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또 새마을금고…'신분증 사본'으로 고객돈 인출·대출까지

<앵커>
최근 새마을금고에서 직원들의 횡령이나 금품수수 등 여러 비리가 잇따라 터지며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새마을금고 한 직원이 고객의 신분증 사본을 이용해 고객 돈을 인출하고, 고객 명의로 대출까지 몰래 받은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장슬기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기자>
새마을금고의 한 직원이 고객의 예탁금을 임의로 해지해 돈을 챙기고, 고객 명의로 대출까지 몰래 받은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진해새마을금고의 직원이었던 김모씨는 약 10여년 전부터 수차례 출금전표를 위조해 고객명의로 된 계좌를 해지하고,

새마을금고를 퇴직한 후에도 높은 이율의 상품에 가입해주겠다며 개인계좌로 돈을 입금받아 2억 원이 넘는 돈을 편취한 것으로 한국경제TV 취재 결과 나타났습니다.

김씨는 고객이 제출했던 신분증 사본을 몰래 챙기고, 통장과 도장까지 본인이 분실신고해 재발급받은 뒤, 중도해지신청서와 출금전표를 위조하는 수법을 썼습니다.

[고OO / 피해자 : 통장으로 안 찍힌다는거에요. 옛날 전산이라서…돈이 얼마 있는지 궁금하잖아요. 잔액 내역서라도 달라 했더니 그걸 위조해서 줬어요.]

게다가 김씨는 같은 수법으로 문서를 위조해 고객의 명의로 약 4년간 수차례에 걸쳐 대출을 받은 사실도 드러났습니다.

김씨에게는 사기죄와 사문서위조죄가 적용됐지만, 김씨가 변제능력이 없다는 이유로 피해자는 아무런 보상을 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

평생 모은 돈을 한순간에 잃게 된 피해자는 현재 김씨와 진해새마을금고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민사소송을 진행 중입니다.

[고OO / 피해자 : 근무할 때 예금대출이라고 해야 하나, 몇 십차례 했더라고요. 제가 예탁해놓고 수십차례 계속 대출받을 이유가 없잖아요. 금고에서는 매년 감사를 한다는데 그런게 왜 안걸리는 지…]

앞서 박차훈 새마을금고중앙회장은 최근 잇따른 사고에 대해 내부통제 시스템 강화에 주력하겠다고 강조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지역 새마을금고에서는 각종 비리와 금융사고가 근절되지 않고 있어, 중앙회 차원의 관리감독이 허술함을 극명히 드러내고 있습니다.

새마을금고중앙회 측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재판 결과를 지켜본 뒤 보상할 수 있는 방안이 있는 지 모색해보겠다"며 원론적 수준의 입장만 내놓았습니다.

한국경제TV 장슬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