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75bp 금리 인상 이후 우리 증시 상황부터 진단합니다.
이지효, 배성재 기자 나와 있습니다.
배 기자, 오늘 결과적으로 낙폭이 크지 않았는데 매파적인 기조였는데도 이런 결과가 나온 배경을 어떻게 보고 있습니까?
<배성재 기자>
예상보다 더 강한 파월 의장의 매파적 발언에 국내 증시가 장 시작과 함께 출렁이긴 했습니다.
그러나 낙폭 과대에 따른 개인투자자들 중심으로 저가매수세 유입과, 또 2차전지주 등을 중심으로 한 외국인 매수세가 장중 내내 유입되면서 약보합으로 장을 마쳤습니다.
그러나 파월 의장의 발언이 결국 긴축의 장기화를 의미하죠.
앞으로 추세적인 반등은 기대하기 힘들다는 전망이 앞서고 있습니다.
주식 현물시장에서 외국인에 매수로 대응했지만 선물을 7만 5천 계약 넘게 매도한 모습이 단적으로 시장의 분위기를 보여줍니다.
<앵커>
오늘 `차이나 런` 사태로 중화권 자금이 우리 시장에 들어왔다는 해석도 있던데 종목 별로 등락이 크게 나타났죠?
<배성재 기자>
그렇습니다.
3분기 실적을 발표한 곳들을 필두로 하락세가 두드러졌는데요.
코스피200 종목 중 낙폭이 가장 컸던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SK아이이테크놀로지, 고려아연, 카카오 등이 모두 어닝쇼크 속에 5% 가까운 하락세를 보였습니다.
반대로 수소나 원자력 발전 등의 종목은 강세를 보였는데, 정부와 사우디아라비아가 원유 공급망 안정화와 수소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는 소식 덕분이었습니다.
<앵커>
최종 금리를 올린다는 얘기가 아직까지 시장에 그렇게 충격을 주지는 않는 모습인데, 앞으로는 어떻겠습니까.
<배성재 기자>
이번주 초 골드만삭스가 미 연준의 최종금리 상단을 5%로 올린 바가 있죠.
이제 국내 증권사들도 이 전망에 대부분 동의하고 있습니다.
12월, 1월에 이어서 3월까지 금리 인상이 이어질 거라는 예측입니다.
문제는 원·달러 환율입니다.
오늘만 해도 1,420원선이 다시 뚫리면서 오름세를 보였는데, 환율 선호가 점점 더 심해지면서 환율이 또 크게 오를 수 있습니다.
정부가 국민연금과 외환 스와프를 체결하고, 달러화를 시중에 푸는 등 시장 개입을 하고는 있지만, 언제까지고 개입할 체력이 남아있는 것도 아닙니다.
오늘 나온 외환보유액 통계만 봐도, 10월말 기준으로 외환보유액이 4,140억달러 수준입니다.
작년 10월 4,690억 달러를 찍은 뒤로 꾸준히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데, 이번 달에만 27억달러가 줄었고, 특히 지난 9월에는 196억 달러가 줄면서 14년 만에 최대 감소폭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앵커>
이번 FOMC에서 관심을 모은 건 역시 최종 금리 부분이었는데 월가에서는 어떤 반응이 나옵니까?
<이지효 기자>
연준의 최종 금리가 생각보다 높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옵니다.
먼저 전문가의 분석부터 듣고 오시죠.
[에릭 스터너 / 아폴론웰스매니지먼트 CIO: 기자회견에서 보인 제롬 파월의 더욱 매파적인 기조에 투자 심리는 다소 위축됐습니다.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높고, 인플레이션을 좌우하는 노동 시장의 탄력성이 있는 만큼 최종 금리는 우리가 지난 몇 달 간 생각했던 것보다 높을 수 있습니다.]
최종 금리가 9월 점도표에서 예상하는 4.5~4.75% 보다 높아질 수 있다는 건데,
여기서 더라는 것은 사실상 5% 이상이 될 수 있다는 말이죠.
씨티은행은 최종 금리 전망을 기존 5~5.25%에서 5.25~5.5%로 높여 잡았고,
JP모간 역시 12월 점도표가 상향 조정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이에 더해 FHN파이낸셜은 내년 6월에 기준 금리가 6% 수준으로 급등한다고 봤는데, 12월에 50bp를 올리고 내년 6월까지 4차례의 FOMC에서 매번 25bp씩 올린다는 얘기죠.
파월 의장이 추가로 나오는 `데이터`를 보면서 금리 인상 폭을 결정하겠다고 한 만큼 월가에서도 앞으로도 이 부분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앵커>
앞으로 또 연준의 판단에 영향을 줄 만한 굵직한 데이터들이 대기하고 있죠.
어떤 것을 주목해서 봐야 할까요.
<이지효 기자>
이번 FOMC에서 파월 의장이 꼬집은 부분은 여전히 건재한 노동 시장이었습니다.
연준의 긴축에도 미국 경제가 긴축을 버틸 맷집이 있다는 겁니다.
이날 나온 고용 지표도 강하게 나오는 모습이었는데, 오토메틱데이터프로세싱(ADP)은 10월 민간 고용이 23만 9,000개 증가했다고 밝혔습니다.
전달의 19만 2,000개를 넘어섰고, 다우존스나 블룸버그통신 예상치보다 높은 수치죠.
여기에 4일에 미국 노동부의 고용 보고서가 발표됩니다.
비농업 신규 고용을 포함한 결과에 따라 당장 12월부터의 긴축 정도를 가늠할 수 있겠습니다.
최근 상승세를 이어가는 물가 지표도 계속해서 주시해야 하는데요.
그나마 시장이 안심했던 `속도 조절`도 이 데이터가 받쳐줘야 가능한 부분이죠.
10일에 나오는 소비자물가지수, CPI는 물론 다음달 1일에는 연준이 가장 정확한 데이터로 여기는 개인소비지출(PCE) 발표도 예정됐습니다.
<앵커>
경기 침체 우려가 불거지는 상황에서 물가가 확실하게 꺾였다는 게 입증이 돼야 할 텐데요.
인플레이션이 아예 고착화되는 건 아닌지 우려가 나오기 때문에 방심할 수는 없는 상황입니다.
앞으로 미국 증시에도 하방 압력이 크지 않을까요?
<이지효 기자>
어쨌든 긴축이라는 것이 경기 침체의 위험까지 담고 있기 때문에 월가에서는 증시에 부정적인 영향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마 영유 BMO 웰스 매니지먼트 수석 투자 전략가는 "파월 의장은 인플레이션이 고착화하는 위험을 피하기 위해 과도한 긴축을 하는 편이 낫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말하면서 "시장 입장에서는 인플레이션 상황이 개선될 때까지 타격을 받게 될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다"고 진단했는데요.
특히 금리에 민감한 기술주의 타격이 클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날도 우리가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가 3.36% 폭락한 것을 목격했는데, 소시에테제네럴은 "연준이 금리 인상을 지속하면 미국 경제가 침체에 빠질 위험이 높다"며 "이렇게 되면 기술주 주가수익비율(PER)이 고평가 영역으로 진입한다"고 말했습니다.
대형 기술주의 PER이 30배에서 최근 20배로 낮아졌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는 것, 다시 말해서 기술주 주가가 추가로 더 하락할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앵커>
다음 주에 있을 미국의 중간 선거도 시장에 중요한 변수 아닌가요.
<이지효 기자>
역사적으로 보면 중간 선거는 증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선거 이전까지는 조정을 받다가 정치적 불확실성이 사라지면서 증시가 반등했던 건데요.
캘리 콕스 이토로 미국 투자 분석가는 "결과가 어떻든 선거 후에는 증시 랠리가 나타난다"고 말하기도 했죠.
하지만 이번에는 조금 다를 수 있습니다.
중간 선거에 따른 긍정적인 요인보다 금리 인상이 가져올 문제가 더 크기 때문이라는 건데요.
블랙록은 "통상 중간 선거 이후에는 주가가 좋은 성과를 냈지만 이번에는 그러지 못할 것 같다"며 "우리는 선진국 증시에서 주식 비중을 축소 중이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앵커>
중간 선거가 현재 박빙입니다.
하원은 공화당이 완선히 우세한 것으로 나오고, 상원에서는 박빙인 상황인데요.
만약에 공화당이 다수당이 된다고 하면 앞으로 청문회가 수시로 열릴 것이기 때문에 정부 정책에 상당히 제한이 많이 걸릴 것으로 보입니다.
경제 분야에서는 바이든 정부가 지금 정유사들한테 횡재세를 걷겠다고 하는데 세금 강하게 걷는 게 어려워질 것 같고요.
이러면 재정 투입 규모도 축소될 수밖에 없습니다.
공화당이 승리하면 IRA법에서 기후변화지출, 전기차 보조금도 여기에 해당이 되죠.
또 대기업 증세, 여기에 더해 폐기 표결을 할 것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합니다.
이렇게 된다고 하면 우리 경제에도 영향을 크게 줄 요소 아닌가요?
<배성재 기자>
직접적으로는 인플레이션 감축법, IRA를 떠올릴 수 있겠습니다.
공화당이 우세다보니까 민주당이 추진한 IRA가 약해질 수 있지 않을까, 그래서 현대차나 배터리 업체들이 숨통을 틔울 수 있지 않을까하는 기대가 나오죠.
그러나 공화당이 선거를 승리하더라도 IRA를 되돌리기는 어렵다는 게 중론입니다.
먼저 미국 공화당 지역구에 풍력, 태양광 시설이 더 많다는 거죠.
올해 2분기말 누적 기준으로 미국의 풍력과 태양광 등 클린에너지 설치량이 211GW입니다.
설치량 1위가 공화당 텃밭인 텍사스입니다.
무려 47.5GW가 설치가 되어있다고 하고요.
공화당 지역구의 클린에너지 설치량이 119GW, 민주당 지역구는 84GW라는 집계 자료도 있습니다.
공화당 의원들이 지역구별로 천문학적인 보조금을 받고 일자리까지 늘어나는 IRA를 약화할 이유가 없는 거죠.
또 이미 정책을 믿고 투자한 기업들도 많은 데다, 행정부가 여전히 바이든 대통령이 자리를 지키고 있기 때문에 IRA가 훼손될 거라는 기대를 하기가 힘듭니다.
<앵커>
정치적인 셈법이 작용할 수 있다고 보는 건가요?
<배성재 기자>
그렇다고 악재로만 볼 수는 없습니다.
재생에너지 기업들은 IRA로 인해 미국에서 탄탄대로를 달리고 있기 때문이죠.
IRA 덕분에 미국의 재생에너지 시장에서 10년 이상의 보조금이 확정되었고, 중국업체들의 자리를 국내 업체들이 채워나가고 있는 거죠.
국내 기업들도 속속 투자계획을 내놓고 있습니다.
정리해보면 이미 미국에 5GW의 풍력 타워 공장을 보유중인 씨에스윈드는 단계적으로 추가 증설을 하는 것을 콜로라도주와 논의 중입니다.
한화솔루션도 1.7GW의 태양광 모듈 생산능력을 3.1GW 로 확대하는 투자를 시작했고, OCI 도 텍사스 모듈 공장을 210MW 에서 1GW 로 증설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중간선거가 끝나도 확고하게 유지될 IRA를 위해, 자동차·배터리 업계는 돌파구 마련을 위한 노력을, 재생에너지 기업들은 사업 확장을 계속할 전망입니다.
<앵커>
그렇다면 이번 FOMC 이후에 월가에서는 어떤 투자 조언이 나오는지 마지막으로 들어보죠.
<이지효 기자>
원자재에 투자하라는 의견이 있습니다.
제프 커리 골드만삭스 글로벌 원자재 리서치 부문 대표는 "국제 유가가 단기적으로 훨씬 더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며 "시장을 괴롭히는 악재로부터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서는 이에 투자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는데요.
원자재는 악재로 꼽히는 인플레이션에 대한 헤지일 뿐만 아니라 금리 상승에 대해서도, 지정학적 위험에 대해서도 헤지가 된다는 겁니다.
특히 국제 유가가 내년 1분기 중에 배럴당 115달러까지 갈 수 있다고 보는데, 현재 브렌트유 가격은 배럴당 95달러 선에서 거래되고 있죠.
시장 변동성이 높아진 만큼 안전 투자처인 채권을 주목하라는 조언도 나옵니다.
월가에서 `신 채권왕`으로 불리는 제프리 건들락은 "증시 변동성이 확대되는 과정에서 주요 지수가 더 하락할 수 있다"며 적절한 채권 포트폴리오를 구성한다면 연 8%의 수익률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봤는데요.
구체적으로 미국 10년물 국채에 투자할 경우 약 4%, 리스크가 높은 고위험·고수익, 하이일드 채권을 통해서는 약 12%의 수익을, 그리고 이 둘을 함께 담으면 연 8%의 수익률이 예상된다고 분석했습니다.
<앵커>
이지효, 배성재 기자였습니다.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