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엄마, 그리고 또 한 명의 엄마와 함께 살아요. 한 엄마는 의사고 다른 엄마는 스파게티를 요리해요."
전 세계의 사랑을 받는 영국의 유아용 애니메이션 `페파피그`(Peppa Pig)에 처음으로 동성 커플 캐릭터가 등장했다고 BBC 방송, 스카이 뉴스 등이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전날 영국 민영 방송사 `채널5`는 `가족들`이라는 제목의 페파피그 에피소드를 방영했다.
이 에피소드에서 주인공 페파피그와 친구들은 학교에서 교실 벽에 붙일 가족 그림을 그리라는 과제를 받는다.
그중 `북극곰 페니`는 각각 초록색과 붉은색 드레스를 입은 여성 북극곰 두 마리를 그리고 이들을 자신의 `두 엄마`라고 소개한다.
이에 가젤 선생님은 "멋지구나, 페니"라고 칭찬하고, 두 엄마가 수업을 마친 페니를 데리러 오는 것으로 에피소드는 마무리된다.
페파피그는 2004년 처음 방영돼 180개국에 진출한 애니메이션으로, 분홍 돼지 페파와 그 가족의 일상을 그린다.
일부 국가에선 방송을 시청한 아동이 페파의 발음을 그대로 따라 해 `페파 효과`라는 말이 생길 정도로 영향력이 크다.
영국 언론들은 이 애니메이션이 제작된 지 18년 만에 처음으로 성 소수자(LGBT) 캐릭터가 묘사됐다고 전했다.
영국 최대 성소수자 인권 단체인 `스톤월`(Stonewall)의 로비 데 산토스는 "이번 에피소드는 환상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방송을 보는 많은 이들이 두 명의 엄마 또는 두 명의 아빠를 가지고 있을 것"이라며 "그들의 경험이 페파피그처럼 대표적인 어린이 방송에 묘사되는 건 그들에게 큰 의미를 지닐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유아용 방송은 유아용 방송답게 놔두라"는 등의 비판도 제기됐다고 BBC는 전했다.
어린이용 애니메이션에 동성 커플을 등장시킨 건 페파피그가 처음은 아니다.
4~8세 아동용 방송 `내 친구 아서`(Arther)에서도 남성 커플의 결혼식이 나온 적이 있고, 10세 이상의 아동을 대상으로 한 `어드벤처 타임`(Adventure Time)과 `스티븐 유니버스`(Steven Universe)도 성 소수자 커플을 그린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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