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연금 '머니무브' 시작됐다…보험사 자금확보 사활

입력 2022-12-02 19:16   수정 2022-12-02 1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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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퇴직연금 '판매액<부채'인 중소형보험사
    '유동성 공포' 속 채권도 안 팔려
    키움증권, 8.25% 상품 판매 중단
    <앵커>

    금융당국이 지난달 28일 올해 말 퇴직연금 가입자에게 적용될 각사별 퇴직연금 상품의 금리를 공시했습니다.

    증권사 2곳이 8%대 이자율을 보장하겠다고 나섰고, 보험사들도 큰 폭으로 금리를 높여잡았습니다.

    특히 보험사들의 자금 이탈 공포는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확인됩니다.

    `유동성 공포`에 현금을 구하려 하니 이자율은 높게 제시해야겠고, 높은 이자율 탓에 수익성은 나빠지는 악순환에 빠졌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당국도 일부 보험사들을 대상으로 유동성 점검에 돌입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배성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중소형보험사인 푸본현대생명과 롯데손해보험.

    타사 퇴직연금 판매를 의미하는 `퇴직연금부채`가 자체 판매액보다 큰 대표적인 회사들입니다.

    푸본현대생명이 공시한 12월 퇴직연금 이율은 전달보다 무려 1.4%p 오른 6.6%.

    비슷한 상황에 처한 롯데손해보험과 IBK연금보험 등도 상황은 마찬가지입니다.

    부채 위험에도 불구하고 이들이 이자율을 올리고 나선 이유는 무엇일까.

    은행과 증권사들이 일제히 고금리 퇴직연금 상품을 출시한 탓입니다.

    11월에서 12월까지 한 달 새 은행권 퇴직연금 상품의 평균 금리는 5%를 넘겼고, 증권사는 무려 1.29%p 올라 6% 중반까지 올랐습니다.

    그러나 보험사가 주로 취급하는 DB형 상품은 1년마다 공시이율을 재산정하기 때문에, 2% 수준에 그치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렇다 보니 보험사 퇴직연금 가입자들이 대거 이탈할 것이라는 우려가 고개를 듭니다.

    실제로 4대 시중은행의 퇴직연금 적립금은 최근 두 달새 3조 원, 약 3%가량 는 것으로 취합됐습니다. (101조 6,796억 원→104조 6,206억 원)

    계약을 해지하는 가입자들에게 현금을 지급해야 하는데, 그 또한 만만치 않습니다.

    채권을 팔자니 금리 상승 탓에 채권 가격이 크게 떨어진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금융당국도 조치에 나섰습니다.

    당국은 자금 이탈을 대비해 퇴직연금 차입 한도를 내년 3월 말까지 완화하고, 금융사들의 이자율 경쟁을 자제시킨다는 방침입니다.

    8%대 이자율 상품을 내세웠던 일부 증권사들도 판매를 중단하고 나섰습니다.

    키움증권은 이번 달부터 시작한 8.25% 이율보증형 상품 판매를 오늘 중단했습니다.

    가장 높은 이자율을 써낸 다올투자증권은 해당 상품을 12월 중순 이후 판매를 시작한다고 밝혔습니다.

    한국경제TV 배성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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