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최근 주가 하락으로 불만이 쌓인 주주들이 자사주 소각을 요구하는 경우가 늘고 있습니다.
기업 스스로 기업가치 제고와 주가 방어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겁니다. 박해린 기자입니다.
<기자>
약세장이 계속되며 기업들의 적극적 주가 방어와 주주환원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특히 자사주를 사들여 소각하라는 요구가 눈에 띄게 늘었습니다.
일례로 행동주의 펀드를 운용하는 라이프자산운용은 최근 자사주를 쌓아놓은 SK㈜에 소각을 요구하는 주주서한을 보냈습니다.
[이채원 / 라이프자산운용 의장 : 미국의 경우 자동 소각이 돼요. 자사주를 사는 건 의미가 없습니다. 나중에 경영권을 보호하는 데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회사가 주주 우선 정책을 실시하고 있다고 하면 그 기업이 프리미엄을 받게 되거든요. 그래서 주가 상승 재평가 효과가 나올 수 있습니다.]
투자자들은 자사주 소각으로 기업이 지속적으로 주주들에게 신뢰를 쌓는다면 당장의 주가 상승뿐 아니라 기업 가치를 더 높게 평가받을 수 있어 결국 `윈-윈`전략이 될 것이라 말합니다.
애플은 지난해만 해도 우리 돈 100조원이 넘는 규모의 자사주를 소각하며 두 달만에 주가가 30%가량 치솟았고 계속되는 주주친화정책에 무디스로부터 미국 국가신용등급과 같은 AAA 등급을 받았습니다.
국내에서 역시 지난 3월 자사주 소각을 결정한 메리츠증권이 공시 이후 한 달간 주가가 14%가량 급등, 동종업계 대비 월등한 성과를 보였습니다.
한편 지난해 자사주를 매입한 기업 중 소각까지 마친 기업은 약 9%에 불과합니다.
자사주 매입 이후 오버행 리스크나 지배 구조 개편 과정에서 악용되었던 사례들도 많습니다.
한진그룹처럼 자사주 인적분할 후 신주 배정으로 대주주 지배력을 강화한 사례가 대표적입니다.
전문가들은 선진국과 같이 기업과 주주가 `윈-윈`하는 구조를 만들어가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김규식 /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회장: 신뢰가 쌓이면 PER이 올라가거든요. 그러면 회사채의 이자율이 내려갑니다. 회사채를 더 발행할 수 있는 겁니다 시장에서 이 회사는 주주에게 자사주 매입 소각을 통해서 환원을 하는 기업이라는 것이 신뢰가 쌓이면 그 회사의 멀티플이 달라지는 겁니다.]
특히나 지금처럼 주가가 쌀 때 자사주를 소각하면 주당 순이익이 크게 증가하며 주가 부양 효과도 더욱 커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한국경제TV 박해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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