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현 금융위원장이 경제 전문가들과 간담회를 갖고 복합위기로 인해 금융시장의 변동성을 완화하고 잠재적인 리스크에 대한 대응 방안 등에 대한 의견을 들었다.
전문가들은 지정학적인 갈등으로 인한 공급망 교란과 재편에 대비해야 한다며 인플레이션 안정이 가장 중요한 과제라고 입을 모았다. 높은 인플레이션과 함께 고환율이 한동안 지속될 가능성이 높지만 내년부터 세계 경기침체 가능성을 두고 대비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도 모였다.
금융위원회는 김주현 금융위원장이 25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는 국내외 경제·금융시장의 다양한 리스크 요인들을 살펴보고 대응 방향을 논의하기 위해 경제?금융시장 전문가 10명과 간담회를 가졌다고 밝혔다.
이날 전문가로 참석한 10명은 최재영 국제금융센터 원장, 서철수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장, 김동환 삼프로TV 대표, 김영익 서강대 경제대학원 교수, 김영일 NICE평가정보 리서치센터장, 박석길 제이피모건 이코노미스트, 서영우 키움증권 이사, 서은종 BNP파리바 서울지점 총괄본부장, 신용상 금융연구원 금융리스크센터장, 윤여삼 메리츠증권 자산배분 파트장 등이다.
김 위원장은 간담회에서 "금융시장은 복합위기를 민감하게 반영하면서 변동성이 지속·확대되어 왔다"고 평가하고, "이번주 미국 FOMC 기준금리 결정, 2분기 GDP 발표와, 8월 발표될 우리나라·미국의 7월 소비자물가지수 등 향후 변동성 확대요인을 면밀히 모니터링·대응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최재영 국제금융센터 원장은 "글로벌 인플레이션과 긴축기조라는 공통 환경에서 한국 경제에 주어진 선택지에 제약을 받고 있다"며 "대응 정책의 우선 순위를 정하고, 목표 달성의 청사진을 정확히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최 원장은 "글로벌 긴축에 부합하는 정책 기조를 지속하되, 그 과정에서 발생할 경제주체들의 고통을 명확히 설명하고 해결 방향을 제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국내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공급망 교란과 심각해지고 있는 인플레이션에 대한 분석과 해법을 제시했다.
서철수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러-우 전쟁으로 지정학적 갈등이 확산하면서 경제·안보 블록화에 따른 공급망 교란과 재편이 더욱 가속화 될 수 있다"며 "향후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심화될 경우 우리나라 산업별로 차별화된 경향이 발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석길 JP모건 이코노미스트는 "내년까지 글로벌 경기침체 발생 가능성이 높아지고, 인플레이션 추세가 안정될 때까지 금융시장의 높은 불확실성이 지속될 전망"이라며 "경기 둔화 위험에도 긴축을 통해 인플레이션 안정을 도보하는 것이 빠른 금융시장 안정과 경기 회복을 위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서은종 BNP파리바 서울지점 본부장은 "당분간 고물가와 함께 환율도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최근 원화 약세는 고유의 펀더멘털 악화가 아닌 달러 강세 등에 기인한 측면이 있는 만큼 급격한 변동성 확대와 쏠림 현상에 대해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자산배분파트장 역시 "미국 기준금리가 연 3%를 넘어설 수 있는 9월 미국 FOMC까지 인플레이션 진정세가 확인되지 않을 경우 경기침체 위험이 높아진다"며 "한국은 수출 위축과 가계부채 부담 증가 등 금융불균형 요인을 중점 모니터링해야 한다"고 밝혔다.
가파른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경기침체와 연이은 금리인상에 따른 가계와 금융시장 부실 위험에 대한 전문가들의 진단과 해법도 이어졌다.
김영익 서강대 교수는 "글로벌 인플레이션 여파로 우리경제가 고물가·고금리·고환율의 삼고(三高)에 시달리고 있다"고 현 상황을 진단했다.
김 교수는 "주요국의 통화긴축으로 삼고는 점차 해소될 것으로 보이나, 내년부터 `자산가격 거품붕괴→소비둔화’가 동반되면서 미국경제를 중심으로 세계 경기침체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김동환 삼프로TV 대표도 "역사적 수준인 인플레이션의 반작용으로 급격한 금리상승과 소비위축 및 수출감소에 따른 경기침체가 우려된다"며 "경제적 취약계층 부담 경감방안와 함께, 급격한 금융·자산시장의 조정을 방지하기 위한 시장 안정화 조치를 적시에 시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서영수 키움증권 이사는 "주요국 기준금리 인상으로 금융회사의 유동성 환경이 악화되고, 대출 차주의 채무불이행 가능성이 점증하고 있다"면서 "여전사·부동산 PF 등 직접금융시장 자금조달 비중이 높은 금융회사의 유동성·건전성에 대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김영일 NICE평가정보 리서치센터장은 "가파른 금리상승 및 경기둔화로 인한 취약차주의 급격한 부실위험 확대에 대비한 리스크 관리 강화가 필요하다"며 "만기연장·상환유예 종료시 자영업 차주의 부실위험에 대해서도 리스크 점검을 강화하고 연착륙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신용상 금융연구원 금융리스크센터장은 "인플레이션과 경기둔화에 대비해 가계·자영업 부채, 부동산 금융 등 취약부문의 리스크를 중점 관리하고, 금융기관의 손실흡수 능력도 선제적으로 강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간담회에서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금융시장 변동성 완화와 금융부문 잠재리스크 대응을 위한 정책적 노력을 지속 중"이라면서 "어려움이 예상되는 서민·취약계층과 한계차주의 금융애로 해소 지원을 위한 정책적 노력도 차질없이 추진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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