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K, 올해 첫 영업익 감소…"내년 반등 어렵다"

양현주 기자

입력 2022-09-27 19:08   수정 2022-09-27 1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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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계속된 반도체 경기 침체로 국내 반도체 기업들의 3분기 영업이익이 올해 처음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감소할 것으로 보입니다.

    예상보다 큰 메모리 반도체 가격 하락으로 반도체 업황이 다시 살아날 시기도 점차 미뤄지고 있습니다.

    자세한 내용 산업부 양현주기자와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양 기자, 삼성전자, SK하이닉스 3분기 실적 전망치가 당초 예상 보다 더 하락했다고요.

    <기자>
    경기침체로 인한 IT 수요 부진으로 반도체 산업도 연쇄 타격을 입고 있습니다.

    시장은 올해 3분기 영업익 전망치를 계속해서 낮춰잡고 있습니다.

    삼성전자의 경우, 기존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가 13조 원을 웃도는 수준이었다면, 지금은 12조 7천억 원까지 내려왔습니다.

    SK하이닉스 역시 기존 3조 1천억 원에서 지금은 2조 5천억 원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두 기업 모두 매출은 소폭 늘어나겠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했을 때 영업이익은 올해 들어 첫 감소세를 기록할 것으로 관측됩니다.

    전망치대로라면 삼성전자의 경우 18%, SK하이닉스의 경우 38% 가량 영업이익이 대폭 떨어지게 됩니다.

    일반적으로 3, 4분기는 반도체 호실적 기간인데, 오히려 영업이익이 감소한 것만 봐도 지금 반도체 시장이 생각보다 더 큰 침체기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심지어 일부 증권사에서는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을 11조 원 수준으로 제시하기도 했습니다. 올해 3분기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의 영업이익 추정치를 7조 원~8조 원으로 내다보기도 하는데요. 지난해 3분기 삼성전자가 반도체 부문에서만 10조 6천억 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던 것과 비교하면 크게 감소한 수치입니다.

    메모리 반도체 비중이 90% 이상인 SK하이닉스는 타격이 더 클 것으로 예상됩니다.

    <앵커>
    환율 1,400선을 뚫었는데, 수출 기업 입장에선 호재가 아닙니까? 왜 이렇게까지 실적이 악화된 걸까요?

    <기자>
    환율상승으로 인한 플러스 효과 보다 반도체 수요가 더 큰 폭으로 떨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IT 제품 수요 부진으로 완제품 업체들이 기존에 쌓아놓은 재고를 소진하고 있는 상황인데요. 이러다 보니 반도체 신규 수요가 생기지 않는 거죠.

    메모리반도체의 경우 일단 물건을 만들어 놓은 다음 파는 형태로 시장 상황에 따라 가격이 달라지게 됩니다.

    수요가 줄어들면 자연히 가격이 떨어지게 되는 거죠. 하반기 이같은 가격 하락이 본격화되기 시작했습니다.

    3분기 D램과 낸드플래시의 가격은 각각 10~15%, 13~18% 하락했습니다. 문제는 이 같은 가격 하락폭이 4분기에 더욱 심화된다는 겁니다.

    4분기에는 D램이 13~18%, 낸드가 15~20% 떨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앵커>
    반도체 재고도 많이 늘어났다면서요. IT제품 수요가 줄어들면 재고가 더 쌓이는 거 아닙니까.

    <기자>
    말씀하신 것처럼 원자재 가격 인상, 물류난 등 불확실성에 대비해 반도체 기업들이 미리 쌓아놓은 재고가 많습니다.

    재고가 쌓여있는 와중에 공장은 계속 돌아가니 엎친 데 덮친 격입니다.

    실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올해 상반기 재고자산은 지난해 말 대비 각각 30%, 33%가량 늘었습니다.

    이 때문에 반도체 가격 추가 하락을 막기 위해선 이른 시일 내 생산량 조정까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옵니다.

    <앵커>
    기업들의 대응은 좀 어떻습니까?

    <기자>
    삼성전자도 문제이지만 포트폴리오의 90% 이상이 메모리 반도체인 SK하이닉스가 위기감이 더 클 수밖에 없습니다.

    SK하이닉스는 인텔로부터 낸드 사업을 인수하는데 90억 달러를 쓰면서 부채비율이 크게 올랐습니다. 이런 가운데 낸드플래시 업황까지 악화되면서 재무 부담감은 더 높아졌습니다.

    현재 SK하이닉스의 부채 비율은 56%로, 신용등급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얘기까지 나옵니다.

    SK하이닉스는 M15X 공장을 짓겠다고는 했지만 라인 설비 설치 등 내부 설비투자는 상당 수준 줄이는 시나리오도 검토하고 있습니다.

    삼성전자가 투자를 줄이는 비슷한 전략을 취해야 효과가 있는데, 최근 경계현 사장이 "업황과 관계없이 투자하겠다"고 밝힌 바 있죠.

    하지만 자칫 투자를 줄였다간 다시 반도체 경기가 회복될 때 시장 점유율을 뺏길 위험이 있습니다. 투자를 그대로 집행하자니 부담스럽고 멈추자니 미래가 불투명한, SK하이닉스 입장에선 진퇴양난인 상황입니다.

    <앵커>
    일단 반도체 경기가 살아날 시기가 기업들에겐 중요하겠군요. 당초 내년 초반이면 회복된다고 보지 않았습니까?

    <기자>
    네. 당초 시장에서는 2023년, 그러니까 내년 초면 경기가 살아난다고 예측했지만, IT제품 수요 침체가 생각보다 큰 영향으로 내년까지도 업황을 부정적으로 바라보고 있습니다.

    수요 부진이 심각하기 때문에 기업들의 임의적인 생산량 조정으로 메모리 반도체 가격에 영향을 미치기도 힘든 상황입니다.

    이 때문에 반도체 위기가 언제까지 지속될 것으로 보이느냐는 질문에 전문가 58.6%가 2024년까지도 이어질 거라고 답하기도 했습니다.

    다만 새로운 D램 규격을 채택한 인텔의 CPU 제품이 올해 하반기쯤 출시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서버 중심으로 수요가 소폭 회복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하지만 IT제품 전반에 대한 수요가 부진하므로 그 영향이 그리 크진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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