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색조화장품 '잃어버린 10년'…틈새 파고든 K뷰티

입력 2022-09-29 19:02   수정 2022-09-29 19:02

    韓, 美·佛 제치고 日서 수입화장품 1위
    日 로컬 중저가 색조화장품 경쟁력 저하
    원인은 고령화된 일본의 인구구조
    제4차 한류붐·뛰어난 韓 ODM 기술력
    <앵커>

    중국 시장의 영향력 감소에도 K뷰티는 지난 2021년 2년 연속 세계 3위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특히 일본 시장에서의 성장세가 눈에 띄는데, 미국과 프랑스를 제치고 일본 수입화장품 시장 1위에 등극했습니다.

    관련 내용 유통산업부 신선미 기자와 이야기 나눠 보겠습니다.

    신 기자, 일본에서 한국의 어떤 화장품이 브랜드 파워가 있나요?

    <기자>

    색조 화장품을 중심으로 한국 브랜드들이 일본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는데요.

    롬앤, 미샤, 클리오, CNP, 이니스프리, 구달 등입니다.

    특히 일본의 10~20대에 인기가 높은데요.

    이들 중 한국 화장품을 사용했거나 사용중인 사람이 55%가 넘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2명 중 한 명은 한국 화장품을 쓰고 있고 써 봤단 얘기입니다.


    <앵커>
    한국의 색조화장품이 일본 MZ세대의 마음을 사로잡았군요.

    특히 일본시장에서 경쟁력을 갖고 있는 클리오와 아이패밀리에스씨 대해 주목해야 한단 분석이 나온다고요?

    <기자>

    색조화장품 강자로 불리는 `클리오`와 `채시라 남편`으로 유명한 김태욱씨가 운영하는 `아이패밀리에스씨`가 일본 사업 비중이 높은데요.

    일본의 색조 브랜드가 자국에서 경쟁력이 떨어지는 가운데, 이러한 틈을 비집고 이들 브랜드가 입지를 굳게 다졌기 때문입니다.

    특히 클리오는 지난해 일본 시장에서만 매출액 457억원을 기록했는데요. 이는 2018년과 비교해 8배 넘게 성장한 수치입니다.

    클리오의 쿠션과 아이 메이크업 제품이 일본 MZ세대의 마음을 사로잡은 결과인데요.

    현재 일본 드럭스토어 4000개 이상에 입점했고, 홈쇼핑·온라인 등으로 판매를 다각화해 향후 실적도 기대가 되는 상황입니다.

    이런 가운데 클리오는 색조 화장품의 성공에 안주하지 않고 스킨케어 화장품과 건강기능식품 분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장하고 있는데요.

    이를 통해 다시 한번 차별화된 경영성과를 만들겠다는 포부입니다.


    <앵커>

    아이패밀리에스씨는 좀 생소한데요. 어떤 브랜드죠?

    <기자>

    `롬앤`이라는 브랜드를 보유한 아이패밀리에스씨는 국내 화장품 업체 가운데 일본 매출 비중이 가장 큰 회사인데요.

    대표 제품으로는 속눈썹 영양제와 마스카라, 틴트 등 다양합니다.

    일본 드럭스토어 입점 수도 약 8,000개로 1년 전과 비교해 2000개 넘게 증가했는데요.

    이에 따라 2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도 218억, 20억원을 기록하며 각각 1년 전보다 22%, 218% 뛰었습니다.

    3분기와 4분기 실적도 모두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는데요.

    증권가에선 현 추세를 이어가면 연말에는 일본 매출 비중이 41%로 국내 비중(37%)을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앵커>

    일본 내 `K-뷰티`의 인기가 심상치 않자,

    중국만 바라봤던 국내 화장품업계 양대산맥인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도 일본으로 눈을 돌리고 있죠?

    <기자>

    아모레퍼시픽은 라네즈의 베스트셀링 제품으로 일본 소비자를 본격적으로 공략한단 방침인데요.

    최근 일본 최대 리뷰 플랫폼인 아토코스메 온라인과 도쿄 하라주쿠점 매장에 공식 입점했습니다.

    이미 라네즈의 ‘네오쿠션’과 ‘립 슬리핑 마스크’ 제품이 일본 리뷰 플랫폼 카테고리 1위에 오르는 등 입소문을 타면서

    아모레퍼시픽은 현지 유통사로부터 러브콜을 받아 왔다고 하는데요.

    이번 공식 진출을 통해 자사의 다양한 브랜드 대표 제품을 일본에 더 많이 선보인단 계획입니다.

    LG생활건강도 올 1분기 `CNP`와 `오휘` 등의 일본 매출이 두 자릿수 이상 커졌는데요.

    지난 5월에는 일본 훗카이도에 화장품 연구 개발 기지인 `마이크로바이옴` 화장품 연구개발 센터를 설립하기도 했습니다.

    이를 통해 글로벌 고객의 피부를 고려한 소재를 개발해 시장을 공략한단 계획입니다.

    같은 시기에 애경산업도 대표 화장품 브랜드 에이지투웨니스(AGE 20`s)와 루나를 일본 전역에 깔았습니다.

    주요 11개 채널로, 올해 7월 기준 일본 전역 660여개 점포에 입점했는데요. 향후 판매채널을 확대할 예정입니다.


    <앵커>

    일본은 화장품 강국으로 불립니다.

    그러데 왜 자국 내에서 하향세를 걷게 된 거죠?

    <기자>

    정확하게 얘기하면 일본의 중저가 색조 브랜드 경쟁력이 떨어진 건데요.

    원인은 일본의 인구 구조에 있습니다. 지나치게 고령화 돼 있어서 50대 이상의 수요를 중심으로 대응하다 보니 하향세를 걷게 된 겁니다.

    실제로 2019년 일본 통계국 조사에 따르면, 10~20대 비중은 19%에 불과합니다.

    반면 65세 이상 노령인구는 28%나 되는데, 자산은 또 중노년층에 편중돼 있습니다.

    그렇다보니 일본의 브랜드 업체들 입장에선 MZ를 공략하기보다는 소비할 여유도 있고, 인구도 많은 50세 이상을 공략하게 된 거죠.

    소비형태를 봐도 일본은 화장품 지출의 90% 이상이 기초화장품입니다.

    때문에 중장년층, 색조보다는 기초, 럭셔리 제품에만 집중한 겁니다.


    <앵커>

    일본의 인구구조 때문에 로컬 중저가 색조화장품은 10년간 정체될 수 밖에 없었군요.

    그 사이 K뷰티의 기술력은 더 높아졌죠?

    <기자>

    럭셔리 제품 퀄리티 수준은 아직도 일본이 앞서 있는게 사실입니다.

    하지만 중저가 색조화장품은 한국이 더 뛰어나단 평가입니다.

    K뷰티의 기술력은 한국콜마, 코스맥스 같은 세계적인 ODM/OEM 업체들 덕분인데요.

    한국의 ODM(제조자 개발 생산) 기술력은 일본과 비교해 10년 이상 앞서 있다는 분석입니다.

    때문에 일본 현지 중저가 메이크업 제품 대비 K뷰티의 제품력이 우수하단 평가가 나오는 건데요.

    사실 이미 한국에선 2003년 이후 미샤 등으로 대표되는 가성비 높은 로드숍들이 급속도로 성장하며 화장품 시대를 이끌기도 했죠.

    당시 치열한 경쟁으로 현재는 화장품 제형이나 성분, 종류에서도 일본 중저가 색조화장품 회사보다 다양하고 품질도 뛰어나게 된 겁니다.


    <앵커>

    일본 내 한류열풍도 K뷰티를 이끄는 힘일텐데요.

    일본 MZ세대들은 트와이스처럼 화장하고 싶어한다고요.

    <기자>

    한국 콘텐츠의 인기로 한국적인 미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기 때문인데요.

    트와이스는 일본에서 국민 걸그룹으로 통할 정도입니다.

    한국은 이제 글로벌 문화를 주도하고 있는건데, 넷플릭스만 봐도 톱10 컨텐츠 중 7개가 한국 컨텐츠입니다.

    사실상 일본에선 `제 4차 한류붐`이 불고 있는 셈이죠.

    이렇다보니 일본에선 패션이나 화장품에서 ‘한국에서 인기’라는 문구를 내걸고 홍보하는 걸 어렵지 않게 찾아 볼 수 있다고 합니다.

    높은 품질에 뛰어난 가성비 여기에 K-컬처라는 소프트 파워까지 겸비하면서 K뷰티는 일본에서 `반짝` 히트가 아닌 대세로 자리잡는 모습입니다.


    <앵커>

    유통산업부 신선미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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