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대금리차 8년만에 최대치…당국 제동에 은행 '속앓이'

입력 2022-11-27 14:31   수정 2022-11-27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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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들의 `이자 장사` 성적표로 통하는 예대금리차(대출 금리와 예금 금리의 차이)가 8년 만에 최대치로 벌어졌다.

27일 금융감독원이 더불어민주당 김성주 의원실이 제출한 자료와 한국은행 등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말 잔액 기준 국내 은행의 평균 예대금리차는 2.46%포인트로 집계됐다.

이는 2014년 2분기(2.49%포인트) 이후 8년 만에 최대 수준이다. 국내 은행 예대금리차는 2020년 3분기 말 2.03%포인트에서 그해 4분기 말 2.05%포인트, 지난해 1분기 말과 2분기 말에 각각 2.12%포인트, 3분기 말 2.14%포인트, 4분기 말 2.21%포인트로 계속 커졌다.

금리 인상이 본격화된 올해도 이 같은 추세는 이어졌다.

예대금리차는 지난 1분기 말 2.32%포인트, 지난 2분기 말 2.40%포인트로 더 벌어졌다.

올해 국내은행의 금리 변동 현황을 보면 예금 금리는 올해 2분기 말에 1분기 말보다 0.21%포인트 올랐는데, 같은 기간 대출 금리는 0.29%포인트 올랐다. 올해 3분기 말 예금 금리는 2분기 말보다 0.49%포인트 올랐는데, 같은 기간 대출 금리는 0.55%포인트 상승했다.

은행들이 금리 인상 기조 속 예금 금리보다 대출 금리를 더 많이 올렸다는 뜻이다. 다만 금리 인상기에 예대금리차가 벌어지는 것은 자연스러운 구조라는 설명도 많다.

한은이 지난달 발표한 `우리나라 은행의 예대금리차 변동요인` 보고서에 따르면 기준금리 1%포인트 인상으로 잔액 예대금리차는 약 0.25%포인트 커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은행 대출의 상당 부분은 변동금리 조건이고 예금의 경우 절반 이상이 요구불예금·수시입출금예금 등 금리가 낮은 `저원가성`이기 때문에, 대출 금리가 예금 금리보다 더 빨리 오르면서 예대금리차가 벌어진다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금리의 가파른 상승세 속에 가계 대출 부담이 더 커지자 금융당국은 은행들의 예대금리차 상세 공시 등을 통해 은행들의 과도한 이자 장사를 감시하고 자율 경쟁을 촉진하고 있다.

금감원이 최근 시행에 들어간 `은행업 감독 업무 시행 세칙` 개정안에 따르면 은행들은 예대금리차 산정의 세부 항목인 저축성 수신금리, 대출평균·가계·기업대출금리 등을 매월 은행연합회 홈페이지를 통해 공시해야 한다.

이에 은행들은 예금 금리 인상 폭은 늘리고, 대출 금리는 일제히 낮추며 예대금리차 통계 관리에 신경을 쓰는 모양새다. 그러나 이달 금융당국이 시중 유동성이 모두 은행권으로 쏠리는 `역머니무브`를 경계하며 수신 금리 경쟁을 자제하라는 메시지를 연달아 내자 은행권에는 당혹스러워하는 분위기도 읽힌다.

예대금리차 공시 등 정부 정책이 예금금리 인상 경쟁을 조성한 측면이 있다는 것이다.

또한 회사채 시장이 위축되며 기업들이 은행 대출로 몰리는 추세라 은행권의 자금 조달 필요성도 커지고 있다.

은행권은 금융당국의 권고 아래 한 달여 간 은행채 발행도 자제해온 상황이라 유동성 확보에 어려움이 커졌다고 토로한다. 이에 금융당국은 이르면 다음 달부터 은행채 발행을 재개하는 등 은행권의 자금 조달 부담을 완화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은행 입장에서도 은행채가 자금 조달 수단 중 가장 중요한데, 시장 상황 때문에 발행하지 못한 게 한 달이나 됐다"며 "시장 충격을 최소화하면서 은행채를 어떻게 재개할지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이복현 금감원장도 지난 24일 "예금을 못 올리고 은행채도 발행 못 해 유동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은행의 입장을 잘 알고 있다"며 "주말 전후에 또 한 번 관계장관 회의라든가 어떤 고위급 의사 결정을 통해 유동성 운영 관련 제언을 드릴 기회가 있을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khkkim@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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