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티슈 팔고 개밥 팔고…제약·바이오의 이상한 변신

박승원 기자

입력 2022-07-15 19:13   수정 2022-07-15 1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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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최근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본업인 신약 개발 외에 다양한 사업에 진출하고 있습니다.

    토털헬스케어 기업으로의 변신을 추진하며 신사업에 잇따라 나서는건데요.

    IT·바이오부 박승원 기자와 알아보겠습니다.

    박 기자,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신사업 진출은 어제 일이 아닌 것으로 아는데요?

    <기자>

    네 맞습니다. 과거에도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은 신사업에 나서곤 했습니다.

    그 중에 가장 눈을 들였던 분야가 바로 화장품인데요.

    그동안 화장품과 의약품이 결합한 제품을 주로 수입해오던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이제는 직접 상품을 개발에 나섰습니다.

    국내 제약업계 1위인 유한양행을 비롯해 안국약품, JW중외제약 등도 잇따라 전문 자회사나 자체 브랜드를 론칭했습니다.

    그리고 최근엔 신라젠이 화장품 시장 진출을 위한 자체 브랜드 론칭 계획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앵커>

    화장품 뿐만 아니라 건강기능식품 시장에도 진출하고 있죠?

    <기자>

    네 그렇습니다.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신사업 진출 분야가 갈수록 확대되는 추세인데요.

    건강기능식품 역시 이들 기업들이 활로로 선택한 분야 중 하나입니다.

    신풍제약이 건강기능식품 브랜드를 론칭해 출시했고, 유전체분석 기업인 이원다이애그노믹스(EDGC)도 캐나다 건강기능식품 업체를 인수하며 시장에 뛰어들었습니다.

    앞서 언급한 신라젠 역시 다른 기업의 제품을 들여와 판매하고 있고, 자체 브랜드도 따로 론칭한다는 계획입니다.

    <앵커>

    화장품에 건강기능식품, 심지어 최근엔 반려동물시장인 펫시장까지 진출하고 나섰다구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현재 반려동물 인구가 1천만명,

    오는 2027년 국내 반려동물 시장 규모가 6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펫시장 역시 블루오션으로 주목받고 있는데요.

    상황이 이렇자 유한양행이 의약품부터 펫푸드, 건강용품까지 라인업을 확장하며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서고 있습니다.

    종근당 역시 계열사를 통해 반려동물 유산균을 출시했고, 경보제약도 동물건강브랜드를 론칭하며 동물의약품 시장에 뛰어들었습니다.

    HLB의 경우 계열사를 통해 반려견 유선암 치료제 개발에 나선 가운데 최근엔 반려동물 사료 업체를 인수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이런 새로운 영역으로 잇따라 진출하려는건 결국, 수익 확보가 주된 배경이겠죠?

    <기자>

    네 그렇습니다.

    본업인 신약 개발과 의약품 판매만으론 경영의 한계가 있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시각입니다.

    신약과 관련해 글로벌 임상3상에만 최소 2천억원이 소요되는 등 막대한 연구개발비, 여기에 정부의 약가 인하 등 제약이 많은 게 사실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높은 성장세를 기반으로 안정적 수익이 가능한 화장품과 건강기능식품, 펫시장으로 눈을 돌리는 겁니다.

    실제 신사업 진출로 실적과 주가 측면에서 긍정적인 효과를 보기도 했는데요.

    이 가운데 동화약품과 동국제약은 자체 브랜드를 활용한 화장품을 출시했는데, 출시 이후 매출이 급등하며, 전체 실적 개선에 힘을 보태고 있습니다.

    HLB의 경우도 계열사를 활용한 펫사업 진출 이후 15% 넘는 주가 상승률을 기록했습니다.

    <앵커>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수익 측면 외에 신사업에 나서는 다른 배경이 또 있을까요?

    <기자>

    한국거래소의 상장 유지 정책이 이들 기업들의 사업다각화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는 진단도 나오고 있습니다.

    현재 한국거래소는 기업이 상장에 나서거나, 상장을 유지하려면 일정한 매출이 발생돼야 한다는 입장인데요.

    만약 신약 개발과 의약품 매출이 부진할 경우 다른 사업에서 매출을 보완할 수 밖에 없고, 이런 측면에서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대하려는 움직임은 앞으로도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신사업 진출로 수익과 주가 측면에서 효과가 있다는 긍정적인 측면 외에 본업 소홀이라는 부작용도 있을 것 같은데 어떤가요?

    <기자>

    네 맞습니다.

    전문가들도 이 점에 대해 다소 우려스러운 입장을 내비치고 있는 게 사실입니다.

    사업다각화에만 매달리게 되면 본업인 신약 개발이나 의약품 판매에 소홀할 수 밖에 없고, 이는 곧 기업 경쟁력 저하라는 부작용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관련해 전문가의 설명 들어보겠습니다.

    [정윤택 한국제약산업전략연구원 원장 : 본업이 신약개발이라는 가장 큰 모토이기 때문에 그것을 기반으로 중심으로 집중하는 게 맞습니다. 다른 분야에 너무 집중하게 되면 본업이 퇴색될 수 있기 때문에 한쪽에 기본적인 노하우를 계속해서 축적하고, 부가적인 측면에서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측면들을…]

    결국 본업인 신약 개발에 매진하면서 기존 의약품과 신약에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부분으로 사업다각화에 나서는 모습이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이 과정에서 개인투자자 역시 실제 해당 기업의 사업다각화가 현실성이 있는지를 꼼꼼하게 따져보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조언입니다.

    <앵커>

    잘 들었습니다. IT·바이오부 박승원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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