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뇌 닮았다'…네카오, 초거대 AI 패권 전쟁

임동진 기자

입력 2022-11-22 19:06   수정 2022-11-22 1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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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단순한 대답만 하는 수준이었던 인공지능이 이제 사람처럼 창의적으로 글을 쓰고, 또 그림까지 그리는 시대가 열렸습니다.

    글로벌 빅테크는 물론 네이버와 카카오도 진화한 인공지능, 이른바 ‘초거대 AI`의 주도권을 갖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데요.

    초거대 AI 기술을 어디까지 왔고, 앞으로 어떻게 발전하게 될지 IT바이오부 임동진 기자와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먼저 초거대 AI란 무엇인가요?

    <기자>
    2014년에 개봉한 영화 ‘그녀(Her)’를 기억하십니까.

    외롭고 공허한 삶을 살아가는 주인공 테오도르가 스스로 생각하고 느끼는 인공지능 ‘사만다’를 만나게 되면서 사랑에 빠지게 되는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단순하게 날씨를 말해주거나 뉴스를 읽어주는 AI 스피커 수준을 넘어서, 영화처럼 AI와 생각과 감정을 나눌 수 있는 날이 멀지 않았습니다.

    기존 인공지능은 주어진 질문이나 상황에 정해 놓은 몇가지 답을 하는 수준이었다면 초거대 AI는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학습해서 스스로 판단해 최적의 결과물을 내놓는 한 단계 진화한 인공지능입니다.

    사람의 뇌에는 신경세포를 연결하고 정보를 전달하는 ‘시냅스’가 100조 개가 있다고 합니다.

    이와 비슷한 역할을 하는 것이 초거대 AI에선 파라미터라고 하는데 현재 국내외에서 개발된 기술은 수천억개 이상의 파라미터를 갖고 있습니다.

    초거대 AI는 2020년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등이 설립한 AI 연구업체가 GPT-3라는 언어모델을 공개하면서 주목을 받기 시작했고요.

    우리나라에서 가장 먼저 나온 초거대 AI는 네이버의 `하이퍼클로바`인데요. 50년치 뉴스에 해당하는 데이터를 학습했다고 합니다.

    <앵커>
    점점 사람과 비슷한 수준의 인공지능이 만들어지고 있다는 건데요.

    대화 뿐 아니라 창의성이 필요한 글 쓰기나 그림을 그리는 것도 가능하다고요?

    <기자>
    제가 지금 들고 있는 이 시집은 카카오브레인이 미디어아트 회사와 함께 출간한 건데요.

    초거대 AI가 1만3천여 편의 시를 수집해 작법을 익혀서 완성한 작품들입니다.

    주제어와 명령어만 입력하면 수 초 내로 시 한 편을 완성할 수 있다고 합니다.

    시집에 있는 53편의 시 중 `고백`이란 제목의 시 인데요.

    `한 번의 괴로움 끝에 / 또 한 번의 괴로움이 시작되는 / 이 끝없는 괴로움의 수레바퀴에서 / 기쁨과 슬픔을 되풀이하는 / 나는 영원히 인간이 되고 싶었다.`

    이처럼 사람의 감정, 또 철학적인 부분까지 담아내는 시까지 이제 인공지능이 쓸 수 있는 시대가 된 겁니다.

    <앵커>
    단어 하나만 주면 바로 글을 만들 어 낼 수 있다니 웬만한 사람보다 뛰어난 부분도 있다고 볼 수 있겠네요?

    <기자>
    앵커님의 이름으로도 1초만에 시를 만들어 낼 수 있는데요.

    제가 네이버의 초거대 AI 모델을 활용한 클로바 스튜디오에 허정민 앵커의 이름을 한 번 넣어봤습니다.

    허 :허허 정민씨 오랜만이예요/허무하다, 내인생은 왜이럴까?
    정 :정말 반갑네요/정말 나만 빼고 다 잘 사는 것 같아.
    민 :민증검사 할게요/민들레 홀씨처럼 살 거야 훨훨 날아 다닐거야.

    언어로 단순하지만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는 것이 삼행시인데요.

    단어를 주고 어떤 느낌으로 삼행시를 만들어 달라, 이렇게 명령하면 계속 새로운 문장을 만들어 냈습니다.

    <앵커>
    그림은 어떤 걸 그리는 건가요?

    <기자>
    카카오는 그림을 그리는 AI도 선보였는데요.

    카카오의 AI 아티스트 칼로는 1억8천만장 규모의 이미지-텍스트 데이터셋을 학습해 다양한 화풍과 스타일로 이미지를 만들 수 있습니다.

    보시는 것처럼 단어를 입력하면 6초에서 7초 내로 6개의 서로 다른 그림을 그려줍니다. 1초당 1개의 그림을 그리는 셈인데요.

    로고, 수채화, 팝아트 등 형식은 물론 모네나 피카소 등 작가의 화풍을 지정해주면 이를 반영해 이미지를 만들어 주기도 합니다.

    앞서 칼로는 호랑이 이미지를 조합해 디지털 작품을 재탄생시켜 전시회에도 참여한 바 있습니다.

    아직은 그림의 일부분이 제대로 표현되지 않거나 주제어들이 뒤섞인 결과가 나오는 경우도 있는데요. 점점 고도화해서 발전시켜 나갈 계획입니다.

    [김세훈 카카오브레인 리서치 디렉터 : 사람이 그릴 때는 어떤 대상, 물체에 대한 이해, 배경에 대한 높은 이해 등을 통해서 조합을 잘 해서 생성을 하기 때문에 아직 인간의 그런 고도의 능력을 기계가 모사하는데는 많이 부족합니다. 개선이 되면 더 이제 사람처럼 그리고 더 안정적으로 그려줄 수 있고…]

    <앵커>
    초거대 AI를 기반으로 한 언어모델과 이미지모델이 실제 산업에는 어떻게 활용되고 있습니까?

    <기자>
    네이버의 하이퍼클로바 언어모델을 이용하면 복잡한 코딩 과정 없이 간단한 설명과 예시만으로 AI 서비스를 만들 수 있습니다.

    화면에서 보시는 것처럼 더플코트, 로션, 다이어리 등 제품 명을 치면 쇼핑몰에서 쓸 수 있는 마케팅 문구를 만들어주기도 하고요,

    축하카드 문구도 상황과 대상만 정해주면 바로 써줍니다.

    또 수많은 스타트업들이 활용하고 있는데요.

    네이버의 초거대 AI를 접목해 작가의 문장을 바탕으로 다양한 표현을 추천해주는 보조작가 서비스, 작문 연습 등의 서비스가 출시됐습니다.

    [김정준 네이버 클로바스튜디오 기획자 : 지시문이랑 예제를 어떻게 구성하는지에 따라서 정말 다양하게 만들 수가 있기 때문에, 그 사람이 어떤 계획을 세우고 서비스를 만드는지에 따라 달려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그만큼 가능성이 열려 있고…]

    카카오의 이미지 모델의 경우 AI 아티스트 칼로를 일반 사람들도 쉽게 쓸 수 있도록 어플리케이션으로 만들어 최근 출시했는데요.

    추후 일부 기능들을 업그레이드한 유료화된 전문가 버전을 내놓을 예정입니다.

    <앵커>
    플랫폼 기업들 뿐 아니라 최근에는 통신사들도 초거대 AI 구축에 열을 올리고 있지 않습니까?

    기업들이 이처럼 초거대 AI 개발에 나서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기자>
    기업들은 현재 신약개발, 의료영상 판독 등 헬스케어는 물론 금융, 교육 등 다양한 분야로 초거대 AI 적용 분야를 넓히고 있는데요.

    더 인간처럼 사고하고 많은 일을 할 수 있는 AI를 만들 수 있다면 업무 효율성과 생산성 자체가 상당히 높아지게 됩니다.

    또 인력에 대한 비용도 줄일 수 있고요. 기업의 미래 생존을 위해서 필수적인 개발과 투자인 셈입니다.

    시장조사업체에 따르면 초거대 AI를 포함한 전 세계 AI 시장 규모는 2024년 750조원 이상으로 커질 전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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