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관 폭발 배후는 미국" 폭로에 중·러만 시끌, 왜?

입력 2023-02-11 21:57  


지난해 발트해 노르트스트림 가스관 폭발 사건은 미국 정부의 비밀 작전에 의한 것이라는 탐사전문 기자의 보도 이후 미국 언론들의 침묵이 이어지고 있어 관심이 쏠린다.

미국의 탐사보도 전문기자인 세이무어 허쉬(85)는 지난 8일(현지시간) 온라인 출판 사이트에 올린 `미국은 노르트스트림 가스관을 어떻게 제거했나`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미 해군 잠수 요원들이 작년 6월 정부 지시에 따라 노르트스트림 가스관에 원격작동 폭발물을 심었고, 중앙정보국(CIA)이 3개월 후 노르웨이와 협력해 이 폭발물을 터트렸다고 보도했다.

허쉬는 `작전 계획을 직접적으로 아는 소식통`을 인용하면서 이 작전은 조 바이든 대통령의 지시에 따른 것이라고 전했다. 특히 그는 미국 정부가 유럽에 대한 러시아의 영향력을 축소하기 위해 극비 작전을 통해 노르트스트림 가스관을 폭파했다고 주장했다.

노르트스트림 가스관은 러시아에서 독일 등 유럽으로 가스를 직수출하는 주요 경로다. 노르트스트림은 스위스에 본사를 두고 있지만 최대 주주는 러시아 국영 가스회사 가스프롬이다. 당시 폭발로 덴마크와 스웨덴의 배타적경제수역(EEZ) 내 해저에 설치된 노르트스트림-1과 노르트스트림-2 가스관 4개 중 3개가 파손되면서 막대한 양의 가스가 누출됐다.

양국 수사당국은 강력한 폭발로 가스관이 훼손됐다고 잠정 결론을 냈지만, 폭발을 누가 일으켰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미국 뉴욕타임스(NYT) 등 서방국 언론들도 폭발의 원인이 `미스터리`로 남았다고 전하면서 아무래도 러시아가 유력한 용의선상에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그 배후가 다름 아닌 미국 정부라고 허쉬가 폭로한 것이다.

허쉬는 베트남전 때 미군이 어린이와 부녀자 등 주민 500여명을 학살한 `미라이(My Lai) 사건`의 진상을 보도해 1970년 퓰리처상을 받은 탐사보도 전문 기자다. 이 보도가 사실상 미군의 철수를 이끌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2004년에는 미군이 운영하던 이라크 아부그라이브 교도소에서 수감자들에게 조직적으로 가혹행위가 이뤄진 사실을 폭로해 여러 언론상을 받았다.

그러나 NYT를 비롯해 워싱턴포스트(WP) 등 유력 신문들은 허쉬의 폭로기사를 거의 언급하지 않았다. 백악관은 허쉬의 보도에 대해 "전적으로 허위이고 완전히 소설"이라며 강하게 부인했다.

로이터통신은 허쉬의 보도 내용을 간략히 전했으나 출처가 익명의 취재원 한 명뿐이며 해당 내용을 확증할 수 없었다고 평가했다. 또한 오사마 빈 라덴 사살 작전, 시리아 민간인에 대한 화학무기 사용과 관련한 허쉬의 최근 탐사보도가 익명의 취재원에 의존하고 명확한 증거가 없어 논란을 불러일으켰다고 덧붙였다.

이에 비해 러시아와 중국의 관영 언론들은 허쉬의 보도 내용과 이에 대한 국제적 조사를 촉구하는 양국 정부의 반응을 연일 집중적으로 보도하고 있다. 노르트스트림 폭발 사고의 배후가 미국 등 서방 국가들일 것이라는 의혹은 러시아가 줄곧 주장해온 내용이기도 하다.

이와 관련해 러시아 스푸트니크 통신은 11일 레이더 자료 분석 결과 노르트스트림 가스관이 폭발하기 3개월 전인 지난해 6월 나토 훈련 기간에 미국과 독일 해군 정찰기가 향후 폭발지점 상공을 저고도로 집중 선회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휘경  기자

 ddehg@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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