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석화, 3세 전면에...경영권 분쟁 '불씨' 여전

정원우 기자

입력 2022-07-21 19:06   수정 2022-07-21 1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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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준경 금호석유화학 부사장(회사 제공)

    <앵커> 금호석유화학 박찬구 회장의 장남 박준경 부사장이 사내이사로 선임되며 3세 경영을 본격화합니다.

    개인 최대주주인 사촌 박철완 전 상무와의 경영권 분쟁 불씨도 아직 남아있습니다. 산업부 정원우 기자와 짚어보겠습니다. 정 기자, 먼저 오늘 주총 결과는 어땠습니까.

    <기자> 박준경 부사장의 사내이사 선임 안건은 원안대로 가결됐습니다. 찬성률 78.71%로 통과가 됐습니다.

    1978년생인 박 부사장은 박찬구 회장의 장남입니다. 2010년 입사한 뒤 해외영업팀, 수지영업 부문 임원, 영업본부장 등을 맡아왔습니다. 지난해 6월 전무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했습니다.

    이어서 이번에 사내이사로 선임되면서 이사회의 일원으로 경영 의사결정에 참여하게 됩니다. 박찬구 회장이 사내이사에서 물러난지 1년여만에, 오너일가의 3세 경영이 본격화된 것이라고 평가할 수 있겠습니다.

    박 부사장은 “당사 경영진 및 전 임직원은 한 마음 한 뜻으로 주주가치 제고라는 기업 본연의 역할에 집중할 것"이라고 의지를 밝혔습니다.


    <앵커> 그런데, 이번 주주총회는 다시 `경영권 분쟁`으로 주목을 받았습니다.

    <기자> 오늘 열린 주주총회는 임시주주총회였는데요. 3가지 안건이 올라왔지만 사실상 박준경 부사장의 사내이사 선임을 위해 열린 것이었습니다.

    지난 2021년부터 박찬구 회장과 조카 박철완 전 상무 사이의 경영권 분쟁이 있었는데요. 이른바 ‘조카의 난’으로 불렸습니다. 이후 박 회장이 경영일선에서 물러나게 된 계기가 되기도 했습니다.

    박철완 전 상무가 이번 박준경 부사장 사내이사 선임에 반대의 뜻을 밝히며 경영권 분쟁이 또 다시 불거졌지만, 결과적으로는 실패했습니다.


    <앵커> 이번 주총 결과에 대해서 양측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먼저 금호석유화학 측은 “경영권 분쟁 사실상 종식 선언”이라고 표현을 했습니다.

    박철완 전 상무는 지난해 초부터 주주제안 등을 통해 경영권 분쟁을 촉발했습니다. 지난해 3월, 올해 3월, 그리고 이번 임시주총까지 주주들은 사측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그리고 사측 안건에 대한 찬성률도 60%대에서 70%대 초반, 이번엔 70%대 후반까지 벌어지면서 박철완 전 상무 측이 동력을 잃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것입니다.

    회사 측은 이번 찬성률이 박철완 전 상무 측을 제외한 주주들의 99%가 찬성한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회사측 말대로 경영권 분쟁이 끝났다고 봐야할까요?

    <기자> 그렇지는 않습니다. 오늘 주총 결과에 대해 박철완 상무 측과도 접촉을 해봤는데요,

    아직 입장 발표가 예정된 것은 없다면서도 이번 임시주주총회 소집이 주주제안을 원천 봉쇄한 것이라면서 반발하고 있습니다.

    박철완 상무는 금호석유화학의 지분 8.58%를 보유하고 있는 개인 최대 주주입니다. 박찬구 회장, 박준경 부사장보다도 개인으로 따지면 지분율이 높아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습니다.

    이번 주총에 앞서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과 서스틴베스트 등도 반대 입장을 밝혔기 때문에 불씨는 여전히 남아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앵커> 결국 이런 상황이라면 박준경 부사장이 실력으로 보여주는 것이 중요할텐데요, 금호석유화학의 실적은 어떻습니까?

    <기자> 금호석유화학은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는데요, 올해는 뚜렷하게 실적이 꺾이는 추세입니다.

    2분기 영업이익은 작년 7,537억원에 비해 절반에도 못미치는 3천억원대 중반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1분기 매출은 2조원 수준으로 양호했지만 영업이익은 작년 6천억원대(6,125억원)에서 4,491억원으로 26.7% 줄었습니다.

    이 때문에 영업이익률이 33%에서 20.4%로 떨어졌습니다.

    일각에서는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이 박준경 부사장의 NB라텍스 생산시설 증설 등 선제적인 판단이 빛을 발한 것이라고 평가하는데 거꾸로 올해 실적을 놓고 보면 과도한 증설과 투자가 오히려 실적 부담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볼 수도 있는 것입니다.

    결국 이번에 이사회에 합류한 박준경 부사장이 뚜렷한 성과를 보여주지 못한다면 경영권 분쟁은 언제든지 재연될 수 있습니다.

    <앵커> 네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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