잭다니엘 위스키, 때 아닌 '개싸움'…10년 분쟁 美대법원으로

입력 2022-11-22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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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유명 술병을 패러디한 견공 장난감을 둘러싸고 10년 가까이 지속된 가치 분쟁이 대법원에서 결판나게 됐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미국 연방 대법원은 장난감 제조업체 VIP가 `올드 넘버7 블랙라벨 테네시 위스키`를 모방한 개 노리개를 판매하지 못하도록 해달라는 주류업체 잭다니엘의 청구를 심리하기로 했다고 21일(현지시간) 밝혔다.
VIP가 만들어 파는 개 장난감 `배드 스패니얼스`는 잭다니엘의 위스키병 외형을 본떴다.
다만 병에 적힌 문구는 `올드 넘버2` 등으로 바뀌었고 알코올 함량 표기 등도 `응가 43%` 등 익살스러운 문구로 대체됐다.
잭다니엘은 이 같은 패러디 제품의 판매가 자사의 오랜 명성을 해치는 상표권 침해로 판단했다.
이에 따라 잭다니엘은 VIP에 제품 판매를 중단해달라는 법원의 정지명령을 통보했다.
VIP는 자사 제품이 상표권 위반이 아니라는 점을 확인해달라며 애리조나 연방 지방법원에 2014년 소송을 내며 맞섰다.
이 소송에서는 잭다니엘에 유리한 결정이 나왔다.
그러나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제9 항소법원은 VIP의 장난감이 유머가 담긴 창작물이라며 표현의 자유를 보장한 미국 헌법 1조를 들어 기존 판결을 뒤집었다.
잭다니엘은 "짝퉁 제조업자들이 언제라도 `유머`를 이유로 들어 상표를 오남용하거나 더럽히는 걸 사실상 못 막게 됐다"고 반발했다.
VIP는 잭다니엘이 미국을 대표하는 주류업체이면서도 미국 내 다른 모든 이들이 가진 유머 감각을 따라가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이번에 대법원 판정이 나오면 미국의 헌법적 권리인 표현의 자유와 상표권의 관계를 재설정하는 기준이 마련될 것으로 예상된다.
VIP의 변호인인 베넷 쿠퍼는 대법원이 심리하기로 한 게 유감이라면서도 대법관들에게는 표현의 자유와 상표권, 두 가치를 절충할 패러디의 명백한 기준을 세울 기회라고 내다봤다.
쿠퍼는 "우리 사건이 국가적 기준을 만들기 위한 훌륭한 시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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