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유발하는 '염증'…DNA 손상 경로 발견

입력 2022-06-07 1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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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증이 유발하는 산화 스트레스(oxidative stress)가 건강한 세포를 악성 종양세포로 바꾸는 메커니즘에 깊숙이 관여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미국 밴 앤덜 연구소(Van Andel Institute) 과학자들이 수행한 이 연구 결과는 6일(현지 시각) 저널 `사이언스 어드밴스`(Science Advances)에 논문으로 게재됐다.

염증 반응이 필요 이상으로 오래가면 ROS(reactive oxygen species,활성 산소 종)가 과도히 축적돼 산화 스트레스가 급속히 커진다. 산화 스트레스는 DNA를 손상해 유전자 염기서열에 혼란을 야기했고, 이런 돌연변이가 쌓여 암이 됐다.

이 발견은 특정한 유형의 암이 생길 때 염증과 산화 스트레스가 어떤 역할을 하는지 규명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당연히 이런 유형의 암을 예방하는 치료법 개발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화이퍼 교수팀은 자체 개발한 신종 `써클 대미지 시퀀싱`(CD-seq) 기술을 이용해 산화 스트레스로 생기는 두 가지의 DNA 손상 유형을 알아냈다. 그런 다음 COSMIC 데이터베이스에 등록된 암 돌연변이 특징과 비교했다.

연구팀은 이를 통해 산화 스트레스로 유발된 두 가지 DNA 손상 패턴이 식도암, 위암과 같은 상부 위장관 암의 돌연변이 특징과 일치한다는 것을 확인했다.

COSMIC는 인간의 암에서 발견되는 체세포(비생식 세포) 돌연변이를 모아놓은 세계 최대 규모의 온라인 DB로 영국의 웰컴 트러스 생어 연구소가 운영한다. 실제로 상부 위장관 암은 염증성 전조 질환을 거쳐 생기는 사례가 많다.

예를 들면 헬리코박터균(Heliobacter pylori)이 위에 감염하면 위벽 상피 조직이 손상돼 염증과 궤양을 유발한다. 또 위산 역류로 식도 내벽에 염증이 생기면 점막이 위처럼 변하는 `바렛 식도`(Barrett`s esophagus) 증상이 나타난다.

염증이 오래가면 암이 생길 위험도 커진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다.

염증이 유발하는 산화 스트레스는 DNA의 염기 하나가 정확히 복제되는 것을 방해했다. 상부 위장관 암세포는 DNA의 4가지 염기 가운데 `G(구아닌)`가 `산화 G`로 바뀌어 있었고, 이런 복제 오류가 축적돼 암이 된다는 걸 연구팀은 확인했다.

화이퍼 교수는 "염증과 산화 스트레스가 구체적으로 어떻게 암을 일으키는지를 놓고 오랫동안 논쟁이 벌어졌다"라면서 "우리 팀의 이번 연구 결과가 하나의 게임체인저(gamechanger)가 되기를 희망한다"라고 했다.

그는 `올바른 도구`(right tools), 즉 `써클 대미지 시퀀싱` 기술이 있었기에 연관성 입증이 가능했다고 강조했다. CD-seq는 DNA를 원(圓)으로 늘어서게 유도해 PCR(중합효소연쇄반응) 기술로 대량 복제한 뒤 염기서열을 분석하는 기술이다.

(사진=미국 뉴욕대 켄 카드웰 교수팀 `네이처` 논문 캡처)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휘경  기자

 ddehg@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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