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수에 단전"…추석에도 포항 주차장은 여전히 전쟁터

입력 2022-09-09 15:14   수정 2022-09-09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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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포항 `지하 주차장 참사` 나흘째인 9일 오전 사고 현장인 남구 인덕동 한 아파트 단지 주차장에서 만난 주민은 빨랫감을 차 안에 넣으며 "물난리를 겪었는데, 물이 없어 또 고생"이라고 말했다.

아파트 단지 안팎에는 제11호 태풍 `힌남노`가 할퀴고 간 흔적이 여전하다. 공동현관문 앞에서 진흙물을 퍼내던 한 주민은 "말 그대로 전쟁터"라며 "진흙이 굳어 치우는 데 한참 걸릴 거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차례 올릴 과일이나 고기를 미리 준비했던 분들은 냉장고에 전원이 안 들어와서 다 버리게 됐다고 들었다. 전기와 수도가 빨리 정상화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급수차에서 나오는 물을 20ℓ 생수통에 담던 정진구(68) 씨는 "당장 쓸 물이 없어서 빨래며 설거지며 뭐 하나 제대로 할 수가 없었는데 이거라도 공급이 돼서 정말 다행이다"라며 "이 곳에서 명절을 보낼 수는 없어서 딸의 집에 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일부 예민해진 주민들은 아파트 상가 주변에 "이게 다 냉천(사고 당일 범람한 하천 이름) 때문"이라며 원성을 내뱉기도 했다.

아파트 단지 입구에는 지하 주차장 배수작업에 동원된 펌프차, 해병대 살수차, 침수차를 끌고 가려는 견인차와 지게차, 흙더미를 치우려는 포크레인 등 각종 중장비 차량이 쉴 새 없이 오갔다.

관리사무실 앞에는 전국 각지 자원봉사 단체들이 보내온 물과 컵라면이 쌓여 있었다.

플라스틱 삽으로 무장한 해병대 1사단 장병 300여 명은 아파트 단지 바닥을 뒤덮은 진흙더미를 치우느라 이른 아침부터 진땀을 흘렸다.

지상 주차장의 침수차를 직접 밀거나 들어올릴 땐 장병 10∼12명이 한데 모였다. 폐차를 다른 곳으로 잠시 이동시키더니 바닥 하수구까지 청소하는 수고로움을 마다하지 않았다.

지하 주차장에 쌓인 폐기물, 쓰레기를 지상으로 옮길 때도 장병들이 일렬로 줄지어 나섰다.

이 장병들은 태풍이 상륙한 지난 6일 포항시 남구 대송면 수해 현장에서부터 매일 약 12시간 동안 침수 가옥·토사 유실 정비 작업에 동원됐다고 한다.

한국전력 관계자들은 아파트 동 지하마다 진행되는 배수작업 속도에 맞춰 전기 공급을 준비 중이었다.

전날 배수를 마치고 임시 전력공급이 시작된 1개 동에는 "각 가정 전기 공급 시 TV, 냉장고 이외 (김치 냉장고 절대 사용금지) 절대 사용금지!"라는 안내문이 붙었다.

한전은 이 아파트 2단지 6개 동 479세대에 대한 전력 복구 작업은 이날 중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1단지 5개 동 367세대에 대한 복구 작업은 최대한 이른 시일 내 마치겠다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장진아  기자

 janga3@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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