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아닙니다"…조명 끄고 온수 끊는 '이 나라'

입력 2022-07-29 2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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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건물을 비추던 조명이 꺼지고, 온수를 끊고 찬물 샤워를 마다하지 않는다. 오랜 시간 전력난에 시달려온 북한을 연상케 하는 이 풍경은 독일의 여러 도시에서 속속 보이고 있다.

28일(현지시간) 영국 일간지 가디언, 스카이뉴스 등 외신에 따르면 전날 독일 북부 하노버시는 러시아의 가스 공급 감축 후 온수 차단 등의 대책을 발표했다.

하노버시에서는 더는 공공건물이나 수영장, 스포츠센터, 체육관에서 샤워할 때 뜨거운 물을 쓰지 않기로 했다. 공공 분수대도 하나씩 끄고 있다. 시청, 박물관 등 주요 건물에는 야간에 조명을 켜지 않는다.

난방도 줄일 방침이다. 매년 10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어린이집, 학교, 병원 등을 제외한 공공건물의 난방 시간을 단축하기로 했다. 실내온도는 스포츠센터와 체육관은 15도, 그 외에는 20도로 제한한다.

이동식 에어컨과 히터, 라디에이터의 사용도 금지된다. 조명은 발광다이오드(LED)로 바꾸고 화장실과 자전거 보관소, 주차장, 복도 등에는 계속해서 조명을 켜놓는 대신 동작 감지기를 설치하기로 했다.

벨리트 오나이 하노버 시장은 "상황을 예측하기 어렵다"며 "모든 1킬로와트시(kWh)가 중요하다"고 엄중함을 강조했다. 이어 "주요 인프라 보호가 최우선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하노버시의 에너지 소비량을 15% 줄이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러시아의 가스공급 차질에 대비해 유럽연합(EU)이 밝힌 감축 목표와 같은 수준이다. 다른 나라보다 러시아산 의존도가 높은 독일은 이를 주도해야 한다는 압박을 받고 있다.

베를린을 비롯해 뮌헨, 라이프치히, 쾰른, 뉘른베르크와 같은 도시들도 비슷한 조치를 도입했다.

베를린은 27일부터 야간에 200여개 역사 기념물과 시청 건물을 집중적으로 비추던 조명들을 껐다. 베를린의 명물인 티에르가르텐의 전승기념탑, 유대인박물관이 어둠에 휩싸였다. 4월에는 16개 야외 수영장의 수온을 예년보다 2도 낮게 운영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뮌헨도 보통 오후 11시까지 켜놨던 마리엔플라츠 시청을 비추던 조명을 끄겠다고 최근 발표했다. 시청에는 온수를 공급하지 않고, 밤에는 분수대도 끄기로 했다.

뉘른베르크는 시에서 운영하는 실내 수영장 4곳 중 3곳을 폐쇄한다. 그리고 9월 25일까지 야외 수영장들을 계속 운영하기로 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휘경  기자

 ddehg@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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