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PF대출 부실우려...금융권 아킬레스건 되나

입력 2022-10-13 19:19   수정 2022-10-13 1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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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커지는 부동산PF 대출 리스크
    <앵커>
    부동산 PF대출 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연일 도마에 오르고 있습니다.

    특히 금리 인상기와 맞물려 제2금융권을 시작으로 부실이 현실화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는데요.

    관련 내용 경제부 신용훈, 증권부 김종학 기자 함께 합니다.

    먼저 신기자. 부동산PF 대출 왜 문제가 되고 있는 건가요?

    <신용훈 기자>
    그동안 저금리 시기에 지나치게 부동산PF 대출이 많이 일어났다.

    특히 저축은행이나 증권사, 캐피탈사 같은 건전성 관리가 시중은행에 비해 취약한 업권에서 급격히 늘었다는 점이 문제가 되고 있는건데요.

    최근에도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0.5%포인트 추가로 올리지 않았습니까?

    이렇게 기준금리가 계속해서 올라가고 있는데 자산가치는 하락하고 있어서 PF사업에 대한 수익성을 담보하기 어려워지고 있는 상황이 되고 있습니다.

    자칫 잘못하다가는 디폴트 즉 빚 못갚고 파산하는 사업들이 많아질 수 있는데 이렇게 되면 돈을 빌려줬던 금융사들에게 적지 않은 타격이 생길 수 있거든요.

    바로 이런 부분이 문제로 대두 되고 있는 겁니다.

    <앵커>
    실제로 부동산 관련 PF대출 규모 얼마나 되는 건가요?

    <신용훈 기자>
    전체 금융권의 PF대출 잔액은 지난 6월말 현재 112조 2천억원 수준입니다. 저축은행 사태 직후인 2013년 말 38조8천억원보다 3배가까이 늘어난 셈입니다.

    2014년부터 올해 6월말까지 업권별 증가액을 보면 은행권은 6조9천억원, 비은행권은 무려 70조 1천억원이 늘었습니다.

    비 은행권 증가액이 10배 정도 많은 셈이죠.

    특히나 비 은행권의 부동산 PF대출은 유동성이 낮은 아파트 이외의 사업장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어서 잠재적인 위험이 높은 상황입니다.

    관련내용 장슬기 기자가 보도합니다.

    <장슬기 기자 리포트>
    올해 6월말 기준 보험사와 여신금융사, 저축은행의 부동산 PF대출 전체 잔액은 80조7,000억 원.

    전체 금융권의 72% 가량을 차지합니다.

    은행들이 PF대출을 보수적으로 취급한 것과 달리 비은행권은 사업 다각화를 이유로 그 규모를 꾸준히 늘려왔기 때문입니다.

    올 6월말 기준 비은행권의 PF대출 평균 연체율은 0~1%대 수준. 저축은행 사태가 발생한 직후인 2013년말 PF대출 평균 연체율이 8.21%였던 것에 비하면 크게 낮은 수준입니다.

    하지만 당국은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은 중소형사의 경우, 시장 상황과 맞물려 부실 우려가 더욱 커질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특히 저축은행의 경우 은행이나 보험사에 비해 시공사의 신용등급이 상대적으로 낮은 점도 문제로 꼽힙니다.

    실제 5대 금융지주 계열 저축은행의 PF대출 현황을 보면, 일부는 평균치를 웃돌고 연체율이 무려 5%를 넘어선 곳도 있습니다.

    규모가 큰 대형 저축은행들도 예외는 아닙니다.

    SBI저축은행의 경우 올 6월말 기준 PF대출 연체율이 1.3%로 전분기보다 1.03%p 상승했고 OK저축은행의 경우에도 3.65%로 1.96%p나 올랐습니다.

    할부금융에서 PF대출로 사업을 확장한 캐피탈사 역시 잔액이 매년 증가하고, 연체율 또한 상승세를 나타냅니다.

    카드사 중에선 매각을 앞두고 자산을 크게 늘렸던 롯데카드와 업계 1위인 신한카드가 PF대출을 사실상 독식하고 있는데, 연체 잔액이 작년말보다 2.5배 수준으로 늘어난 상황입니다.

    [윤종문 여신금융연구소 경제학박사 : 금융당국에서는 현재 PF대출 전체 평균 연체율을 봤을 때 전반적으로 이전 저축은행 사태에 비해 상당히 안정적으로는 보고 있지만 부동산 침체, 인플레이션, 원자재 가격 상승, 금리 인상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할 경우 향후 2~3년 후 수치가 악화될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금융사별로 편차가 있겠지만 전반적인 경기 악화와 둔화가 가시화되고 있는 만큼 어느 때보다 관리와 모니터링이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최근 부동산 침체와 함께 미분양 물량이 증가하고 있는 만큼, 담보가치의 불확실성이 높은 중소형 금융사 중심으로 PF대출의 집중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합니다.

    한국경제TV 장슬기입니다.

    <앵커>
    지금 문제가 되고 있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자금 공급에 핵심 역할을 해온 곳이 바로 증권사입니다.

    레고랜드 시행사 부도와 부동산 경기 하강에 부도 가능성이 있는 우발부채만 35조원에 달한다고 합니다.

    증권사들은 왜 이렇게 리스크가 큰 부동산PF를 키워온 겁니까?

    <김종학 기자>
    부동산 개발에 필요한 자금조달은 금융기관을 통하거나, 증권사 즉 자본시장을 통한 유동화 증권, 채권 발행 등으로 구분됩니다.

    신용평가사 집계로 올해 1분기 기준 증권사가 이렇게 발행한 부동산PF에 노출된 금액만 47조 3천억원,

    이 가운데 언제라 손실볼 가능성이 있는 우발부채과 대출채권은 35조원에 육박합니다.

    증권업계는 자기 자본을 20년말 61.7조에서 올해 1분기 70.9조원까지 키워 자금 조달여력을 키웠지만, 그럼에도 부동산PF 익스포저는 68%로 더 높아졌습니다.

    아무래도 지난해까지 부동산 호황기가 10년 가량 이어지다보니

    위험도가 큰 신용공여를 중심으로 PF 채무 보증을 늘려 발행 규모가 2년 만에 20%가량 늘었습니다.

    이에따라 부동산 PF시장은 2018년 14.4조이던 발행잔액은 상반기 46조원까지 증가했는데, 전체 PF 발행잔액의 80%가 증권사 물량으로 파악됩니다.

    또 2016년 증권사들이 리스크를 더 적극적으로 감당하면서 수익을 낼 수 있도록 은행의 건전성지표와 같은 NCR 비율을 크게 풀어준 것도 한 몫했습니다.

    증권사들은 레고랜드 사태가 터지기 전인 지난해 12월 금융감독원 등 당국의 부동산PF 위험 경고에 사업을 재점검하고 발행을 줄여왔지만 위험을 완전히 피하긴 어려운 상황입니다.

    <앵커>
    증권사들 가운데 실제 영향을 받을 위험은 어느 정도로 파악되고 있습니까?

    <김종학 기자>
    현금을 동원할 능력에 비해 많이 빌려준 곳, 즉 자기자본 대비 부동산PF 비중이 큰 기업들이 우선 관찰대상입니다.

    증권사들의 부동산PF 익스포저는 자본이 큰 대형사일수록 큰데, 그룹 차원에서 공격적으로 키워온 메리츠증권이 3조 5천억원 규모, 삼성증권, KB증권, 한국투자증권 순입니다.

    하지만 이들 대형사는 대부분 자기자본이 5조원 이상으로 자기자본의 200%까지 신용공여가 가능해 부동산PF 위험을 감당할 여력이 있는 곳들입니다.

    또 이들 증권사는 기존에 보유하던 PF는 미리 정리하는 셀다운, 자산 재매각을 서둘러왔고, 통상 3개월 주기로 차환하는 PF ABCP와 ABSTB(단기사채) 만기도 조정하며 위험 요인을 줄이는 추세입니다.

    문제는 자기자본 3조원이 채 안 되면서 뒤늦게 사업에 뛰어든 중소형 증권사들입니다.

    이번 레고랜드 사태에 휘말린 BNK투자증권은 지난해 하반기에야 장외파생상품 인가를 받아 부동산 PF 사업에 참여했고, 다올투자증권의 경우 우발채무가 자기자본을 뛰어넘는 곳에 해당합니다.

    6월 말 기준 증권사 자기자본 대비 부동산 PF 익스포저는 대형사(자기자본 3조 이상)35%, 중소형사는 50%로 위험을 더 감당하면서 사업을 키워왔다는 점이 통계로도 나옵니다.

    증권사가 착공 전 단계 브릿지론까지 공급 경쟁을 벌이면서 부동산PF 가운데 브릿지론 비중이 20년 14.6%에서 22.7%로 증가한 것도 위험 요인입니다.

    부동산 시장이 꺾이면서 국내 증권사 PF 연체율도 늘고 있는데 전국 평균 6.2%로 작년 말 3.1%의 2배, 2019년 말에 비하면 5배 가량 치솟은 상태입니다.

    <앵커>
    부동산 PF대출 부실 우려가 금융권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는 모습인데 우리 금융당국 부실 사태 막기 위해서 선제적인 조치가 필요할 것 같은데 어떤가요?

    <신용훈 기자 >
    금융당국 역시 문제의식을 갖고 있고 여기에 대해서 예의 주시하고 있습니다.

    제2금융권 특히 저축은행의 경우는 부동산 PF대출 비중이 전체 기업대출의 절반 정도를 차지하고 있어서 금융 리스크가 많이 증가 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인데요.

    최근에 금융당국 수장들이 직접 나서서 대출 부실 우려에 대한 대응에 나서고 있는 모습입니다.

    정호진 기자의 리포트 보시죠

    <정호진 기자 리포트>

    [김주현 / 금융위원장 : 정상적으로 괜찮은 PF사업장도 경우에 따라서는 `유동성 문제나 어려움이 생길 수 있다. 그리고 미분양이 어떤 쪽으로 갈지도 신경써야하는 단계다`라고 생각하고 있고]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양호한 사업장도 PF대출 부실 우려를 피해갈 수 없는 상황이라고 진단했습니다.

    금융감독원도 2금융권을 중심으로 리스크를 점검하고 관련 대책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복현 / 금융감독원장 : 비은행권, 여신전문금융사, 증권, 저축은행 등에 각 업권별 리스크에 대해서 여러 외생변수를 점검 중이고 그 건에 대해서 대응조치를 마련 중입니다.]

    지금까지 금융당국은 금융사의 부실을 방지하기 위해 자본금 확충을 주문하는 등 건전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금융위기 대책을 마련해왔습니다.

    이에 은행권은 규모가 큰 부동산PF 대출문을 걸어잠궜고, 당장의 관련 리스크는 2금융권에 비해 양호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다만 은행 대출이 막히며 자금경색 문제가 발생했고 금리 인상, 원자재 가격 상승 등 악재가 겹치며 건설 현장에선 우려가 고조되고 있습니다.

    [권대중 / 명지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 : 계약금을 걸고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 PF대출이 안됨으로써 부도나는 경우도 있고, 땅을 200억 주고 샀는데 40억 계약금을 걸었는데 나머지 대출이 안되면 부도가 나는 것이죠. (금리인상으로) 이자가 올라서 감당이 안되서 부도나는 경우도 있습니다.]

    문제를 인식한 금융당국은 시장에 말라붙은 유동성을 공급하며 자금경색을 해소하겠다는 계획입니다.

    이에 금융당국은 최근 합동회의를 개최해 회사채와 CP매입을 재개하고, 유동성 공급 장치 마련에 적극 나서겠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전문가들은 유동성 공급만으로는 리스크 관리에 한계가 있다며 금리 인상에 대한 추가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조언합니다.

    또한 저축은행 등 2금융권에서 부실 우려가 현실화된다면, 이들을 보유한 금융지주에까지 연쇄적으로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합니다.

    [김대종 / 세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 : 향후 대출금리가 10%까지 육박한다고 생각하면 PF에 대한 여파가 지주사라든지 큰 영향을 줄 것입니다. 부실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정호진입니다.

    <앵커>
    부동산PF 위기가 깊어지면서 정부는 자금 경색을 막기 위한 대책도 내놨습니다.

    단기자금 시장이 굉장히 위험 신호가 높아지는 상황이라고 하는데 어느 정도인가요?

    <기자>
    부동산 수요 부진, 건설 원자재 가격과 조달비용 상승으로 부동산 PF 수익률이 상승하면서 자금을 공급할 증권사들도 사실상 개점 휴업 상태입니다.

    PF 단기사채 수익률은 2021년 하반기부터 상승세를 보여 8월에는 3.6%까지 급등한 상태입니다.

    이렇게 되면 채무보증을 서는 증권사든 수익이 나지 않고, 심지어 부도가 날 위험까지 커지기 때문에 조달 시장은 자연스레 위축되는 겁니다.

    올해 2분기 부동산PF 유동화증권 발행액은 12조원으로 작년 같은기간보다 15.7% 줄었습니다.

    증권사를 통한 회사채 발행 등 단기 자금 시장 상황은 더 심각합니다.

    신용도가 AA등급 이상인 우량 회사들조차 자금을 빌리기 어려워지면서 정부가 채권시장안정펀드 자금을 8조원으로 늘리고 여유 재원 1.6조원으로 시장 안정에 투입할 방침입니다.

    <앵커>
    새로 자금을 조달하기도 어렵고, 기존에 대출한 돈을 회수하기 어려운 위험까지 커지는 형국입니다.

    이번 사태가 장기화할 조짐도 보이고 있는데, 대형사들은 괜찮다는 겁니까?

    <기자>
    자본규모가 큰 증권사들도 사정은 다르지 않습니다.

    국내뿐 아니라 해외 부동산 시장도 위축될 조짐을 보임에 따라 부동산 자산을 매각하기 어려워지거나 수익을 제때 회수하지 못할 리스크를 안고 있습니다.

    올해 NH투자증권, KB증권, 이지스자산운용 등이 투자한 뉴욕 중심부 빌딩인 20타임스스퀘어가 투자손실을 낸 사례도 있습니다.

    한국은행은 조사한 금융안정 상황 보고서에서 6월말 증권사 대체투자 21조원으로 후순위, 지분성 투자 비중이 59.9%에 달해 원금 손실 위험에 노출돼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신용평가사 분석에서도 대형 증권사들은 채권 시장 급락으로 자기매매에서 평균 56% 손실을 봣는데, 여기에 부동산PF 위축까지 실적 악화 위험에 처해있다는 경고가 나옵니다.

    현재와 같은 추세가 지속된다면 올해 말부터 IB부문 손익은 둔화가 불가피하고, 부동산 경기가 회복되는 시점까지 다소 긴겨울이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가 설득력을 얻고 있습니다.

    <신용훈 기자>
    앞서 리포트에서도 보셨듯이 증권을 포함해서 보험이나 카드, 저축은행 등 금융지주 계열사들이 잠재적 부실 위험에 처하면서 금융지주사의 발목을 잡을 것이란 우려도 커지고 있습니다.

    업권별 대형사들 가운데는 금융지주 계열사들이 많은데요.

    주력 계열사인 은행은 아직 괜찮다고 해도 나머지 계열사들의 잠재적 부실이 금융지주의 아킬레스건이 될 가능성도 커지고 있습니다.

    실제로 자기자본 대비 PF대출 익스포저(PF대출과 PF유동화증권에 대한 채무보증 합계) 비율을 보면 은행은 2013년말 15.5%에서 12.9%로 줄었지만 증권사는 30.1%에서 38.7%로, 보험은 9.8%에서 53.6%, 여신전문금융회사는 45.4%에서 84.4%로 큰 폭으로 상승 했습니다.

    금융계열사 많이 거느리고 있는 지주 입장에서는 잠재적 부실 위험에 그만큼 더 많이 노출 돼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앵커>
    경제부 신용훈, 증권부 김종학 기자와 함께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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