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연대 파업 1주일…'자동차부터 생수까지' 운송난 확산

입력 2022-06-13 13:45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이하 화물연대) 총파업이 13일로 1주일째 이어지면서 기업은 물론 자영업자까지 산업계 전반으로 피해가 확산하고 있다.
글로벌 경제 위기 속에서 기업들은 대체 운송 차량까지 투입하며 대응에 나섰지만 `미봉책`에 불과해 피해는 날이 갈수록 늘어날 전망이다.
자동차 업계는 파업으로 부품 수급에 차질이 빚어지며 생산라인의 가동과 중단을 반복하고 있다.
현대차 울산공장의 가동률은 지난주 평소의 50% 수준까지 하락했다가 지난 토요일 특근이 정상적으로 이뤄지고, 비조합원 납품 차량이 늘면서 가동률이 다소 올라간 것으로 알려졌다.
금호타이어의 경우 국내 공장 3곳에서 생산하는 타이어가 화물연대 총파업 이후 1주일 동안 전혀 출하되지 않고 있다. 공장에서 생산은 정상적으로 되지만 내수와 수출 물량의 출하가 제대로 안 돼 공장 내부에 계속 쌓이는 상황이다.
포스코는 화물연대 파업 여파로 이날 오전 7시부터 포항제철소의 선재와 냉연공장 가동을 중단했다.
선재공장의 경우 제품 창고가 부족해 제철소 내 주차장과 도로에 제품을 야적하고 있어 1선재 공장부터 4선재 공장까지 전(全) 공장의 가동을 중단했다.
냉연공장은 가전, 고급 건자재용 소재를 주로 생산하는 2냉연 공장 가동을 중단했다.
이에 따라 선재 제품은 하루 약 7천500t(톤), 냉연제품은 약 4천500t 등 약 1만2천t 수준의 생산 감소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현대제철은 하루 4만t의 물류 차질이 이어지고 있다. 공장 가동은 이뤄지고 있지만 출하는 전면 중단된 상태여서 향후 생산량 조정도 불가피해 보인다.

주류업계와 자영업자들의 시름도 깊어지고 있다.
소주와 맥주 출하량이 평상시의 절반 이하까지 떨어진데다 생수 시장에서 점유율이 가장 높은 삼다수 운송에도 차질이 빚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하이트진로는 파업으로 출고율이 38%까지 떨어지자 다른 업체와 물류 계약을 맺어 주말새 누적 출고율을 60%까지 끌어올렸지만, 시중에는 여전히 재고가 부족한 상황이다. 이 때문에 편의점 업계는 일부 소주 제품에 대한 발주를 제한하거나 중단하고 본사 차원에서 하이트 진로 이천 공장으로 자체 차량을 보내 직접 운송에 나서고 있다.
오비맥주도 물류 위탁사 소속 화물차주 대다수가 총파업에 동참하면서 이천·청주·광주공장 3곳의 맥주 출하량이 평소의 20∼25% 수준에 그치자 대체 차량 섭외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세븐일레븐의 경우 서이천센터에서 물량을 공급하는 일부 점포에 주말 사이 카스 500mL 캔 공급이 차질을 빚기도 했다.
삼다수 운송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제주항 봉쇄는 해제됐지만, 이번에는 육지에 도착한 배에서 내린 삼다수를 화물차로 운송하는 작업이 차질을 빚으면서 주말 기준 운송률이 평시의 40% 수준에 그치고 있다.
코로나19 영향에서 벗어나 이제야 손님을 제대로 받기 시작한 식당들은 제품 수급 문제를 우려하고 있다.
자영업자들이 모이는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배달업체 측에서 진로와 참이슬을 가져다 줄 수 없다고 한다" 등 고충을 호소하는 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건설업계도 직격탄을 맞았다.
한국시멘트협회에 따르면 의왕·수색 등 수도권 주요 유통기지와 전국의 시멘트 생산공장에서 시멘트 출하 중단이 이날도 계속 이어지고 있고, 출하량도 평소 대비 5∼10% 정도로 떨어졌다.
수도권 레미콘 공급의 다수를 책임지고 있는 유진기업과 삼표산업은 각각 20개, 17개 공장의 가동이 대부분 중단됐다.
레미콘 업계는 전국 레미콘 공장에서 하루 평균 62만여㎥(입방미터)가 출하되는데 출하가 중단되면서 하루 평균 500억원 이상의 매출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화물연대 파업으로 시멘트 출하가 1주일째 중단되면서 공사 현장은 `올스톱` 위기에 처했다. 건축물 골조 공사에 필수인 레미콘 공급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건설업계는 레미콘 타설 대신 마감이나 후속 공정 준비 등 대체 공정으로 돌려 피해를 최소화하고 있지만, 초기 골조 공사 단계의 현장들은 대체 작업조차 할 것이 없어 `셧다운`이 초읽기에 들어간 상태다.
한 건설사는 현재 전국 90여개 현장 가운데 절반 정도가 골조 공사를 진행 중인 가운데, 지난 10일부터 레미콘 타설이 대부분 중단됐다고 설명했다.
기업들은 대체 운송 차량과 다른 직군 직원을 운송에 투입하며 파업 대응에 나섰지만, 피해를 막기에는 역부족인 모습이다.
국토교통부와 화물연대가 지난 주말과 휴일 이틀간 `마라톤 회의`를 진행했지만, 최종합의에 이르지 못하면서 파업 장기화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는 이날 화물연대 파업에 대응하기 위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업계 차원의 대응책을 마련할 방침이다.
경영계는 업계 자체적으로 물류난을 해결할 수 없다고 보고, 정부가 나서서 파업 중단시켜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khkkim@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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