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담을 기억하세요?…가상인간의 진화 어디까지

정호진 기자

입력 2022-06-17 19:18   수정 2022-06-17 1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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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첨단 기술로 탄생한 가상인간이 산업 전반에 걸쳐 종횡무진하고 있습니다.

    기업들도 새로운 먹거리로 떠오른 가상인간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발 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습니다.

    먼저 신동호 기자의 리포트부터 보고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기자>
    짧은 단발의 큰 눈을 가진 여성 상담원이 손님을 맞이합니다.

    AI 전문기업인 솔트룩스의 메타 휴먼 `에린`입니다

    인간과 똑같은 모습을 지니고 행동하지만, 실제 사람이 아닌 가상인간입니다.

    간단한 질문을 하면 직접 답변을 해줍니다.

    [신동호 기자 : Who is elon musk?]

    [가상인간 에린 : He is founder, ceo of Tesla…]

    에린은 사람의 몸짓이나 행동으로도 반응합니다.

    솔트룩스의 메타휴먼 `에린`은 서로 대화를 할 수 있고 행동을 주고 받을 수 있는 상호작용이 가능한 것이 특징입니다.

    에린은 앞으로 사람을 대신할 수 있는 다양한 영역으로 활동을 넓혀갈 예정입니다.

    [김성현 / 솔트룩스 디지털휴먼팀 팀장 : 상담 쪽. 차후에 타깃을 광고시장이나 리셉셔니스트, 메타버스로 확장할 계획입니다. 세분화하면 기업용 리셉션, 컨퍼런스 리셉션, 백화점 호텔 로비에서 리셉셔니스트 세그멘트 기획하고 있습니다]

    최근 각종 매체에서 자주 볼 수 있는 또 다른 가상인간 `로지`입니다.

    로지는 A급 인플루언서로 단숨에 떠올라 20여개 브랜드와 광고계약까지 맺었습니다.

    [백승엽 / 싸이더스 스튜디오엑스 대표 : 가장 큰 성과는 버추얼 시장을 저희가 개척했다는 것 같아요. 그래서 많은 일자리도 그렇고 기업에서 많이들 찾고 있어서 이쪽 분야 사업이 활발히 움직이는 게 가장 보람되게 생각합니다]

    이같이 가상인간 활동이 빠르게 늘어난 것은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비대면 사회가 급속도로 진행되면서 가상세계에 대한 인식이 달라졌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AI와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등의 기술이 뒷받침하면서 가상인간의 활약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된 점도 한몫했습니다.

    실제로 가상인간의 활용범위는 무한대로 뻗어나가고 있는 상황입니다.

    모델부터 가수, 은행원, 상담원까지 빠르게 확대되고 있습니다.

    기업들도 가상인간을 미래 먹거리로 삼고 개발과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지난 2020년 약 12조 원이던 전 세계 가상인간 시장 규모는 2030년엔 50배 넘게(약 659조 4750억 원)폭증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다만 가상인간이 더욱 발전하기 위해선 해결해야 할 부분이 적지 않습니다.

    인간과 닮을수록 호감은 느낄 수 있지만 일정 수준을 넘으면 불쾌감이 더 커질 수 있고 가상인간 활동 영역을 확장하면 할수록 결국 인간의 일자리가 점점 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옵니다.

    이뿐만 아니라 가상인간과 관련된 윤리적 문제도 숙제 중 하나로 꼽히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신동호입니다.

    <앵커>
    IT바이오부 정호진 기자와 더 많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정 기자, 리포트를 보면 가상인간의 활동 범위가 점점 넓어지는 것 같은데요.

    실제 인간이 아닌데도 영향력이라든지 마케팅 효과가 있는 겁니까?

    <기자>
    효과는 숫자로 증명되고 있습니다.

    얼마 전 가수로 데뷔한 가상인간 `한유아`의 뮤직비디오의 조회수는 일주일 만에 700만회를 기록했습니다.

    방금 리포트에서 보여드렸던 로지도 명품 브랜드를 비롯해 100건이 넘는 협찬을 받았고요. 지난해 6개월 만에 10억 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했습니다.

    <앵커>
    우리나라에서만 가상인간이 이렇게 인기인 건 아니죠?

    <기자>
    네 그렇습니다.

    화면 왼쪽의 여성은 미국의 인기 인플루언서인 `릴 미켈라`입니다. SNS 팔로워 수만 300만 명이 넘고, 일 년에 100억 원 넘게 벌어들인다고 하고요.

    사진 오른쪽은 연 수익 20억의 일본 인플루언서 `이마`인데요. 모두 실제 인간이 아닌 가상인간입니다.

    <앵커>
    대단합니다. 그런데 사실 예전에도 가상인간이 있었는데, 조용히 사라졌잖아요.

    사그라들었던 가상인간 열풍이 다시 부는 이유는 뭘까요?

    <기자>
    가장 큰 이유는 `거리감`입니다. 익숙한 분도 많으실텐데요. 사이버 가수 아담입니다.

    데뷔 앨범이 20만장 가까이 판매되며 반짝 인기를 끌었지만 금세 사그라들었는데요.

    요즘과 비교하면 기술적인 차이도 있지만, 대중들의 반응이 신기하다는 수준에서 그쳤기 때문이라는 분석입니다.

    반면 현재는 가상인간을 바라보는 팬들의 시각도 변하고 있습니다. 가상인간 로지를 개발한 회사 대표의 인터뷰 들어보시죠.

    [백승엽 / 싸이더스스튜디오엑스 대표 : `버추얼이다, 아니다`가 아니라 나와 같은 종류가 아닌 다른 종류의 친구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 같아요. 그것 때문에 불편하게 느끼는 건 많이 없고, 지금도 소통을 원활하게 잘하고 있습니다.]

    <앵커>
    수요층의 인식이 변하며 가상인간이 뜨는 만큼 기업들도 앞다퉈 투자에 나서고 있다고요.

    어떤 기업들이 있습니까?

    <기자>
    다양한 기업들이 뛰어들고 있는데, 게임사들이 가장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앵커>
    아무래도 게임사들은 3D 그래픽 기술을 기반으로 사업을 하고 있기 때문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이름 들어보신 게임사들은 대부분 진출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넷마블과 크래프톤, 스마일게이트 등 기업들은 최근 줄줄이 가상인간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이 가상인간들도 인플루언서를 비롯해 음반 출시, 걸그룹 데뷔 등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앵커>
    게임사만 가상인간 사업에 진출한 건 아니죠?

    <기자>
    네이버는 최근 가상인간 `이솔`을 쇼핑라이브에도 활용했고, 카카오도 새로운 메타버스 `카카오 유니버스`에 가상인간 기술을 도입할 계획입니다.

    또 삼성전자와 LG전자도 신제품 발표회마다 샘, 김래아라는 가상인간을 활용하고 있고요.

    기업들이 본격적으로 사업에 뛰어들며 시장 규모는 지난 2020년 약 2.4조 원에서 5년 안에 5배 넘게 성장해 실제 인간 인플루언서 시장을 뛰어넘을 것이란 분석도 나옵니다.

    <앵커>
    기업들이 사업에 뛰어드는 이유는 뭔가요? 가상인간이 가진 강점이 있습니까?

    <기자>
    자사 브랜드에 맞는 이미지를 연출할 수 있다는 점이나 실제 사람은 할 수 없는 콘텐츠를 선보일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장점입니다.

    물 위를 걷거나 하늘을 날 수도 있고, 자동차부터 화장품, 신발, 술 등 제품을 가리지 않고 회사가 원하는 이미지의 모델을 사용할 수 있다는 거죠.

    그리고 최근 두드러진 강점이 또 하나 있습니다.

    <앵커>
    어떤 점입니까?

    <기자>
    모델 리스크가 없다는 겁니다. 가상인간은 음주운전이나 학폭, 도박 등 사회적 물의를 빚지 않는다는 겁니다.

    최근 유명 스타들이 사고를 내 광고 계약을 해지하는 일도 많은데 이런 걱정이 전혀 없다는 것이죠.

    김상균 경희대 경영대학원 교수의 말을 들어보겠습니다.

    [김상균 / 경희대 경영대학원 교수 : 인간의 생체적인 한계를 넘어서서 시간도 마음대로 조절할 수 있고 또 여러 공간에 동시에 존재할 수도 있고, 또는 과거의 이슈가 드러나서 발생하는 문제나 실수하는 것들도 막을 수가 있기 때문에 단점도 많이 갖고 있지만 상업적인 목적에선 장점이 더 많이 부각되고 있습니다.]

    <앵커>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정 기자 수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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