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유업 운명의날 D-1…오너리스크 해소되나

박승완 기자

입력 2022-09-21 15:18   수정 2022-09-21 15:19

    남양유업 경영권과 주가는?
    <앵커>

    남양유업의 `운명의 날`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과 한앤컴퍼니(이하 한앤코)의 경영권 분쟁에 대한 법원 판단이 내일(22일) 나오는데요. 남양유업의 현재 상황 정리해 보고, 재판 결과와 주가 전망까지 가늠해 봅니다. 유통산업부 박승완 기자 나왔습니다. 박 기자, 내일 선고 공판은 몇 시입니까?

    <기자>

    10시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립니다. 한앤코가 홍 회장 일가를 상대로 낸 `주식 양도 소송`에 대한 선고 공판인데요. 이들은 지난해(2021년) 5월 남양유업의 지분 53%를 3,107억 원에 거래하기로 했지만 홍 회장이 마음을 바꾸면서 계약이 깨졌죠. 이에 한앤코는 약속을 지키라며 소송을 냈고, 이에 대한 법원 결정이 내일 나오는 겁니다.

    <앵커>

    홍 회장이 사퇴 의사를 밝힌지 오래고, 지난해 국정감사에서도 매각을 약속했지만 여전히 지지부진한가 보군요. 남양의 경영권 분쟁, 1년 넘게 계속돼왔죠?

    <기자>

    이번 재판으로 오너리스크가 해소될지 주목받는 이유입니다. 홍 회장과 한앤코가 경영권 분쟁을 벌이는 사이 남양유업의 주가는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였는데요. 최근 들어 분위기가 바뀐 모습입니다. 법원의 선고 일정이 알려진 게 지난달 23일이었는데요. 당일(8/23) 38만 5천 원에 거래를 마쳤던 주가는 어제(9/20) 종가 47만 3천 원으로 한 달 새 22.9% 뛰었습니다.

    <앵커>

    최근 증시 전반이 얼어붙은 상황에서 20% 넘게 올랐다니 그만큼 시장 기대감이 큰가 보군요. 남양의 경영권 분쟁은 남양유업 스스로가 자초한 면이 있죠?

    <기자>

    발단은 지난해 4월 이른바 `불가리스 사태`였습니다. 창사 이래 최대 위기에 결국 홍원식 회장은 지난해 대국민 사과와 함께 사퇴 의사를 밝혔습니다. 뒤이어 한앤컴퍼니에 회사를 넘기기로 하고 주식매매계약(SPA)을 맺었고요. 하지만 거래를 마무리 짓기로 한 당일 홍 회장 측이 협상장에 나타나지 않으면서 `M&A 노쇼`라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습니다. 이에 한앤코는 법원에 소송을 냈고, 홍 회장 역시 맞소송을 내면서 법적 분쟁으로 치달았습니다.

    <앵커>

    홍원식 회장은 남양유업을 세운 홍두영 창업주의 아들이죠. 가업인 회사를 급하게 넘기나 보니 경황이 없었나 본데, 홍 회장이 마음을 바꾼 이유는 뭐죠?

    <기자>

    백미당이 핵심으로 지목됩니다. 홍 회장의 부인 이운경 고문이 이끌던 백미당 등 외식사업부를 떼 달라는 겁니다. 자신의 두 아들을 비롯한 가족들의 자리를 보장해 달라는 조건도 붙였고요. 홍 회장은 이러한 내용을 전달했고, 한앤코가 이를 받아들일 듯한 태도를 보였기에 협상에 나섰다는 입장입니다.

    한앤코는 홍 회장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주장합니다. 오히려 자신들이 분리매각 뜻을 물었지만 원치 않는다는 답변을 받았다는 거죠. 한앤코 측은 "홍 회장이 주당 매수 가격을 높이는 데 집중했다"고 반박합니다. 애초에 백미당이나 가족 대접을 요구하지 않다가 계약 종료일이 임박하자 말을 바꿨다는 주장입니다.

    그사이 회사 실적은 암울하기만 합니다. 남양유업의 지난해 매출액은 9,560억 원으로 전년 대비 0.7% 증가했지만, 2019년 무너진 1조 원대 회복에는 실패했습니다. 영업적자도 쌓이고 있는데요. 2020년 767억 원을 기록하며 적자전환하더니 지난해에도 778억 원의 손실을 냈습니다.

    <앵커>

    재판 결과는 어떻게 나올까요?

    <기자>

    예단은 어렵지만 법원의 앞선 판단으로 예측해 보자면 한앤코가 유리해 보인다는 게 업계 관측입니다. 그간 법원이 한앤코 손을 들어준 반면 홍 회장의 항변은 받아들이지 않았다는 점 등을 이유로 듭니다. 계약 파기 직후 한앤코는 홍 회장 일가를 상대로 `주식처분금지 가처분 소송`을 냈는데 법원이 이를 받아들였습니다. 이후 홍 회장의 의결권 행사 금지 가처분 소송에서도, 대유위니아로의 지분 매각을 막으려는 소송에서도 전부 한앤코가 승소했습니다.

    업계에선 법원이 어느 편이건 분명한 판단을 내려야 한다고 입을 모읍니다. 어느 쪽이건 승패가 확실히 판가름 나야 불확실성이 해소된다는 거죠. 항소가 진행되더라도 1심이 판단의 기준이 되기에 더욱 그러합니다. 무엇보다 지난 4월 `불가리스 사태` 이후 남양 경영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데다 실적 부진도 이어지는 만큼 경영 리더십이 절실하기 때문이죠.

    <앵커>

    어느 쪽이건 경영권 안정화가 시급하다는 의미로군요. 결과에 따라서 주가 전망은 어떻습니까?

    <기자>

    당장 최근의 주가 상승세는 한앤코의 승리 가능성이 높다고 보는 투자자들 때문으로 풀이됩니다. 홍 회장이 없는 남양유업을 기대하는 주주들이 많은 이유이기도 하죠. 실제로 남양유업의 주가는 홍 회장의 퇴진 의사를 밝힌 뒤 상승세를 탔습니다. 매각종료일이었던 지난해 7월에는 80만 원을 넘기며 최고치를 찍기도 했죠.

    실적은 위축됐지만 실력이 여전하다는 점도 매력적입니다. 숱한 논란에 불매운동을 겪은 와중에도 시장 점유율이 굳건하다는 게 이유인데요. 남양의 우유 시장 점유율은 13.1%로 서울우유에 이어 2위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소매점 판매·2021년 상반기 기준) 분유 역시 2018년 이후 20%대를 유지하는 등 여전히 시장 지배력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부분입니다.(2018년 25.9%·2021년 23.0%) 다만 양측이 1심 결과에 불복할 가능성이 있는 점은 주가에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입니다.

    <앵커>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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