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과 일본도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제정으로 자국산 전기차가 미국에서 보조금을 받지 못하게 된 것에 대해 미국 정부에 적극적으로 우려를 제기하고 나섰다.
미국무역대표부(USTR)에 따르면 지난 1일(현지시간) 캐서린 타이 대표가 EU집행위원회의 발디스 돔브로우스키스 통상 담당 집행위원과 통화하고 차기 미국·EU 무역기술협의회(TTC) 안건 등을 협의했다.
이날 통화에서 양측은 IRA의 전기차 세제 혜택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IRA는 전기차 보조금 지급 대상에 북미에서 만든 전기차만 포함하도록 규정해 EU, 일본, 한국 등 다른 국가에서 수출한 전기차를 배제했다.
통상전문지 `인사이드 US 트레이드`에 따르면 돔브로우스키스 집행위원은 통화에서 보조금 조항이 유럽 전기차 생산업체를 차별할 소지가 있다는 우려를 제기했다.
앞서 미리엄 가르시아 페러 EU 집행위원회 대변인도 지난달 11일 기자회견에서 보조금 정책이 해외 자동차 회사를 차별해 세계무역기구(WTO) 규범과 상충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그러나 USTR은 타이 대표가 기후 위기를 제대로 대응하고, 공급망과 안보 취약성을 해결하기 위해 미국과 EU 모두 청정에너지 기술 투자를 확대할 필요에 주목했다고만 밝혔다.
일본도 계속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주미일본대사관 대변인은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에 "(보조금의) 영향을 세부적으로 계속 분석할 필요가 있지만 우리는 더 회복력 있는 공급망 구축을 위한 일미 양국 간 논의가 진전되는 가운데 이런 조치가 나온 것을 매우 우려한다"고 밝혔다.
대변인은 또 "우리는 이번 조치가 WTO와 부합하는지 의구심이 있다. 우리의 우려를 모든 가능한 경로를 통해 미국 정부에 전달해왔으며 EU를 포함한 다른 파트너와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U와 일본도 지속해서 우려를 제기함에 따라 미국 정부를 상대로 한국산 전기차를 차별하지 말라고 설득하려는 한국 정부의 노력에 힘이 실릴지 주목된다.
한국 정부는 최근 정부대표단을 미국에 파견하고, 지난달 31일 하와이에서 열린 한미 안보실장 회담에서도 입장을 전달하는 등 미국에 전방위적으로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정부는 현대차가 미 조지아주에 지을 전기차 공장이 오는 2025년에 완공되는 점을 고려해 이때까지 해당 조항 시행을 유예하고, 보조금 지급대상을 결정하는 완성차 최종조립국에 북미뿐 아니라 한국 등 자유무역협정(FTA) 체결국을 포함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오는 5∼7일에는 안덕근 통상교섭본부장이 워싱턴DC를 방문해 타이 대표를 비롯한 정부 관계자와 의회 인사 등을 만날 계획이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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