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 길 바쁜데…양대노총 전쟁터 한국타이어

신재근 기자

입력 2022-08-04 19:17   수정 2022-08-04 19:17

    <앵커>
    한국타이어의 2분기 실적이 원자잿값 상승과 물류비 증가란 악재에도 선방했습니다.
    하반기엔 그동안 실적을 짓눌렀던 악재가 점차 해소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지만, 노조 리스크가 발목을 잡고 있다고 합니다.
    자세한 내용 산업부 신재근 기자와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신 기자, 한국타이어의 2분기 수익성이 악화됐음에도 비교적 선방했단 평가가 나오고 있죠?
    <기자>
    한국타이어는 올 2분기 연결 기준으로 매출액 2조400억 원, 영업이익 1,753억 원을 기록했는데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액은 12.9% 늘었고, 영업이익은 6.3% 감소했습니다.
    매출은 물량 감소에도 불구하고, 판매 가격을 20% 가까이 올린 덕분에 분기 최대 실적을 냈습니다.
    영업이익은 재료비와 운임비가 크게 올라 줄긴 했지만, 시장 예상치를 10% 이상 상회했습니다.
    환율 효과에 18인치 이상 고인치 타이어 비중을 늘린 게 주효했단 평가입니다.
    고인치 타이어는 주로 고급 차에 탑재되기 때문에 수익성이 높은 편에 속하거든요.
    정리하면 최근 1년간 한국타이어는 실적 부진에 시달렸지만, 이번 실적을 통해 앞으로 좋아질 수 있단 가능성을 확인했습니다.
    <앵커>
    증권가에선 하반기 한국타이어가 이익 회복 국면에 진입할 것이란 전망과 함께 목표주가를 올리던데, 어떤 점 때문입니까?
    <기자>
    우선 재료비나 물류비 같이 그동안 수익성을 짓눌렀던 원가 부담이 해소될 전망입니다.
    실제 재료비의 경우 천연고무 가격이 지난 2월 정점을 찍은 뒤, 국제유가 하락으로 20% 가까이 하락했고요.
    운임비 지표인 상하이 컨테이너 운임지수도 1년 만에 4천 선 아래로 내려왔습니다.
    타이어는 선박 내 공간과 무게를 많이 차지하기 때문에 물류 대란이 발생하면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해야 하거든요.
    물론 가격에 반영되기까지 시차가 있는 만큼 3분기도 원가 부담이 있을 것으로 전망되지만, 상승 폭은 크지 않을 것으로 회사는 내다보고 있습니다.
    `효자상품` 고인치 타이어 비중도 하반기 더 확대되는데요. 한국타이어는 현재 39% 수준인 고인치 타이어 비중을 연내 42%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을 갖고 있습니다.
    이렇다보니 증권가에선 한국타이어의 3분기와 4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를 한 달 전보다 각각 2%, 3%씩 높였고, 목표주가도 4만 원대에서 5만 원으로 올렸습니다.
    <앵커>
    앞으로 올라갈 일만 남았다는 건데 노조 리스크가 복병이 되고 있다고요?
    원래 한국타이어 노사는 관계가 끈끈한 편에 속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한국타이어는 오랫동안 끈끈한 노사 관계를 구축해 왔습니다.
    58년 동안 무분규 타결을 한 게 이를 증명하는데요.
    심지어 지난 2020년에는 노조가 사측에 임금교섭을 위임하기도 해 화제가 됐습니다.
    하지만 지난해 말부터 노사 관계에 금이 가기 시작했습니다.
    노조는 10%대 임금 인상을 요구했다가 퇴짜를 맞자 전면파업을 비롯해 26일간 파업을 했죠.
    <앵커>
    당시 노사가 가까스로 타결을 봤다는데 최근엔 노노 갈등이 문제가 되고 있다면서요.
    <기자>
    한국타이어 노조는 민주노총 소속과 한국노총 소속 2개로 쪼개져 한 지붕 아래 두 가족이 살고 있습니다.
    지난해 제1노조였던 한국노총 소속 노조위원장이 임단협 합의 과정에서 조합원들의 의사를 확인하지 않았다는 불만이 터졌고, 이 때 한국노총 조합원 상당수가 탈퇴하고 민주노총으로 이동했습니다.
    그 결과 제2노조였던 민주노총 소속 노조가 과반수 노조, 즉 제1노조가 됐고요. 확인해 본 결과 비율로 따지면 전체 노조 조합원 가운데 민노총 소속이 60%, 한노총 소속이 40% 정도 된다고 합니다.
    현재 두 노조는 임금 협상도 따로 하고 있습니다.
    원래는 지난해까지 과반수 노조였던 한노총 소속 노조가 도맡아 하다가, 사이가 틀어진 이후 따로 하게 됐습니다.
    이번 임금 협상 과정에서 두 노조가 제1노조 자리를 두고 힘겨루기에 들어갈 거란 분석이 지배적입니다.
    <앵커>
    이렇게 노조가 둘로 쪼개진 상태에서 따로 임금협상을 하면 회사 입장에서도 부담 아닌가요?
    <기자>
    제1노조 자리를 두고 양대 노조가 다투고 있는 가운데 노조원들은 유리한 협상 결과를 얻는 쪽으로 행동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따라서 양대 노조는 조합원들의 마음을 얻고 결국에는 조합원을 뺏어올 수 있는 방식을 선택할 수밖에 없습니다. 강성화 가능성이 높은 것이죠.
    현재 임금 협상 속도가 빠른 곳은 제2노조인 한국노총 소속 노조입니다.
    이 노조는 이미 지난 달 12일 상견례를 시작했고, 현재까지 회사와 4차례 협상을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반면, 제1노조는 파업 절차를 밟으며 험난한 행보를 예고했습니다.
    지난해 파업 당시 하루 피해액만 10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됐을 정도로, 타이어 업체에게 파업은 상상할 수 없는 시나리오입니다.
    완성차 회사에 신차용 타이어를 납품하는 경우 납기를 맞추는 것이 정말 중요하기 때문이죠.
    하반기 반전을 노렸던 한국타이어의 가장 큰 리스크는 원자잿값 등 대외 불확실도, 기술력 같은 내부 역량도 아닌, 노사 문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앵커>
    네, 잘 들었습니다. 산업부 신재근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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