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야에 혼자서 순찰하다 피습…'역무원 보호대책이 없다'

입력 2022-09-15 1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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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2호선 신당역에서 발생한 역무원 피살 사건을 계기로 심야 시간대 혼자 순찰하는 역무원들의 안전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이번 사건은 스토킹에 따른 보복 범죄이긴 하지만, 평상시 역무원이 각종 범죄에 노출될 가능성이 커 이런 일이 재발할 수 있으며 관련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5일 경찰과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이번 사건의 피해자인 역무원은 전날 오후 8시 56분께 순찰을 위해 여자 화장실에 들어갔고, 1분 뒤 바로 뒤따라온 가해자에게 공격당했다.
사고 당시 피해자는 동행한 직원 없이 혼자 순찰 중이었다. 또한 별도의 보호장비를 갖추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공사에 따르면 역무원이 일상적인 대(對)고객 순찰 업무 시 2인 1조로 다녀야 한다는 등의 규정이 없다. 터널 내 작업장, 공사장 등 위험 요인이 있는 곳에서만 2인 1조로 근무하게 돼 있고 일반 역사에서는 붐비는 상황 등에 따라 유동적으로 순찰 인력이 운용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역사 내에 가스분사기가 배치돼 있으나 역무원이 평상시 소지하지는 않는다. 홀로 근무 시 범죄에 노출됐을 때 적극적으로 대응하기가 어려운 셈이다.
역무원과 별도로 지하철 보안관이 있지만, 인력이 부족해 역사 순찰은 역무원이 거의 전담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현재 지하철 보안관은 총 270명으로 영업사업소 10개소와 고객안전지원센터 1개소에 분산 배치돼 있다. 이들은 역무원과 달리 방검조끼, 삼단봉, 가스분사기 등을 소지하고 있지만, 역사에 상주하지 않고 돌발 상황이 발생했을 때 해당 장소에 출동해 대응한다.
공사의 한 직원은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올린 글에서 "흉기 소지자나 소란자가 있을 때 역무원에게 가서 조치하라고 하면 맨몸으로 가서 죽으라는 건가 싶을 때가 많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직원도 연합뉴스 통화에서 "야간 근무 시간에 취객을 상대할 때가 제일 무섭다. 경찰을 부르기엔 시간이 애매해서 부른 적이 거의 없다"면서 "이런 상황인데도 역무원 채용을 계속 줄이려고 하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피해자 유족 측도 이날 장례식장에서 취재진에 "취약시간대에는 (역무원들을) 2인 1조로 근무시키는 게 필요하다"며 "매뉴얼이 지금까지 없었다는 게 너무 안일했던 거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공사 측은 "심야 근무 시 역 직원의 안전을 위한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가해자에 대해서는 유가족을 도와 모든 법적 조치를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공사에 따르면 최근 2년간(2020년∼2021년) 연평균 210명의 역무원 등 공사 직원이 168건의 폭행·폭언 피해를 봤다.
일례로 지난해 3월 2호선의 한 역에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채 개찰구를 뛰어넘던 한 취객이 승차권 제시와 마스크 착용을 요구받자 직원을 폭행한 사건이 발생했다.
올해 7월에는 5호선의 한 역에서 한 취객이 아무런 이유 없이 역 시설물을 주먹과 발길질로 부수다가 현장에 출동한 역 직원으로부터 제지받자 침을 뱉고 폭력을 행사한 일도 있었다.
공사와 서울시는 지하철 역무원과 보안관에게 사법권을 부여하는 방안을 추진해왔지만, 지하철 경찰대와 역할이 중복된다는 등의 이유로 10년째 지지부진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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