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자 없어도 괜찮아"…에스프레소 바 '북적북적'

유오성 기자

입력 2022-06-10 19:22   수정 2022-06-10 1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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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앉을 곳이 없어 불편해도 사람들이 몰려든다는 그 곳. 에스프레소 바를 찾았습니다. 서울 명동에 위치한 리사르커피 3호점. 10평 남짓한 공간에 사람들이 옹기종기 모여 작은 잔에 담긴 에스프레소를 홀짝입니다.

    에스프레소는 이탈리아어로 영어의 익스프레스, 즉 빠르다는 뜻입니다. 커피를 내리는데 30초 남짓한 시간이 걸리고, 두 세 모금이면 바닥을 보여 커피를 다 마시기 까지 5분이 채 걸리지 않습니다. 최근 인스타그램 등 SNS를 통해 젊은 직장인들 사이에서 점심을 먹고 난 뒤 에스프레소 한 잔을 마시고 인증샷을 찍는 것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습니다. 에스프레소바가 처음이라는 이민재(33, 직장인) 씨는 단순히 유행 때문에 인기가 있는 것은 아닌 것 같다고 말합니다. 이 씨는 "인스타에서 유행한다고 해서 가격이 비쌀 줄 알았는데, 가격도 저렴하고, 그에 비해 맛도 풍부해서 왜 인기가 많은지 알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에스프레소는 한 잔 가격이 평균 1천500원에서 2천 원 정도인데 4천 원이 훌쩍 넘는 요즘 아메리카노 가격에 비해 저렴하면서 커피 본연의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습니다. 두 달 전부터 에스프레소 매력에 흠뻑 빠졌다는 임성복(35, 직장인) 씨는 "에스프레소를 먹다보니 나름 매력도 있고, 쓴 맛만 있지는 않고, 다양한 맛들이 있어서 자주 들르는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우리에게는 생소했던 서서 먹는 에스프레소 문화. 이제는 많은 사람들이 즐기는 커피 문화로 자리잡으면서 최근 3년간 서울 시내에 매장 70여곳이 생길 정도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습니다. 전재경 리사르커피 3호점 점장은 "코로나 때문에 해외여행을 가지 못해 외국문화를 접하기 힘들어 에스프레소 바를 통해 간접적으로 해외 커피 문화를 접하려는 사람들이 많이 찾는 것 같다"고 분석했습니다.

    에스프레소 문화가 자리를 잡기 시작했다는 소식에 대기업들도 눈독을 들이고 있습니다. 파스쿠찌는 SPC 양재 본사에 에스프레소바를 콘셉으로 꾸몄고, GS25는 에스프레소 메뉴를 위한 전용잔을 제작하기도 했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커피를 마시는 문화가 많이 확산되면서 이제는 원재료 본연의 맛에 대한 호기심이 에스프레소를 마시는 문화로 번지고 있다"며 "대부분 카페가 에스프레소에 기반해 커피를 만드는 것도 에스프레소 문화가 쉽게 확산하는데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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