체적이고 명확해질 전망입니다.

    현재 기술평가 등급은 모두 10가지인데요. 등급별 정의를 살펴보죠.

    AAA는 최고의 기술력을 가진 기업, AA는 매우 높은 기술력, A는 높은 기술력, 그리고 BBB, BB, B는 우수한 기술력을 보유한 기업으로 정의됩니다.

    정의를 보면, 명쾌하게 구분되지 않는 지점들이 존재합니다.

    이러한 이유들로 평가등급을 산정하는 기관들마다 등급을 해석하는 데에서 차이가 존재했고, 결국 평가등급 객관성 저하로 이어졌습니다.

    이에 거래소는 해당 산업에서의 위치와 사업의 수명 등을 감안해 평가등급을 새로 정의하겠다는 방침입니다.

    또 현재 기술보증기금, 나이스평가정보 등 22곳의 평가기관이 올해 안에 추가로 늘어날 예정입니다.

    <앵커>

    문 기자, 마지막으로 유튜브 제목과 해시태그 어떻게 뽑으실건가요?

    <기자>

    제목은 <제2의 신라젠 `멈춰!`…기술특례상장 깐깐해진다>로 정하겠습니다.

    해시태그는 #꼼꼼해진기술평가 #문턱높아진특례상장 #제2의신라젠은없다 로 하겠습니다.

    <앵커>

    네, 잘 들었습니다. 증권부 문형민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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