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대를 향한 열정' 박진영, 4일간 화려하게 불태운 그루브…“지금부터 환갑까지 딱 10번, 최고의 공연 약속할 테니 다시 만나자”

입력 2022-12-26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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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할 수 있게 해줘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저는 이 자리에서 기다리겠습니다. 내년 12월에 만나요.”

몇 번이고 노래하고 춤을 춰도 언제나 최상의 에너지를 폭발시키는 진짜 딴따라 박진영(J.Y. Park)이 4일간 단독 콘서트를 펼치고 60세 기념 공연을 향한 특별한 카운트다운을 시작했다.

박진영은 지난 12월 22일부터 25일까지 나흘간 서울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총 4회 단독 공연 `GROOVE BACK`(그루브 백)을 개최했다.

이번 단독 콘서트는 2019년 12월 총 6회 규모의 전국 투어 `박진영 콘서트 NO.1 X 50`(넘버원 피프티) 이후 3년여 만에 여는 반갑고 뜻깊은 시간으로써 높은 기대를 모았다. 그 역시 공연을 향한 강한 열정과 애정을 드러내며 시작부터 열기를 끌어올렸다.

박진영은 "지난 3년 동안 이 순간만을 기다렸고 여러분의 표정을 바라보며 노래하고 춤추는 게 무엇보다 소중하다. 가수는 이렇게 찾아와 주시는 분들이 없다면 공연을 못한다. 제게 와주셔서 무척 감사하다"는 말로 관객을 맞이했다.




공연명 `GROOVE BACK`처럼 관객 안에 꿈틀대는 무언가를 깨우기 위해 박진영은 매 순간을 하이라이트로 가득 채웠고 전 세대를 아우르는 음악 에너지를 폭발시키며 공연장을 들썩이게 했다.

공연 `GROOVE BACK`은 무대를 크게 감싸는 듯한 피라미드형 구조에 밴드가 자리해 마치 관객이 거대한 라이브 라운지에 초대된 듯한 느낌을 선사했다. 웅장한 인트로와 함께 등장한 박진영은 무대를 천천히 누비며 존재감을 확인했고 그루브 파티 시작을 알렸다.

역대급 히트곡 `어머님이 누구니 (Feat. 제시)`, `그녀는 예뻤다`로 댄스 감각을 자극했고 `Uptown Funk (Feat. Bruno Mars)`와 `Groove Back (Feat. 개코)`로 관객의 흥을 높였다.

박진영은 가요계 대표 댄스 가수이자 프듀듀서답게 제대로 된 그루브를 준비했다. 끈적한 그루브를 표방하는 매혹적인 노래들 `난 여자가 있는데`, `나로 바꾸자 (duet with JYP)`, `니가 사는 그집`은 물론 김건모의 `첫사랑`에 `날 떠나지마`까지 영원한 딴따라의 여전한 기량을 보여줬다.

악기를 통한 그루브도 매력이 넘쳐흘렀다. 베이스, 기타, 건반, 드럼, 코러스 등 세션 사운드를 하나하나 짚어 들려준 그는 한국인의 정서를 읽은 깜짝 무대 송대관의 `네박자`를 부르기도 했다. 여기에 쉴 틈 없이 `When We Disco (Duet with 선미)`, 원더걸스 `Nobody`, `Honey`를 이어 선사해 진한 몰입도를 안겼다.




그루브를 타고 타고 시간 여행도 펼쳐졌다. 박진영은 자신의 음악 인생에 지대한 영향을 준 아티스트로 마이클 잭슨, 퀸시 존스, 프린스를 비롯해 엘비스 프레슬리 역시 특별한 영감을 줬음을 이야기했다.

그는 "지금부터 여러분과 50년 전 1970년대 사막 도시 라스베이거스로 시간 여행을 떠나겠다"며 바로 무대 위에서 매무새를 가다듬고 엘비스 프레슬리다운 복장을 갖춰 입고 스탠드 마이크 앞에 서 환호성을 자아냈다. 펄럭이는 나팔바지에 현란한 스텝을 밟으며 `Hound Dog`, `Don`t Be Cruel`, `Jailhouse Rock`을 열창한 박진영은 생생한 밴드 사운드에 힘찬 음색을 실었다. 악기와 하나 되어 스윙하는 박진영 표 퍼포먼스는 `청혼가`, `Bad Girl Good Girl`, `FEVER(Feat. 수퍼비, BIBI), `Swing Baby`로 이어져 떼춤과 떼창의 장관을 이뤘다.

특히 박진영이 준비한 모든 그루브에는 그의 탁월한 감각과 관록이 빛났다. 그가 직접 작사 작곡한 곡들에 특별한 의미를 갖는 아티스트 곡을 적재적소 믹스시킴은 물론 진정한 메들리가 무엇인지를 느끼게 하는, 어디로 튈지 모르지만 맛깔난 흐름을 차려 관중의 환희를 끌어냈다.

박진영은 4일 연속 단독 콘서트를 성료하고 가수로서 의미를 찾았다. 모든 가수들이 `오래`하고 싶어 하지만 지속하기 힘든 이유, 박진영이 29년 동안 리빙 레전드 댄스 가수로서 살아가는 이유로 `관객의 발걸음`을 꼽은 것.

박진영은 `살아있네`를 가창하기 전, 1994년 데뷔 이래 2022년 지금까지 직접 지켜봤던 가요계 변화와 음악 시장 발전을 말하며 "제 노래 `살아있네` 가사 그대로 레코드판이 카세트테이프가 되고, CD로 다운로드 스트리밍으로 변하는 걸 두 눈으로 지켜봤다. 오래가는 자, 버텨서 살아남는 자가 진정 강한 자라고 생각하기에 오래오래 댄스 가수를 하고 싶었다. 새해 좋은 일만 있으리란 보장은 없지만 어떤 시간에도 여러분이 살아가시는 데 `버티는 힘`이 되어드리고 싶다. 저를 보고서 `저렇게 열심히 하는데 나도 힘을 내봐야지`하고 에너지를 받으셨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붉은 산타복을 입고 산타로 변신해 캐럴 `Winter Wonderland`, `All I Want For Christmas Is You`를 부르며 앙코르를 시작한 박진영은 희망을 더해 god의 `사랑해 그리고 기억해`, `촛불하나`를 관객과 함께 노래했다. 열화와 같은 성원에 힘입어 재 앙코르 스테이지에 올라 대표 발라드곡 `너의 뒤에서`, `대낮에 한 이별`을 마지막으로 피날레를 완성했다.

그는 음악에 시대를 접목해 전 세대가 더불어 즐길 수 있는 그루브 파티를 성대하게 열었고 가수와 관객이 감동을 교환하는 장을 꾸렸다. 90, 00, 10, 20년대 가요계에 박진영이 있고, 대중 음악사 성장 여정 속 지표가 된 그가 2022년의 끝자락에서 희망찬 메시지를 선물했다.




기나긴 팬데믹 끝, 박진영의 공연이 다시 호흡했다. 4일간 매 공연마다 28곡의 세트리스트를 리얼 라이브로 선보인 그는 연신 관객을 향해 고마움을 드러내고 또 남다른 약속을 맺었다.

박진영은 "이렇게 다시 여러분을 뵙는 날이 와서 너무 기쁘다. 제가 만 51세에 내년 봄에는 데뷔 만 29년이 된다. 하루에 밥을 한 끼만 먹고 2시간씩 운동하고 노래와 피아노 연습을 계속하는 이유는 단 한 가지, 오늘 와주신 분들이 내년에도 공연장을 찾아와주셨으면 하기에. 제 머릿속은 온통 이 생각뿐이다. 아무리 돈을 많이 벌고 성공을 해도 제게 공연은 그 어떠한 것과도 바꿀 수 없이 값지고, 안 하고는 못 살겠다"며 무대를 향한 진심을 표했다.

"제가 지난 시간을 어떻게 살아왔는지 무대 위에서는 속일 수 없고, 제가 그간 어떻게 준비했는지 이 자리에서 여러분이 느끼실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며 혹독하고도 철저한 자기 관리가 힘들지만 이 모든 것을 견디게 하는 힘인 무대 향한 열정을 쏟아내는 박진영을 향해 관객 또한 감화되어 뜨거운 함성으로 화답했다.

그는 "무언가를 하는데 왜 하는지에 대한 답이 서지 않으면 지치기 마련인데, 저는 20대에 빠르게 성공하면서 사춘기도 늦게 온 것 같았다. 그때 들었던 생각이 음악을 오래 하고 싶고 다들 어렵다고 하는 `만 60세까지 댄스 가수를 해보겠다` 결심이 섰다"며 목표를 밝혔다.

"4일 연속 공연을 한다 했을 땐 처음에는 두려웠지만 여러분 응원 덕에 마지막날까지 어떻게 시간이 갔는지 모를 정도다. 제 환갑은 2031년 12월이다. 오늘 공연부터 환갑까지 딱 10번 남았다. 10번 더 와달라. 최고의 공연을 보여드리겠다"고 약속하며 뭉클함을 나눴다.

박진영이 만 60세 댄스 가수를 향한 전무후무한 카운트다운에 돌입하고 가수의 자리에서 여운과 용기를 남겼다.


한국경제TV  디지털이슈팀  유병철  기자

 onlinenews@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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