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들, 달러 대신 신흥국 통화 매수"

입력 2022-12-06 1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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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달러가 약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투자자들은 달러가 지속적으로 하락 반전할 것이라고 예상하며 신흥국 통화에 베팅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5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MSCI 신흥국 통화지수는 11월 저점에서 거의 5% 상승했으며 약 7년 만에 최고의 월간 상승률을 기록했다. 연준이 곧 금리 인상 속도를 늦출 것이라는 기대가 신흥국 통화에 대한 투심를 북돋우면서다.
달러 투심의 약세 전환은 9월 고점에서 선진국 통화 바스켓 대비 달러가 8% 하락하며 그 징후를 보였다.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 데이터에 따르면 11월 선물 시장에서 트레이더들은 16개월 만에 처음으로 미국 달러에 대한 순 숏 포지션으로 전환했다고 로이터는 보도했다.
아문디 US의 통화전략 총괄 이사인 파레시 우파드야야는 이에 대해 “세상이 달러 약세장에 줄을 서고 있다”고 표현했다.
올해 들어 신흥국들의 통화가치 하락률은 선진국의 약 절반에 그치며 올해 신흥국 통화는 선진국 통화를 능가했다고 평가된다. MSCI 신흥국 통화지수는 연초 대비 5% 하락했지만 주요 10개국 통화는 거의 그 두배나 하락한 것이다.
연준의 금리 인상 속도조절 가능성 외에도 투자자들은 중국의 코로나19 방역 완화와 신흥국 통화의 특징인 비교적 높은 수익률을 신흥국 통화를 사들이는 이유로 언급했다.
브라질 헤알화와 같은 일부 신흥국 통화는 인플레이션에 따라 조정된 매력적인 수익률을 제공한다. 미국 10년 만기 국채의 인플레이션 조정 수익률은 1.08%인 반면 브라질 국채는 6.07%의 수익률이다.
중국 위안화는 10월 말 이후 달러 대비 약 5% 상승했으며 금요일에 20년 만에 미국 통화에 대해 최고의 주간 성과를 기록했다. 중국의 항셍 지수는 11월에 27% 상승하며 1998년 10월 이후 최고의 달을 보냈다.
전문가들은 태국 바트와 말레이시아 링깃을 포함한 아시아 신흥국 통화에 대한 노출도 늘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11월에 바트는 8%, 링깃은 6% 상승했다.
한편 달러의 지속적인 하락에 베팅하기엔 이르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당장 다음주 13일 나오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인플레이션이 견조함을 보일 경우 연준의 매파적 태도에 대한 베팅을 재점화하고 이것이 달러를 부양할 수 있다는 예측도 제기됐다.
또한 금리 인상 속도조절 가능성은 시사됐지만 최종금리가 예상보다 더 높아질 경우 경기 침체 위험이 커져 신흥국 통화는 타격을 받고 달러가 상승할 수 있다는 것이다. 경기 침체는 경기의 영향을 강하게 받는 통화들이 비교적 안전한 달러에 대해 상승할 수 있는 능력을 제한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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