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격의 우크라…헤르손 탈환에 크림반도도 사정권

입력 2022-11-21 16:17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에 빼앗겼던 남부 핵심도시 헤르손을 8개월여 만에 수복한 여파가 전황에 미치는 영향이 작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러시아군은 친러 분리주의자들의 세력이 강한 동부 돈바스(도네츠크+루한스크) 전선으로 헤르손에서 철수한 정예병을 재배치하며 국면전환을 시도하고 있다.
그러나, 당장 구체적인 성과를 거두지는 못하는 모양새다. 오히려 헤르손 철수로 주요 보급선이 끊길 위험이 커지면서 2014년 강제병합한 우크라이나 크림반도에 대한 통제력마저 흔들릴 가능성이 제기된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헤르손을 탈환한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 본토와 크림반도를 잇는 보급선을 포격 사정권에 넣었다고 20일(현지시간) 전했다.
크림반도에 주둔 중인 러시아군은 크림반도와 러시아 본토를 잇는 크림대교가 지난달 초 폭발로 훼손된 이래 보급에 심각한 차질을 겪어왔다.
포격이나 무인기(드론) 공격 위험을 감수하고 자국 서부에서 우크라이나 동남부로 이어지는 철로 등을 이용하거나 본토에서 흑해를 통해 선박으로 물자를 옮길 수밖에 없어서다.
그런 상황에서 헤르손을 포함한 드니프로강 서안 지역을 포기한 것은 "우크라이나군에 러시아가 크림반도를 지키는데 필요한 보급품을 도로와 철도 등으로 옮기는 러시아군을 괴롭힐 수 있는 위치를 내준 것"이라고 WSJ은 진단했다.
사정거리가 약 80㎞에 이르는 고속기동포병로켓시스템(HIMARS·하이마스) 등을 활용해 크림반도와 외부를 잇는 육로를 충분히 겨냥할 수 있는 지점까지 우크라이나군이 전선을 밀어붙이는 데 성공했다는 것이다.
러시아는 크림대교 복구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영국 국방부는 손상이 심해 일러도 내년 9월에야 사용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우크라이나군은 이미 드니프로강 건너편의 러시아군 진지를 겨냥해 포격을 가하고 있다. 지난주에는 우크라이나군 특수부대가 도하에 성공해 드니프로강과 흑해가 맞닿는 지점인 킨부른 반도에 상륙했다는 소식이 전해지기도 했다.
영국 퇴역장교 출신으로 2014년부터 우크라이나군에 자문을 제공해 온 글렌 그랜트는 러시아군이 혼란에 빠져 있다면서 "우크라이나군이 어떤 수로든 강을 건넌다면 러시아군 다수가 도주할 것으로 의심된다"고 말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러시아군이 정치적 역풍을 무릅쓰고 헤르손에서 후퇴함으로써 큰 손실 없이 정예병력을 보전할 수 있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돈바스 지역의 완전 점령을 최우선 과제로 설정했다. 헤르손에서 철수한 러시아군 병사들의 동부 재배치가 완료되면 돈바스 전선 전황이 크게 바뀔 가능성이 있다는 이야기다.
영국 싱크탱크 왕립합동군사연구소(RUSI)의 에드 아널드 연구원은 지난 2개월 동안 헤르손에서 빠져나간 러시아군 정예병의 규모가 최대 2만 명에 이른다면서 "러시아는 가장 나은 병력의 상당 부분을 보전해 냈다"고 말했다.
다만, 동부전선의 상황은 현재까지는 러시아군에 크게 유리하지 않아 보인다.
러시아군은 지난달 초 도네츠크주 리만 등을 탈환 당한 뒤 인근 요충지인 바흐무트를 빼앗기 위해 대대적인 공세를 펼쳤으나 성과가 미미한 것으로 평가된다. 마크 밀리 미 합참의장은 최근 이와 관련해 우크라이나군이 `매우 성공적인 기동 방어`를 펼치고 있다고 전한 바 있다.
러시아군이 돈바스 지역에 병력을 대거 투입한다면 우크라이나군에 병력과 장비를 추가 배치하도록 강요할 수 있다. 그러나, 돈바스 완전 점령이란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며 다른 전선에서 상대적으로 전력이 약화할 수 있다.
이를 틈 타 우크라이나군이 크림반도마저 탈환하려 시도할 가능성도 있다.
WSJ은 "우크라이나에는 크림반도 자체가 구미가 당기는 목표물"이라면서 크림반도에 주둔 중인 러시아군은 훈련도가 낮은 편이고 우크라이나 내 러시아 점령지 가운데 가장 방비가 약한 지역으로 꼽힌다고 전했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조시형  기자

 jsh1990@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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