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세계국채지수 관찰대상국…추경호 "디스카운트 해소 기대"

전민정 기자

입력 2022-09-30 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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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르면 내년 3월 편입 여부 공식 결정"
기재부 "국채 발행금리가 낮아지고 외화자금 더 들어오는 효과"


한국이 세계 3대 채권지수 가운데 하나인 세계국채지수(WGBI)에 관찰대상국(Watch List)으로 이름을 올렸다.

협의 절차가 원활히 이뤄질 경우 이르면 내년 3월 이후 지수 편입이 이뤄질 수 있다.

WGBI를 관리하는 FTSE 러셀은 29일(현지시간) 한국을 잠재적으로 시장접근성 상향 조정(레벨1→레벨2) 가능성이 있는 관찰대상국으로 분류했다고 기획재정부가 밝혔다.

FTSE 러셀은 채권시장 국가분류에서 국가별 시장접근성을 레벨0~2로 구분하고 있으며, 레벨2 국가만 WGBI 편입이 가능하다. 현재 한국은 현재 레벨1으로 분류돼 있다.

한국이 관찰대상국에 등재된 것은 FTSE가 2019년 3월 채권시장 국가분류에서 한국의 시장접근성을 레벨1으로 평가한 이후 처음이다.

FTSE 러셀은 "한국 정부가 외국인 국채·통안채 투자 비과세, 외환시장 선진화 방침, 국제예탁결제기구 통한 국채 거래 활성화 계획 등을 발표하는 등 그동안 외국인 채권 투자를 저해해왔던 요인들에 대한 제도 개선을 추진하고 있어 레벨 상승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고 기재부는 전했다.

FTSE 러셀은 런던 증권거래소 그룹(LSEG)의 자회사로 S&P, 다우존스, MSCI, CRSP와 함께 세계 최대 시장지수 산출기관 중 하나다.

WGBI는 러셀그룹이 관리하는 채권지수로 미국, 일본, 영국 등 23개 주요국 국채를 아우르기 때문에 선진국 국채 클럽으로 불린다. 이를 추종하는 자금만 2조5000억 달러(약 3478조원)에 달한다.

러셀그룹은 특정국 투자 환경을 평가해 매년 3월과 9월 와치리스트를 발표한다. 일단 리스트에 올라가면 실제 제도 운용 현황 등을 검토해 다음해 9월 연례심사에서 최종 편입을 결정한다.

이번 관찰대상국 등재로 기재부는 이르면 내년 중 시장접근성 레벨 상향 조정과 세계국채지수 편입이 결정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현재 명목 국내총생산(GDP) 기준 세계 10대국 가운데 WGBI에 편입되지 않은 나라는 우리나라와 인도뿐이다.

우리나라 국채가 WGBI에 편입되면 지수를 추종하는 외국계 자금이 국채시장에 유입되고 국채의 신뢰도가 높아지는 효과가 있다.

상대적으로 낮은 국채의 위상 때문에 원화 채권에 대한 디스카운트(저평가)가 발생, 금리가 더 올라갔지만 WGBI에 가입하면 채권 발행 금리가 낮아지고 외화 자금이 추가로 들어오는 등 효과가 예상된다.

앞서 금융연구원은 한국이 WGBI에 가입하면 50조∼60조원에 달하는 외국인 국채 투자 자금이 유입될 것으로 예상했다.

골드만삭스, KB증권, 하이투자증권 등은 최근 국채 발행잔액과 환율 등을 감안해 자금유입 규모를 60~90조원 수준으로 추정했다.

기재부는 외국인 국채 투자 유입에 따른 금리 하락으로 연간 약 5천억원에서 1조1천억원의 국채 이자비용이 절감이 기대되는 등 재정건전성 측면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했다.

또한, 한국 국채에 대한 안정적인 글로벌 수요가 늘어나게 됨에 따라 국채와 외환시장의 안정성도 강화된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은 이번 관찰대상국으로 등재에 대해 "원화 채권 디스카운트를 해소하기 위한 중요한 계기가 마련됐다"고 말했다.

추 부총리는 "이번 등재로 한국 국채시장이 선진 채권시장 중 하나로 인정받고 국채시장 선진화도 이룰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한국 정부는 앞으로도 글로벌 투자자들이 한국 국채시장에 쉽고 빠르게 접근해 편리하게 투자할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을 추진할 것"이라면서 "시장 참가자들과도 적극적으로 소통하겠다"고 말했다.

기재부는 관계부처, 기관과 함께 국채시장의 선진화와 안정적 관리, 투자 환경 개선을 위해 노력하면서 내년에 있을 FTSE 채권시장 국가분류 검토에서 세계국채지수에 편입될 수 있도록 FTSE 러셀과 긴밀히 협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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