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인플레이션에…헝가리 빵값, 1년새 77% 올랐다

입력 2022-10-20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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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전쟁의 영향 등으로 에너지부터 식자재, 인건비까지 가격이 줄줄이 오르면서 유럽인들의 주식인 빵 가격도 뛰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유럽에서 극심한 인플레가 이어지고 있지만 빵과 같은 필수재의 가격 상승만큼 걱정되는 것은 없다고 NYT는 지적했다.
빵을 주식으로 삼는 사람이 많은 만큼 빵 가격 상승은 사람들에게 바로 영향을 미치는데, 전쟁 지역에서 가까울수록 더욱 그렇다.
EU 통계청인 유로스타트에 따르면 헝가리에서는 지난달 기본 빵값이 작년 동월보다 77% 올랐고 크로아티아와 에스토니아,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폴란드, 슬로바키아에서도 30% 넘게 상승했다.
독일에서도 빵값이 18% 올랐다.
최근 베이글 가격을 1.1유로에서 1.2유로로 올린 베를린의 한 빵집 직원 알리스 주자 씨는 "빵집 내에서 토론이 오갔다"라며 "주인들도 가격을 올리고 싶어 하지 않았지만, 결국엔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라고 말했다.
이는 빵의 주 밀가루와 식용유 등의 가격이 치솟기 때문이다.
프랑스 중부에서 가족과 함께 제분소를 운영하는 줄리앙 부르주아 씨는 NYT에 밀 가격은 30% 이상 올랐고 제분기를 돌리는 데 쓰이는 전기요금은 3배로 뛰었다고 말했다. 심지어 밀가루 포대에 쓰이는 종이 가격마저 치솟았다.
부르주아 씨는 최근 거래 빵집 1천 곳에 밀가루 납품가를 올리는 만큼 바게트 값을 인상하도록 권장하는 편지를 보냈다고 전했다.
네덜란드에서는 여름이 끝날 무렵부터 여러 빵집이 에너지 비용 상승을 버티지 못하고 문을 닫았고 벨기에에서도 10곳 중 한 곳은 폐업했다.
리투아니아 북부의 한 빵집은 에너지 비용 절감을 위해 태양광 패널을 달았지만, 낮이 짧은 겨울이 다가오면서 6배 오른 전기료를 감당해야 할 처지다.
식품 물가 상승의 주원인으로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꼽힌다.
러시아가 에너지를 무기화하면서 가스와 전기 등 에너지 비용이 증가했을 뿐 아니라 전쟁 초기 곡창지대 우크라이나의 곡류 수출이 막히면서 밀 가격도 올랐다.
기름을 짤 수 있는 식물 지방종자, 비료까지 줄줄이 가격이 상승했다.
오른 인건비도 사업주들에게는 부담을 가중하고 있다. 전반적으로 생활 물가가 오르면서 직원들의 임금도 올려줘야 했기 때문이다.
유럽 지역 물가는 전반적으로 급등한 상태다.
이날 앞서 발표된 유로존 9월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동월보다 9.9% 올랐고 유럽연합(EU) 전체로는 10.9% 상승했다. 영국 역시 9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0.1%로 1982년 초 이후 최고치를 기록한 지난 7월과 같았다.
40% 이상 오른 에너지 다음으로 상승 폭이 큰 것이 식품 물가였다.
유로존의 식품·술·담배 상승률은 11.8%에 달했다.
물가 상승이 악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시장과 당국은 우려하고 있다. 비용 상승이 다시 소비자에게 전가되기 때문이다.
글로벌 거대 식품회사 네슬레는 올해 3분기 기준 제품 가격이 지난해 동기보다 9.5%, 전 분기보다 7.7% 올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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