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연내 전 제품 공급 가능"...화물연대 파업 변수 [르포]

입력 2022-11-24 15:54   수정 2022-11-24 1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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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항제철소 복구 83% 완료
    <앵커>
    포스코 포항제철소가 지난 9월 태풍 ‘힌남노’ 영향으로 침수피해를 입은 지 오늘(24일)로 79일이 지났습니다.
    국가 기간산업이 이제는 정상적으로 돌아가고 있을까요?
    포항제철소의 현재 상황을 진단하기 위해 취재기자가 직접 현장에 다녀왔습니다.
    송 기자. 침수 피해를 입었던 포항제철소 곳곳을 살펴보고 왔는데 분위기는 어떻던가요?


    <기자>
    마침 어제 포항에 내려가는 길에 비가 내렸습니다.
    많은 비는 아니었지만 현장에서 만난 포항 직원들은 작은 비에도 신경이 곤두선다고 심경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시간이 2달 넘게 흘러서인지 제철소 안 도로나 주변 시설은 예전 모습을 회복한 듯 보였습니다.
    다만 물이 찼던 건물 안에서 꺼낸 다양한 종류의 폐기물들이 아직 주변 공터 곳곳에 쌓여 있었고, 일반 도로에서는 볼 수 없는 큰 덤프트럭들이 연이어 실어 나르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앵커>
    아직 복구가 완벽히 끝났다고 볼 수 없는 상황이군요.
    현재 피해 복구는 어느 정도 이루어졌습니까?


    <기자>
    포스코에 따르면 침수 피해가 컸던 압연 공장은 다음 달까지 18곳 가운데 15곳의 복구를 마치고 전 제품을 공급한다는 계획입니다.
    그러니까 83%가량이 연내 복구되는 셈입니다.
    일부 전문가들은 깊이는 최대 15미터, 아파트 7층 높이에다 여의도 면적에 달하는 제품 생산 라인 대부분이 완전히 물에 잠겼었기 때문에, 이 생산라인을 정상적으로 가동하는 데에만 최소 수년이 걸린다고 진단했습니다.
    그런데 복구가 상당히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겁니다.
    저도 물에 잠겼었던 생산라인에 내려가 보니 아직 전기가 들어오지 않아서 어둡고 습한 지하 공간에서 비상발전기를 가동하면서 복구 작업을 하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는데요.
    특히 이곳에 있는 100톤이 넘는 대형 모터 13대가 모두 물에 잠겼기 때문에 이를 정비하는 것도 보통 일이 아니었습니다.
    철을 압축해서 얇게 펴는데 핵심이 되는 장비가 바로 이 모터인데요.
    일반적으로 제조사에 이 모터를 보내서 수리 과정을 거쳐야 하는데, 그렇게 하면 최대 수년 동안 가동을 못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는겁니다.
    그런데 이곳에서 46년 동안 근무했던 1호 명장의 제안으로 현장에서 자체적으로 복구하는 프로세스가 개발되면서 복구 작업에 속도가 붙었습니다.
    현재는 두개의 모터만 제외하고 모두 정상적으로 가동되고 있고 이 두 모터 역시 연말까지 복구를 마칠 예정입니다.
    계열사를 통해 복구 시간을 단축한 점도 고무적이었는데요.
    약 110km에 이르는 침수 케이블은 재사용이 불가능해서 모두 철거 후 재설치하는 상당히 까다로운 과정을 거쳐야 했는데요.
    포스코 ICT의 지원으로 반년 이상 걸릴 작업이 석 달 안에 마무리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앵커>
    이번 복구에 투입된 인력도 어마어마했다면서요?


    <기자>
    전사적인 노력과 함께 민관군 봉사단체의 지원이 더해지면서, 복구 작업은 더 빠르게 이뤄졌습니다.
    현재까지 복구에 참여한 인력은 100만 명에 달하는데요. 하루 평균 1만 5천 명 가량이 투입된 셈입니다.
    복구 작업은 선택과 집중 방식으로 이뤄지고 있었습니다.
    가장 피해가 컸던 2압연공장에선 전기차 모터에 활용되는 전기강판 물량 대부분이 생산되고 있습니다.
    연관 산업의 도미노 타격을 입힐 수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가장 먼저 복구에 나섰고요. 현재는 재가동을 하고 있습니다.
    또 부족한 물량은 광양제철소에서 확보하면서 물량 공급에는 차질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국가 중요시설로 분류된 공장을 왜 물길 가까이 지어서 큰 피해에 노출됐을까라는 의문이 들거든요?

    주변 하천을 미리 정비할 수도 있었잖아요?

    <기자>
    저도 그런 의문이 들어서 폭우 당시 범람했었던 냉천을 찾아가 봤습니다.
    얕은 물이 흐르는 이곳이 바로 냉천입니다.
    가장 많은 침수피해를 입었던 2열연공장과는 약 100미터가량 떨어져 있었습니다.
    냉천을 보기 전까지는 그냥 작은 하천 정도로만 생각했었는데, 제방과 제방 사이 폭이 100미터가 넘고, 높이는 4미터에 이르는 상당히 넓은 물길이었습니다.
    평소에는 물이 흐르지 않는 건천인데 이날 비가 내렸기 때문에 많지 않은 양의 물이 흐르는 것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태풍으로 시간당 최대 500mm의 물폭탄이 쏟아진 데다, 만조까지 겹치면서 수위가 급격히 높아졌는데요.
    당시 상황을 지켜봤던 한 관계자는 마치 거대한 댐이 만들어지는 것 같았다면서, 건너편 제방보다 상대적으로 지대가 낮았던 2열연공장 쪽으로 모든 물이 향했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다만 사고 이후 냉천 하류로 내려갈수록 폭이 급격히 좁아지는 문제가 지적됐는데요.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 지자체와 함께 개선 방안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지금처럼만 진행이 된다면 포스코가 철강산업 생태계를 복원하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는 건가요?


    <기자>
    우선 협력사의 유동성 흐름에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는 부분이 점쳐지고 있는데요.
    협력사의 경우 대부분 영세하기 때문에 이른바 ‘버틸 체력’이 많지 않기 때문입니다.
    포스코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상생 협력 특별펀드를 통해 1,700억 원을 마련하고 협력사의 자금줄이 마르지 않도록 대출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특히, 화물연대가 오늘(24일)부터 무기한 전면 총파업에 돌입한 점도 변수로 떠오르고 있는데요.
    포스코 측에 확인해 보니 제품 출하에 대한 걱정보다는 수해 복구에 필요한 자재나 설비 반입에 어려움이 있진 않을지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전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포스코는 수해 복구를 위한 설비 자재 반입이나 복구 과정에서 발생하는 폐기물을 반출하는 목적의 화물차량 입출고는 가능하도록 화물연대와 협의하고 있습니다.
    다만 아직 결론이 나지 않았기 때문에 앞으로 어떻게 진행될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겠습니다.

    <앵커>
    네, 잘들었습니다.


    11월 23일 포스코 포항제철소 직원들이 2열연공장 복구작업을 하고 있다.

    한국경제TV  증권부  송민화  기자

     mhsong@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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