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 사태, 끝이 보인다…'獨 헤리티지' 전액 배상되나

입력 2022-11-14 19:02   수정 2022-11-14 1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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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감원, 독일 헤리티지 펀드 분조위 개최
    <앵커>
    5대 사모펀드 사태 중 하나인 독일 헤리티지 파생결합증권(DLS)의 분쟁조정위원회가 오늘 오후 2시에 열렸습니다. 2019년부터 이어진 사모펀드 사태가 끝을 향해 달려가고 있습니다. 증권부 배성재 기자와 현재 상황 짚어봅니다. 배 기자, 독일 헤리티지 펀드 환매 중단 이후 3년 만에 분조위가 열렸습니다.

    <기자>
    금융감독원이 대규모 환매 중단 사태를 일으킨 독일 헤리티지 펀드의 분쟁조정위원회를 열었습니다. 오늘 오후 2시부터 열린 회의는 거의 마무리 단계인 것으로 전해집니다. 회의에는 펀드를 판매한 7개 판매사와 더불어서 피해자 대표들도 함께 참석했습니다. 분조위는 당초 9월에 열리기로 했다가 계속해서 미뤄졌습니다. 배상 비율을 놓고 금감원 내에서 의견이 엇갈렸던 것을 저희 한국경제TV가 단독으로 전해드리기도 했습니다. ([단독] 헤리티지 DLS 분조위 연기…피해자 `발동동` / 2022년 8월 31일자)

    <앵커>
    3년 간의 분쟁이 마무리 단계에 있는 상황이군요. 3년 동안 있었던 일들도 간략하게 정리해 보죠. 독일 헤리티지 펀드가 무엇이고, 어떤 문제가 있었던 건가요?

    <기자>
    독일 헤리티지 펀드는 독일의 문화적 가치가 있는 오래된 건물을 매입한 뒤에 리모델링을 거쳐서 매각 혹은 분양해 투자금을 회수하는 방식의 펀드입니다. 파생결합증권(DLS)의 형태로 2017년 4월부터 약 5천억 원(4,885억 원) 어치가 국내 증권사와 은행을 통해 판매가 됐습니다. 그런데 2019년 6월에 관련 사업 시행사가 파산하면서 환매가 중단됩니다. 이후에 5천억 원의 거의 대부분이라고 할 수 있는 4,746억 원이 회수가 되지 않았습니다.

    <앵커>
    환매중단 금액이 잘 와닿지 않는데, 어느 정도 규모인 건가요?

    <기자>
    가장 유명한 라임 펀드와 옵티머스 펀드 환매중단 사태 다음으로 금액이 가장 큰 규모입니다. 라임 펀드 사태로 인한 환매중단 금액이 약 1조 5천억 원, 옵티머스 사태가 약 5천억 원으로 집계되거든요. 상당히 큰 규모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독일 헤리티지 펀드를 가장 많이 판매한 곳은 신한투자증권입니다. 약 3,800억 원을 판매해 국내 최대 판매사로 이름을 올리고 있습니다.

    <앵커>
    판매를 했지만 투자자들이 돈을 돌려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인 거죠. 결국 배상의 책임이 어디 있고, 또 배상의 비율이 어떻게 될 것인가가 쟁점인 건데, 배상의 가능성은 어떻게 점쳐집니까?

    <기자>
    투자자들은 펀드의 판매 과정에서 판매사가 제안서 내용을 검토하지 않고 그대로 투자자들에게 설명해 착오를 유발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즉 불완전판매도 아닌 `사기`를 저질렀다는 건데, 이게 인정이 되면 판매사가 투자자에게 전액을 배상해야 합니다. 이걸 법리적으로 `착오에 의한 계약 취소`라고 하는데, 실제로 지난 2020년 라임 펀드 분쟁조정에서 이게 처음으로 인정되면서 판매사가 투자원금 전액을 투자자들에게 반환한 바가 있습니다.

    또 지난해 4월 옵티머스 펀드 분쟁조정에서도 마찬가지로 착오에 의한 계약취소로 원금 반환 결정이 내려진 바 있습니다. 만일 독일 헤리티지 펀드에도 계약 취소가 인정될 경우 세 번째 사례가 됩니다.

    <앵커>
    금감원의 입장은 어떻습니까?

    <기자>
    독일이나 싱가포르 등 해외 감독 당국과의 공조를 통해 해당 펀드 사기성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집니다. 그러나 과연 판매사가 허위 내용을 설명해서, 계약이 체결됐느냐를 둘러싸고 결론을 짓지 못하고 있는데요. 만일에 금감원이 판매사의 판매를 불완전판매가 아닌 사기로 인정할 경우, 계약 취소 즉 투자원금 전액을 반환하라는 권고가 나올 수 있습니다. 금감원 분쟁조정국 관계자는 "전문가들이 모여 신중하게 논의했고, 공정한 조정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앵커>
    한편으로는 이 펀드가 `사모펀드`기 때문에, 개인들의 투자 판단에도 책임이 있지 않느냐는 생각이 듭니다. 금감원의 고민도 거기에 있는 것 같고요. 무작정 전액 배상해주는 게 맞느냐는 의문인데, 투자자들도 오늘 분조위에 참석했다고요.

    <기자>
    해당 펀드 투자자들은 오늘 오후 1시 반에 금융감독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역시 펀드 판매가 사기였다고 주장하면서, 착오에 의한 계약 취소 법리를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인터뷰 들어보시겠습니다.

    [인터뷰] 홍영표 독일헤리티지피해자연대 대표
    "판매사 내부적으로 담보 확인 후 판매하라는 법률 자문을 고의적으로 무시한 채 사실과 다르게 판매하였고, 공무 규제 회피 사실이 감사원의 감사 지적 사실로 밝혀졌다. 독일 헤리티지 펀드는 명백한 사기 펀드다. 계약 취소 결정하라."

    <앵커>
    오늘 분조위의 최종 결론은 언제쯤 나올까요?

    <기자>
    금감원 내부에서 의견이 엇갈리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판매사가 80% 정도 만을 보상해야 한다`는 의견과 `판매사가 전액 보상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눠지고 있는 거죠.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지난달 국정감사에서 해당 펀드의 분쟁조정을 신속하게 처리하겠다고 못 박은 만큼, 최종 결론까지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릴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참고로 오늘 금감원의 또 다른 분조위에서 경남은행의 라임 펀드 판매에 대한 배상 결정이 나왔습니다. 분조위는 경남은행의 불완전판매를 인정하고, 투자자 2명에게 각각 투자원금의 70%, 65%를 배상하도록 결정했습니다. 여기에 적용된 배상 기준은 투자금액의 최대 80%, 최소 40%입니다. 독일 헤리티지 펀드가 사기가 아닌 불완전판매로 가닥이 잡힌다면, 배상 기준을 엿볼 수 있는 지점입니다.

    이번 분쟁 조정까지 마무리되면 라임 사태로 시작된 이른바 `5대 사모펀드`에 대한 금융당국의 피해 구제 절차가 매듭을 지을 전망입니다.

    <앵커>
    배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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