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부진에 생산, 두 달째 감소…"경기흐름 불확실성 높아져"

반도체 부진에 8월 산업생산이 두 달째 감소했다. 다만 휴가철과 이른 추석 효과로 소비가 6개월 만에 반등했고 투자도 한달만에 증가로 돌아섰다.

◇생산 0.3↓…반도체 위축에 제조업 1.6%↓ = 30일 통계청이 발표한 8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8월 전(全)산업 생산 지수는 117.4(2015년=100)로 전달보다 0.3% 감소했다.

전산업 생산은 5월(0.7%)과 6월(0.8%)에 증가세를 보이다 7월(-0.3%) 감소로 돌아섰고 8월까지 두 달 연속 하락세다.

이는 제조업 생산이 1.6% 감소한 영향이 컸다. 특히 광공업 생산 중 반도체 생산은 전달보다 14.2%나 줄어 7월(-3.5)에 이어 두 달째 뒷걸음쳤다.

반도체 생산은 1년 전과 비교해도 1.7% 줄었다. 반도체 생산이 전년 동월보다 감소한 것은 2018년 1월(-1.7) 이후 4년 7개월 만이다.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반도체는 중국 봉쇄 조치 여파 등으로 수출이 정체하고 있고 세계 경제 둔화 우려로 IT 수요도 줄어 출하가 좋지 않고 재고가 쌓이면서 생산이 감소하는 양상"이라며 "반도체 업황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반도체뿐 아니라 화학제품(-5.0%)과 전기장비(-4.4%) 등의 생산도 전달보다 줄었다.

또한 8월에는 백신 구매 지출이 줄면서 공공행정 생산이 9.3% 줄어든 것도 8월 산업생산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 통계청의 설명이다..

◇ 소비, 6개월만에 반등…2년 3개월 만에 최대 증가 = 소비 동향을 보여주는 소매판매액지수는 122.9(2015년=100)로 4.3% 증가했다. 이는 2020년 5월(4.6%) 이후 2년 3개월만에 가장 큰 증가폭이다.

소비는 3월(-0.7%), 4월(-0.3%), 5월(-0.1%), 6월(-1.0%), 7월(-0.4%)의 5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이다 8월에 6개월만에 반등한 것이다.

그동안 5개월 연속 감소에 대한 기저효과, 휴가철 야외 활동 증가로 인한 자동차·의류 판매 확대, 이른 추석에 따른 음식료품 판매 증가 등으로 큰 폭의 오름세를 보였다.

승용차와 가전제품 등 내구재 소비가 4.2% 늘었고 음식료품 등 비내구재는 5.2% 증가했다. 의복 등 준내구재는 2.2% 증가했다.

투자도 큰 폭의 반등세를 보였다. 우선 7월 3.5% 감소했던 설비투자는 디스플레이 생산라인 신설, 반도체 장비 도입 지속 등으로 장비 수입과 기계류 투자가 늘면서 8월 8.8%나 증가했다.

두달 연속 줄었던 건설투자도 8월 5.0% 늘었는데, 반도체 공장 등 플랜트 토목실적과 건축 착공면적 증가 등으로 반등했다.

현재 경기를 나타내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102.3으로 전달보다 0.5포인트(p) 올라 4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었다.

하지만 향후 경기를 예측하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99.3으로 0.2p 내려 두 달째 하락했다. 선행지표에는 금융시장 관련 지표가 다수 포함돼있는데 최근 금융시장이 출렁인 것이 선행지수 순환변동치 하락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기획재정부는 어려운 대외여건 속에서도 민간소비 중심으로 회복세가 이어지고 있지만 주요국 통화 긴축 가속화, 러시아발(發) 에너지 불안 등으로 세계 경제 하방 리스크가 확대되며 향후 경기 흐름의 불확실성이 높아진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생산측면에서는 서비스업 개선 지속, 공급망 차질 완화 등이 긍정적이지만 글로벌 경기 둔화에 따른 수출회복세 약화, 반도체 재고 증가, 태풍피해로 인한 철강생산 차질 등이 향후 부담요인이라는 진단이다.

소비·투자의 경우, 고용회복 흐름 지속, 코로나 기간 누적된 가계저축, 향후 주택공급 확대 등이 긍정적인 요인인 반면, 여전히 높은 물가수준, 금리인상 기조 지속, 금융·외환시장 변동성 확대 등을 리스크 요인으로 꼽았다.

기재부는 "물가·민생 안정에 총력을 기울이면서 수출 활력 제고, 금융·외환시장 변동성 적기 대응 등 경기·리스크 관리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