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부동산시장 '찬바람'…한국도 하락 압력 커

입력 2022-09-30 0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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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등 주요국의 공격적인 기준금리 인상 행보가 부동산 시장에도 본격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

각국이 코로나19 대유행 극복을 위해 막대한 돈을 풀고 저금리 정책을 편 덕에 지난 몇 년 사이에 집값이 크게 올랐지만 지금은 정반대의 상황이 펼쳐지고 있다.

집값 거품론 붕괴와 단기 조정론이 엇갈리고 있지만 금리 인상 추세에 부동산 시장이 약세를 지속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우리나라도 같은 처지다. 문제는 하락 속도로, 집값이 가파르게 내려가면 가계 재무 건전성 악화와 내수 위축 등 경제에 직간접적 영향을 줄 수 있어 연착륙 방안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국에서는 집값이 하락세로 돌아섰다.

미 모기지(주택담보대출) 분석회사인 블랙나이트의 조사 결과 7월 주택 가격은 전달보다 0.77% 떨어졌다. 거의 3년 만의 첫 하락이자 2011년 1월 이후 최대 낙폭이다.

미 주요 도시들의 평균 집값을 보여주는 S&P 코어로직 케이스-실러 주택가격지수는 7월에 전달 대비 0.2% 하락했다. 10대 도시는 0.5%, 20대 도시는 0.4% 떨어졌다. 20대 도시는 10년 만의 첫 하락이다.

미 부동산중개협회(NAR)에 따르면 기존주택 판매 건수는 8월까지 7개월 연속 감소했고, 전달 대비 주택 중간가격은 두 달째 하락했다.

NAR의 로렌스 윤 수석 경제분석가는 "주택 부문은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정책 변화에 가장 민감하고 바로 영향을 받는다"고 말했다.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여파로 30년 고정금리형 모기지 금리는 9월 둘째 주에 6.02%로 2008년 국제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6%를 돌파한 데 이어 셋째 주에는 6.29%로 뛰었다.

호주의 경우 집값이 39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다.

부동산 정보업체 코어로직이 조사한 8월 호주 주택가격지수는 전달보다 1.6% 하락했다. 1983년 이후 최대 낙폭으로, 넉 달 연속 내리막이다.


우리나라 집값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은행의 `지역경제 보고서`에 따르면 전국 주택매매가격은 작년 12월까지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다가 올해 6월 하락 전환해 7~8월에 낙폭이 커졌다.

권역별로는 수도권, 지역별로는 일부 광역·특별시의 하락 폭이 컸다. 수도권의 월평균 주택매매 가격은 지난 6월 말보다 0.27% 떨어졌다. 고점 대비 하락 폭은 8월 기준으로 세종(-7.93%), 대구(-3.37%), 대전(-1.29%) 등의 순이었다.

KB국민은행의 주택가격 동향 조사에서는 전월 대비 전국 집값이 지난달 하락(-0.14%) 전환했다. 약 3년 만에 집값이 내려간 것으로, 이달 5일 조사 기준으로는 낙폭(-0.16%)이 확대됐다.

한은은 "향후 기준금리의 추가 인상이 예상됨에 따라 최근 들어 주택가격 하락 위험이 증대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한국경제연구원은 최근 5년간 전국적으로 주택가격이 23% 올랐고 수도권 주택가격의 35% 이상은 거품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한경연은 올해 들어 시세 이하로 거래된 급매물의 영향으로 주택가격이 내려가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금리 상승 영향으로 거래 물량이 급격히 줄어든 상황에서 주택가격이 하향 추세로 전환됐다고 판단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렇지만 소비자들의 집값 하락 전망은 우세해지고 있다.

한은이 조사한 9월 소비자 동향 가운데 주택가격전망지수(기준치 100)는 67로 전달보다 9포인트 하락하며 역대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자료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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