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혈성 쇼크 환자가 근감소증을 앓으면 사망률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구남수, 김정호 세브란스병원 감염내과 교수 연구팀은 패혈성 쇼크 환자를 11년간 추적 관찰한 결과 근감소증 동반 시 사망률이 최대 26.5% 증가한다고 12일 밝혔다.
패혈성 쇼크는 인체에 침입한 세균이 독성 물질을 분비해 전신에 염증을 일으키는 패혈증에, 저혈압이 더해진 상태다. 패혈증에 걸리면 뇌, 심장 등 거의 모든 신체 기관 기능이 급격히 악화, 사망률이 60%에 이른다.
패혈증은 면역력과 관련이 있는데, 최근 항암 치료와 장기 이식 등이 활발해지면서 면역저하자가 늘어남에 따라 패혈성 쇼크의 발생빈도도 증가하고 있다. 치료법은 항생제 투약과 혈압을 올려 세균 증식을 억제하는 승압제 투여, 호흡을 돕기 위해 인공호흡기를 다는 정도다.
체내 근육량, 근지구력이 줄어드는 근감소증은 면역력을 떨어뜨려 패혈성 쇼크 사망률에 악영향을 준다는 견해가 꾸준히 제기되고 있지만, 현재까지 장기 추적 관찰 연구는 없어 구체적인 연관성을 확인하기 어려웠다.
연구팀은 2008년부터 11년간 세브란스병원 응급진료센터에 방문한 패혈성 쇼크 환자 총 905명을 대상으로 근감소증 유무에 따른 사망률에 관해 연구를 진행했다. 근감소증이 있는 환자 407명과 근감소증이 없는 환자 498명으로 구분해 단기(28일)와 중기(1년), 장기(11년) 사망률을 추적 관찰했다.
연구 결과, 패혈성 쇼크 환자가 근감소증을 동반하면 사망률이 증가했다. 단기 사망률의 경우 근감소증이 있는 환자는 13.8%로 근감소증이 없는 환자(6.4%)에 비해 7.4% 높았다. 중기 사망률에서도 근감소증을 동반한 환자(41.8%)는 동반하지 않는 환자(21.7%)보다 20.1% 높게 나타났으며, 장기 추적관찰 결과 역시 근감소증이 발생한 환자 사망률은 62.2%로 그렇지 않는 환자(35.7%)와 비교해 26.5% 차이 났다.
근감소증 외에 사망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나이, 동반 질환 등의 다른 요인들을 제외한 뒤에도 근감소증이 있으면 사망률이 1.7배 높았다.
근육량 증가 정도도 사망률에 영향을 줬다. 연구에 따르면 키 대비 복부 근육의 면적이 증가한 경우(1㎠/㎡, 복근 면적/키의 제곱)에 단기, 중기, 장기 사망률은 각각 3.1%, 2.2%, 2.6% 감소했다.
구남수 교수는 “이번 연구는 패혈성 쇼크 환자의 근육량과 사망률의 관계를 밝힌 첫 번째 장기연구”라며 “항암 치료 중이거나 장기 이식을 받은 수혜자 등 면역력이 낮아진 패혈성 쇼크 고위험군은 달걀·우유·생선 등 단백질을 섭취해 근감소증을 예방하는 것이 사망 위험을 낮추는 데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악액질·근감소·근육 저널’(JCSM) 최신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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