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재 값이 올라도 대기업에 납품하는 단가는 크게 변하지 않는 상황이 지속되면서 중소기업들의 시름도 깊어지고 있습니다.
현장에서 기업들이 피부로 느끼는 부담은 어느 정도인지 정호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경기도 부천에서 20년째 중소기업을 운영 중인 유병조 대표.
기술 특허를 출원하고 정부 표창장도 받을만큼 실력을 인정받았지만 최근 회사 운영이 심각한 상황에 놓였습니다.
핵심 제품은 알루미늄 창호인데, 1킬로그램에 3천 원이었던 알루미늄 가격이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2배 가까이 뛴 겁니다.
제품을 만드는 데 드는 비용은 대폭 늘었지만 건설사에서는 이 같은 상승분을 일부만 반영해 줬습니다.
결국 유 대표는 개인 적금 6개를 깨고 대출까지 받아가며 기업을 운영하고 있다고 토로합니다.
[유병조 / 대원씨엠씨 대표 : 인건비도 주고 사무실 경비도 써야하는데 앞뒤가 안 맞잖아요. 저희 업계들이 아주 너무 너무 어려운 상태죠. 이러니 저희 같은 중소기업이 살기가 참 힘들죠. 정말 꼴랑꼴랑 물에 빠지기 직전이라고요.]
중소기업들의 절규에 국회도 여야 가릴 것 없이 대책 마련에 나섰습니다.
국민의힘은 당론 1호 법안으로 납품단가연동제 법안을 발의했고, 더불어민주당도 관련 TF를 구성하고 법안 통과 의지를 강하게 내비쳤습니다.
[성일종 / 국민의힘 정책위의장 : 저희 당에서 납품단가연동제를 약자를 위한 법안의 1호로써 법안을 발의했습니다. 우선법안으로, 민생법안으로 지정해서 빠르게 처리할 수 있도록 여야가 합의하겠습니다.]
[송갑석 / 더불어민주당 민생우선실천단 납품단가연동제 TF 팀장 : 물건들을 만들고 있는데 물건의 원자재 가격이 높아졌다고 하면 합당한 가격을 지불하는 건 지극히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반드시 법을 통과시켜야 하고 그럴 가능성은 그 어느 때보다도 높아졌다고 생각합니다.]
소관 부처인 중소벤처기업부도 올해 하반기 연동제 도입을 위한 기틀 마련에 나섰습니다.
이영 장관은 어제(29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올해 하반기에는 합의될 수 있는 납품단가연동제가 작동하길 강력히 바란다"라며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간극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정부와 여야가 한 목소리를 내고 있는만큼, 14년 간 이어진 중소기업계의 숙원과제가 이뤄질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한국경제TV 정호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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