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탕 수출대국인 인도가 글로벌 식량 위기 속에 자국 사정을 고려해 수출을 제한했다.
이는 이달 13일 밀 수출 제한에 이은 조치로, 인도가 설탕 수출을 제한한 것은 6년 만에 처음이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인도 정부는 올해 수출량을 1천만t으로 제한하고 6~10월 설탕을 해외로 반출할 경우 전량 정부의 허가를 받도록 했다고 25일 밝혔다.
인도는 세계 최대의 설탕 생산국이자 브라질에 이어 세계 2위의 수출국이다.
이 같은 내용이 발표된 직후 런던 선물 거래소의 백설탕 가격은 1% 이상 올랐다.
인도의 이번 조치는 설탕의 수출 증가에 따라 국내 가격이 오르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다.
앞서 올해 3월 로이터 통신은 인도가 국내에서 설탕의 안정적 공급과 가격 억제를 위해 설탕 수출을 억제할 수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글로벌 무역회사 소속으로 뭄바이에서 일하는 한 딜러는 "정부가 식량 인플레이션을 걱정하고 있다"며 "매년 4분기 시작되는 축제 시즌에 충분한 설탕을 공급할 수 있도록 하려는 조치"라고 말했다.
다만, 수출업자들은 1천만t 물량 제한에도 인도는 국제시장에 상당히 많은 양의 설탕을 팔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애초에 인도는 설탕 수출량을 800만t으로 제한하는 것을 계획했으나, 생산 전망치가 늘어나면서 제한량을 늘리기로 했다.
생산자단체인 인도제분협회는 애초 3천100만t이었던 올해 설탕 생산 전망치를 3천550만t으로 수정한 바 있다.
인도 제분업체들은 2021~2022 마케팅 연도(매년 10월 시작)에 910만t을 수출하기로 계약했으며, 이 중 약 820만t의 공급을 마쳤다.
최근 세계 설탕 가격은 브라질의 생산량 감소와 석유 가격 인상 등으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브라질에서는 바이오에탄올 연료를 많이 사용하는데 최근 석유 가격이 오르자 에탄올 제조용 사탕수수 수요가 급증한 것이다.
글로벌 식품시장에서는 올해 지구촌에 식량위기가 닥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부쩍 늘어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 따른 공급 속도 둔화, 주요 곡창지대의 흉작, 농업대국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전쟁 등으로 식량 공급이 급감해 물가가 치솟고 저개발국이 굶주림에 직면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사진=연합뉴스)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