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뉴욕 이어 발리서도 디지털 강조…"복합위기 해법 핵심 '디지털 전환'"

입력 2022-11-14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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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리서 B20서밋 기조연설
"디지털 공간 '보편적 가치' 구현 힘써야"

윤석열 대통령이 현지시간 14일 각국 기업인과 만나 이번 글로벌 복합위기를 극복할 해법의 핵심이 `디지털 전환을 통한 공급 혁신`에 있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날 동남아 순방 두 번째 방문지인 발리에서 주요 20개국(G20) 회원국 경제단체와 기업 대표들이 참여하는 `B20 서밋`(Summit)에 참석, 기조연설을 했다.

윤 대통령은 "이번 위기는 수요측 요인보다는 공급측 충격이 크게 작용했다"며 "(코로나19) 팬데믹 회복 과정에서의 공급망 차질, 다양한 지정학적 갈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생산비용은 올라가고, 공급 역량은 축소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따라서 위기에 대응하는 해법 역시 공급 측면에서 찾아야 하며 정부의 역할 또한 바뀌어야 한다"며 "현재의 글로벌 여건 속에서 민간이 중심이 되는 공급측 혁신의 핵심은 `디지털 전환`에 달려있다"고 진단했다.

윤 대통령은 또 "디지털 기술이 기존의 산업, 데이터와 결합하며 비용 절감과 동시에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과정에서 끊임없이 새로운 비즈니스가 일어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 정부의 `민간 주도 성장` 최대 역점 분야도 디지털 전환이라면서 낡은 규제 혁신, 디지털 인재 양성, 인공지능(AI)·차세대 통신·사이버 보안 등 핵심 디지털 분야 기술 개발, `디지털 플랫폼 정부` 추진 등을 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디지털 질서` 재정립 필요성도 강조하며 한국이 앞장서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우선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공급측 혁신을 통해 인류의 삶이 더욱 풍요로워지려면 디지털 공간에서의 보편적 가치 구현에도 힘을 쏟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자유·인권·연대의 보편적 가치 실현을 위해 세계가 함께 추구해야 할 디지털 질서에 대한 구상을 담아 발표한 `뉴욕 구상`을 언급하며 "디지털 생태계는 누구에게나 개방되고 누구나 디지털 데이터에 공정하게 접근해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디지털 세계를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있고 동시에 바람직한 디지털 질서를 만들어 나가야 할 책임이 우리 모두에게 있다"며 "B20을 중심으로 인류가 공감하는 디지털 질서를 정립해 나가길 기대한다"고 부연했다.

한편, 이번 행사에는 윤 대통령 외에도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 저스틴 트뤼도 캐나다 총리, 앤소니 알바니스 호주 총리 등 주요 국가 정상이 기조연설을 실시했다.

이밖에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화상), 제프 베조스 아마존 회장(화상), 류양웨이 폭스콘 회장, 마크 터커 HSBC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 회장, 쩡위친 CATL 회장, 이즈미사와 세이지 미쓰비시 중공업 회장 등 주요 재계 인사와 앤 해서웨이 UN 여성친선대사(화상), 토니 블레어 前 영국 총리(화상), 클라우스 슈밥 세계경제포럼 회장 등이 주요 연사로 참석했다.

아래는 윤 대통령 기조연설 전문이다.

쉰타 캄다니(Shinta Kamdani) B20 의장님, 그리고 전 세계에서 오신 기업인 여러분, 반갑습니다.
대한민국과 특별한 인연이 있는 B20 Summit에서 여러분과 함께하게 돼서 매우 기쁘게 생각합니다.
여러분께서도 잘 아시겠지만, G20 정상회의와 연계해서 개최되는 B20 Summit은 2010년 G20 서울 정상회의를 계기로 시작됐습니다.
B20은 당시 글로벌 금융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각국 정부 간의 협력뿐 아니라 기업 간의 협력도 매우 중요하다는 인식에서 출범했습니다.
이제는 글로벌 이슈에 대한 민간 소통 채널로서 확고하게 자리매김을 했습니다.
기업인 여러분, 저는 오늘 여러분께 "글로벌 복합위기 극복을 위한 기업의 역할, 그리고 디지털 전환 시대의 글로벌 협력"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B20 Summit이 출범한 후 지금 10년이 지났습니다.
세계 경제는 또다시 복합 위기에 직면해 있습니다.
역사적으로 볼 때 글로벌 경제위기는 반복되어 왔지만, 각각의 위기는 조금씩 다른 모습을 보여 왔습니다.

현재 우리가 직면한 위기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나 2020년 팬데믹 위기와는 그 양상과 대응 방식에서 다른 모습을 가지고 있습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는 금융시스템의 붕괴로 인해서, 또 2020년 팬데믹 위기는 방역을 위한 봉쇄 조치로 인해 총수요가 급격히 위축되면서 세계 경제가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국제공조 하에 금리 인하, 유동성 공급, 그리고 재정 지출을 확대하는 조치가 있었고, 정부는 금융시스템의 복원, 백신의 공급 등을 주도하며 위기에 대응했습니다.
하지만, 이번 위기는 수요측 요인보다는 공급측 충격이 크게 작용했습니다.
팬데믹 회복 과정에서의 공급망 차질, 다양한 지정학적 갈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서 생산비용은 올라가고, 공급 역량은 축소됐습니다.
따라서 위기에 대응하는 해법 역시 공급 측면에서 찾아야 하면서, 정부의 역할 또한 바뀌어야 합니다.
저는 늘 민간 주도, 시장 중심으로 경제 시스템을 전환해서 경제 체질을 강화함으로써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고 믿고 또 이를 강조해 왔습니다.
기업의 투자를 제약하는 규제를 과감하게 혁신하고 기업 하기 좋은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노력해 왔습니다.
불요불급한 정부지출은 과감하게 줄이고 재정건전성을 회복하고, 재정이 민간 부문을 구축(crowd-out)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 저의 믿음입니다.
아울러, 기업이 독자적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과학기술에 대한 R&D 투자와 첨단산업 분야의 인재 양성을 위한 지원을 정부는 크게 늘려가고 있습니다.
기업인 여러분, 저는 현재의 글로벌 여건 속에서 민간이 중심이 되는 공급측 혁신의 핵심은 바로 `디지털 전환`에 달려있다고 생각합니다.
디지털 기술이 기존의 산업, 데이터와 결합하며 비용 절감과 동시에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 나가는 과정에서 끊임없이 새로운 비즈니스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한국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민간 주도 성장`에서도 가장 역점을 두고 있는 부분이 바로 디지털 전환입니다.
디지털 기업들이 아날로그 시대의 규제에 발목 잡히지 않도록 낡은 규제를 혁신하고, 자율 규제를 원칙으로 하는 비즈니스 친화적인 디지털 규제 환경을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또 디지털 시대에 필요한 인재를 육성하기 위해 교육, 직업훈련 개혁에도 착수했습니다.
인공지능, 차세대 통신, 사이버 보안과 같은 핵심 디지털 분야의 기술 개발도 집중적으로 지원하고 있습니다.
특히, 한국 정부는 이른바 `디지털 플랫폼 정부`를 역점과제로 추진해서 민간 주도로 공공 서비스의 품질을 획기적으로 높이고, 정부의 데이터와 민간의 서비스가 결합해서 새로운 가치가 창출되는 환경을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한편,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공급측 혁신을 통해 인류의 삶이 더욱 풍요로워지려면 디지털 공간에서의 보편적 가치 구현에도 힘을 쏟아야 할 것입니다.
저는 지난 9월, 뉴욕의 유엔 총회에 참석한 계기에 NYU에서 자유, 연대, 인권과 같은 인류의 보편 가치가 디지털 세계에서도 실현될 수 있도록 새로운 디지털 질서를 만들고 지켜나가는 데에 전 세계가 동참해 나가야 한다고 제안한 바 있습니다.
디지털 생태계는 누구에게나 개방되고, 누구나 디지털 데이터에 공정하게 접근해서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B20이 이러한 글로벌 디지털 질서를 논의할 수 있는 최적의 공론장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번 B20 Summit에는 디지털 비즈니스를 주도하는 많은 기업들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디지털 세계를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있고, 동시에 바람직한 디지털 질서를 만들어 나가야 할 책임이 우리 모두에게 있습니다.
국경을 초월해서 누구도 소외되지 않고, 디지털 시대의 혜택을 공유할 수 있도록 B20이 중심이 돼서 인류가 공감하는 디지털 질서를 정립해 나가기를 기대합니다.
한국 정부는 새로운 디지털 질서의 구축을 위한 G20 차원의 논의를 선도하고 B20과 G20이 긴밀한 협의를 통해 이를 구현해 나가도록 적극 지원하겠습니다.
전 세계 기업인 여러분, 민간 주도의 공급측 혁신으로 글로벌 복합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각국 정부 간의 협력뿐만 아니라, 민간과 정부 간 협력, 또 민간 부문 간의 협력도 조화롭게 이뤄져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B20의 역할과 위상에도 큰 변화가 필요합니다.
B20은 출범 당시 글로벌 기업들의 의견을 모아서 G20을 통해 정부 간 국제공조를 돕는 역할을 수행해 왔습니다.
이번 G20 정상회의에도 디지털 무역의 활성화, 글로벌 공급망의 포용성 강화 등 그간 논의해 온 다양한 협력 의제들을 제안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B20 고유의 글로벌 비즈니스 협력 의제를 발굴할 뿐 아니라 B20을 매개로 하는 기업 간 파트너십을 더 강력하게 구축해야 할 때가 됐습니다.
이를 통해 B20이 글로벌 공급측 혁신을 위한 다층적 협력의 핵심축으로 자리매김하기를 바랍니다.
대한민국은 글로벌 리더 국가로서 B20의 적극적인 역할을 응원하고 지원하겠습니다.
이번 글로벌 복합위기를 빠르게 극복하고, 위기 이후에 세계가 비약적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함께 지혜를 모아 나갑시다.
감사합니다, 여러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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