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적' 중국-호주, 콩고민주공화국서 리튬 두고 '으르렁'

입력 2022-05-29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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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튬 광산. 사진은 기사와 무관함.
무역 규제 등으로 지난 2년여간 `숙적`이 되어버린 중국과 호주가 콩고민주공화국에서 리튬 광산을 두고 쟁탈전을 펼치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9일 보도했다.

호주 기업 AVZ미네랄은 2018년 콩고민주공화국 남동부 마노노에 약 4억t의 리튬 광석이 매장된 것을 발견했다.

리튬은 전기차 배터리 등의 핵심 원료로 세계 각국이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최근에는 공급망 붕괴 속에서 가격이 치솟았다.

마노노는 1960년 콩고민주공화국이 벨기에로부터 독립하기 전까지는 주석석(cassiterite) 채굴로 번창했다가 이후 쇠락했다.

최근 마노노는 리튬 광맥 발견으로 곧 다시 일어설 것으로 보였으나, 호주와 중국 기업들 간에 분쟁이 벌어지면서 아직 리튬 생산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분쟁의 핵심은 콩고민주공화국 국영 광산 회사인 코미니에르가 보유한 마노노 프로젝트의 지분 15%이다.

AVZ미네랄은 마노노 프로젝트 지분 100%를 보유한 합작 벤처 다스컴마이닝의 지분 60%를 갖고 있고, 코미니에르는 25%를 보유하고 있다.

AVZ미네랄은 코미니에르의 지분 15%를 매입해 마노노 프로젝트의 지분율을 75%로 늘렸다고 밝혔으나, 코미니에르는 연간 재무보고서에서 해당 거래가 성사되지 않았다고 부인했다.

런던 보트먼캐피털리서치에 따르면 코미니에르는 대신 지분 15%를 중국 업체 쯔진광업에 매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외에도 마노노 프로젝트 지분을 둘러싼 AVZ미네랄과 중국 기업 간 분쟁은 매우 복잡하게 얽혀있다.

콩고 광산 전문가 크리스티앙 제라우드 니마는 SCMP에 "이 문제는 매우 복잡하며 콩고 광산업계를 특징짓는 일반적 부패의 전형"이라며 "AVZ와 쯔진 간 분쟁의 동기는 누가 마노노 리튬 프로젝트를 통제할 것이냐는 것"이라고 말했다.

니마는 그러나 AVZ에 중국 주주도 있는 점을 들어 AVZ와 쯔진광업 간 싸움이 호주와 중국 간 싸움인지, 아니면 중국 내부 경쟁인지 알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중국이 코발트 확보 전쟁에서는 이미 승리를 거뒀고, 리튬 공급망에서도 다른 국가들보다 몇 발짝 앞서 있다고 밝혔다.

한편 양국은 호주가 2018년 자국 5세대(5G) 광대역통신망 사업에서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의 참여를 금지하면서 관계가 냉각된 바 있다.

양측의 갈등은 호주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발원에 대한 국제 조사를 요구하면서 더욱 증폭됐다.

호주의 최대 교역국인 중국은 호주산 쇠고기, 보리, 와인, 석탄 등 10여개 제품에 고율 관세를 부과하는 방법 등으로 수입을 제한하는 보복성 조치에 나섰다.

이로 인해 호주 주요 산업이 타격을 입었고, 호주는 21일 들어선 새 정부가 중국에 "양국 관계 개선을 원한다면 징벌적 무역 관세를 철폐하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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