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엄격한 `제로 코로나` 정책과 이에 반발하는 시위 확산으로 혼돈이 가중되는 가운데 산유국들이 또 감산을 결정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왔다.
제프 큐리 골드만삭스 글로벌 원자재 리서치 부문장은 29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열린 탈탄소경제 콘퍼런스에서 CNBC 방송과 인터뷰를 하고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과 비OPEC 산유국 협의체인 OPEC+가 유가 하락을 저지하려는 추가 조치에 나설 것으로 예상했다.
다음달 4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리는 OPEC+ 회의에서 "우리가 감산을 보게 될 확률이 높다고 생각한다"고 큐리 부문장은 밝혔다.
OPEC+는 앞서 10월 초 미국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하루 200만 배럴의 감산을 결정했으나, 이번 12월 회의를 앞두고 하루 최대 50만 배럴의 증산 논의가 진행 중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최근 보도한 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큐리 부문장이 감산 합의를 예상한 것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을 막기 위한 중국의 엄격한 방역 정책으로 원유 수요가 둔화하고 가격이 내려갈 가능성을 산유국들이 우려하고 있기 때문이다.
8월 말까지만 해도 배럴당 100달러를 넘었던 국제 유가는 최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가 80달러 밑으로, 브렌트유가 80달러대 초반으로 각각 떨어진 상태다.
큐리 부문장은 "현재 진행 중인 상황을 고려할 때 아마도 중국에서 또다시 수요가 악화할 것 같다"고 지적했다.
주민들의 항의 시위로 중국 정부가 어쩔 수 없이 고강도 봉쇄 조치를 거둬들일 가능성도 제기되지만, 이 경우에도 경제 활동이 정상화되기 어렵다고 큐리 부문장은 진단했다.
그는 "억지로 하는 리오프닝(경제 활동 재개)이 될 것이라는 리스크가 있다"면서 "이 경우 사람들은 기차를 타지 않고, 일하러 나가려 하지 않는 등 `셀프 봉쇄`를 선택할 수 있다. 수요가 더 악화한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큐리 부문장은 내년 유가의 중기적 전망이 "매우 긍정적"이라며 골드만삭스가 내년 브렌트유 가격 전망치를 배럴당 110달러로 유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시장 역시 산유국들의 감산 가능성과 중국의 제로 코로나 해제를 기대하면서 국제 유가를 이틀 연속 밀어올렸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내년 1월 인도분 WTI는 배럴당 1.2%(0.96달러) 오른 78.2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다만 런던 ICE선물거래소의 1월물 브렌트유는 배럴당 0.2%(0.16달러) 내린 83.03달러에 마감돼 혼조세를 보였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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