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면은 빠지고 블랙만...홈플러스, 무늬만 최저가?

김예원 기자

입력 2022-10-12 19:34   수정 2022-10-12 19:34

    <앵커>
    고물가가 지속되면서 대형마트들의 최저가 경쟁이 뜨거운 가운데 홈플러스가 최저가보상제 카드를 다시 꺼냈습니다. 경쟁사보다 10원이라도 더 비싸면 소비자에게 보상을 해주겠다는 겁니다.

    그런데 이 제도를 놓고 생색내기 아니냐는 소비자들의 비판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왜 그런지 김예원 기자와 살펴보겠습니다.

    김 기자, 홈플러스가 최저가 보상제를 언제부터 시작한 겁니까?

    <기자>
    네, 지난달부터 진행하고 있는데요.

    고객 선호도가 높은 대표 상품 1000개에 대해 이마트, 롯데마트 가격보다 비싸게 구매하면 그 차액만큼을 포인트로 지급하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AI를 활용한 가격 관리 시스템으로, 50대 핵심 상품을 업계 최저가 수준으로 판매하는 제도도 함께 운영하고 있는데요.

    실제 AI 최저가격 제도를 운영하면서 오프라인 매장에 방문한 고객 수와 점포 매출이 15% 이상 크게 상승했습니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최저가 보상제 시행 이후에도 매출과 방문객 수가 매주 두 자릿수 이상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고물가 시대에 지갑을 열기 힘든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고 있는 것이죠.

    <앵커>
    "가장 싸게 팔겠다"는 마케팅으로 매출이 늘어나는 효과는 톡톡히 누린 셈이네요. 그런데 최저가 보상 품목을 둘러싸고 논란이 일고 있다고요?

    <기자>
    네, 대표 서민 음식이죠. 라면도 다양한 제품들이 최저가 보상제를 운영하는 1000대 품목에 포함돼 있는데요.

    이 상품들을 확인해보니 인기가 많은 대표상품은 최저가 보상제를 실시하지 않고 있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최저가 보상제 품목에서 인기 제품은 제외하고, 비인기 제품만 포함을 시킨 것이죠.

    대표적인 게 신라면, 진라면, 팔도비빔면인데요.

    라면 판매 순위 1위죠. 묶음 기준으로 신라면은 최저가 보상 품목에서 빠진 반면, 신라면 건면, 신라면 볶음면, 신라면 블랙은 포함돼 있었습니다. 실제 홈플러스 온라인몰을 보면 신라면 5개입은 월 42,000개 가량 팔렸는데, 이에 비해 신라면 블랙은 월 720개 팔렸습니다. 신라면 오리지널 제품이 58배 더 많이 팔린 거죠.

    팔도비빔면과 삼양라면의 경우에도 매운맛 가미된 제품은 최저가 보상 품목에 들어간 반면 기본 제품은 제외됐고요.

    삼양식품의 인기 라면이죠. 불닭볶음면 컵라면도 비인기 제품만 최저가 보상제 품목에 올랐습니다. 판매량이 10배 이상 많은 불닭볶음면과 까르보불닭볶음면은 최저가 보상 품목에서 빠진 겁니다.

    이밖에 국물 라면 판매량 중 상위권에 있는 오뚜기 진라면도 빠져 있었습니다.

    <앵커>
    인기 라면들만 제외가 됐는데, 다른 상품군에서도 이런 사례가 있습니까?

    <기자>
    네, 요즘 한창 가격 인상 이슈가 있는 우유에서도 이런 사례를 발견할 수 있었는데요.

    서울우유, 매일유업에서 나온 우유 대표 제품은 최저가 보상 품목에 들어 있지 않은 반면, 후속 제품으로 출시된 것들은 포함돼 있었습니다. 판매량이 월등히 높은 우유 제품, 소비자들이 많이 찾는 제품들은 최저가 보상 품목에서 빠져있는 셈입니다.

    <앵커>
    인기 제품은 최저가 보상제를 하지 않고 있다는 건데, 그 제품들은 더 비싸게 팔고 있는 겁니까?

    <기자>
    네, 실제 홈플러스에서 5개입 기준 신라면, 진라면, 삼양라면 모두 타사(이마트몰)보다 비싸게 판매하고 있습니다. 현재 팔도비빔면 5개입은 3사 모두 동일한 가격이지만, 최저가 보상제에서 빠져있다보니 언제든 값을 올릴 수 있는 구조입니다.

    최저가 보상제의 의미가 퇴색됐다고 볼 수 있는데요.

    소비자들의 반응도 유사했습니다. 인터뷰 한번 들어보시죠.

    [이정민 / 서울 합정동: 솔직히 최저가 보상제라고 한다고 정말 싸겠구나 해서 사는 사람이 있을까요? 솔직히?]

    [신명철 / 서울 합정동: 그냥 생색내기인 것 같아요. 그리고 포장 단위라든가 이런 게 다르다 보니까 똑같은 제품으로 (가격을) 비교할 수 없더라고요. 최저가로 볼 수 없죠.]

    <앵커>
    생색내기 아니냐는 반응이 나오고 있는 건데, 홈플러스는 뭐라고 설명하고 있나요?

    <기자>
    네, 홈플러스 관계자는 "업계의 대표적인 1위 상품들은 사실 가격 결정에 있어서 제조사의 입김이 상당히 크기 때문에 무조건 최저가를 맞출 수는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다른 품목들도 최저가로 판매하고 싶지만, 대표 제품의 경우 제조사와의 가격 협의가 쉽지 않기 때문에 일부 제외될 수 있다는 겁니다.

    실제 다른 마트도 이런 경우가 있었는데요.

    이마트도 지난 7월 계란, 우유, 휴지 등 40대 필수상품 품목 가격을 쿠팡, 홈플러스, 롯데마트보다 싸게 팔겠다는 `가격의 끝` 프로젝트를 진행해오다 2개월 만에 중단한 바 있습니다. 이 역시도 원재료값 인상 등으로 제조사들이 잇따라 제품 가격을 올리는 상황에서 최저가를 유지하는 게 쉽지 않다는 이유였습니다.

    무늬만 최저가 논란에 대해 홈플러스는 일부 제품만 제외됐을 뿐, 대부분의 상품군에서 대표 제품도 최저가 보상제를 시행하고 있다고 해명했습니다.

    <앵커>
    네, 잘 들었습니다. 유통산업부 김예원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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