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LS 조기상환 연기 속출…원금 손실 가능성

입력 2022-05-11 09:06   수정 2022-05-11 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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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발 긴축 공포로 글로벌 증시가 휘청이면서 조기 상환이 연기되거나 원금 손실 구간에 진입한 국내 주가연계증권(ELS) 상품이 잇따르고 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을 비롯한 미국 뉴욕증시 3대 지수는 물론 유로스톡스, 홍콩H지수(HSCEI) 등 각국 지수가 하락하자 이들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한 ELS 투자자의 손실이 불가피해졌다.

ELS는 기초자산인 주가지수나 개별 종목 가격 흐름과 연계돼 투자수익이 결정되는 유가증권이다. 일반적으로 3년 만기인 지수형 ELS 상품은 기초자산 가격이 6개월 단위로 돌아오는 조기 상환 기준을 충족했는지를 평가해 조기 상환되도록 설계됐다.

지수형 ELS에서 가장 많이 활용되는 지수는 S&P500과 유로스톡스, 홍콩H지수 등이다.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미래에셋증권과 KB증권 등 국내 증권사들은 해외 지수가 행사가격에 못 미치는 수준으로 급락했다며 ELS 조기상환을 순연한다고 잇달아 공지했다.

미래에셋증권은 전날 ELS 제29830회에 대해 유로스톡스50과 S&P500지수가 조기상환 행사가격을 밑돌아 조기 상환을 순연한다고 알렸다.

해당 ELS의 조기 상환 행사가격은 기초자산인 S&P500지수 4,325.56, 유로스톡스50 4,004.32이다.

그러나 지난 9일(현지시간) S&P500지수는 3,991.24로 마쳐 종가 기준 지난해 3월 31일 이후 1년 만에 4,000을 밑돌았다. 연일 하락하고 있는 유로스톡스50 지수도 3,526.86으로 역시 4,000 아래로 추락했다.

같은 날 KB증권도 유로스톡스50, 홍콩H지수 등 기초자산 지수가 행사가격 미만으로 떨어져 하루에만 11건의 ELS 조기상환 순연 공지문을 게시했다.

홍콩H지수는 지난 3월 15일 6.58% 하락한 6,123.94까지 추락해 세계 증시에 충격을 준 이후 부진을 거듭하고 있다.


해외 상장 주식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ELS 상품 중에서도 원금 손실 기준(녹인 배리어)에 진입한 상품이 속출했다.

녹인 배리어는 대개 기초자산이 최초 기준가의 40∼50% 수준에서 설정된다. 기초자산 가격이 손실 기준선 미만으로 떨어진 ELS 상품은 원금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

NH투자증권은 지난달 25일 페이스북 모기업인 메타 플랫폼(이하 메타)을 기초 자산으로 설계된 ELS 상품(21062호)이 녹인 배리어에 진입했다고 공지했다.

지난해 7월 26일 발행된 이 상품의 메타 최초 기준가는 372.46달러, 녹인 배리어 가격은 최초 기준가의 50%인 186.22달러로 각각 설계됐다.

최초 기준가는 메타가 지난해 9월 1일 세운 52주 최고가인 384.33달러에 근접할 정도로 높다. 그러나 메타 주가는 일간 활성 이용자 감소와 성장률 둔화로 하락세를 이어가다 지난달 27일 160달러까지 떨어져 52주 최저가를 기록하고서 지난 9일 196.21달러로 마쳤다.

앞서 NH투자증권은 넷플릭스를 기초자산으로 한 12개 ELS 상품이 지난달 20일을 기준으로 녹인 배리어에 들어섰다고 밝혔다.

신한금융투자도 전날 넷플릭스를 기초자산으로 지난 1월 21일 발행한 3년 만기 ELS 상품이 녹인 배리어 진입했다고 공지했다.

이들 상품이 현재 녹인 배리어에 진입했다고 해서 무조건 손실을 보는 건 아니며 만기 때까지 상환 조건을 충족하면 원금과 수익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일단 녹인 배리어에 진입한 경우 기초자산 가격이 최초 기준가의 80∼90% 수준으로 회복하지 않으면 일반적으로 손해를 보게 돼 원금 손실 가능성이 크다.





(자료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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