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끝나가니 '으르렁'…소송으로 얼룩진 바이오

김수진 기자

입력 2023-02-15 16:58  

진단키트 제조·공급사 '힘싸움'
자료 화면

<앵커>
최근 바이오·의료기기 업계가 기업 간 소송으로 시끄럽습니다.

한두 업체도 아닌데다, 관련 주가도 크게 영향을 받고 있는데요, 소송과 관련한 업계 이야기 IT·바이오부 김수진 기자와 함께 알아봅니다.

김 기자, 최근에 메디톡스와 대웅제약 소송이 화제가 됐었죠? 그리고 이게 다가 아니라면서요?

<기자>
메디톡스와 대웅제약의 `보톡스 균주 논란` 1심 결과가 지난 10일에 나왔죠.

법원이 메디톡스에게 일부승소 판결을 내리면서 대웅제약은 손해배상금 400억 원을 지급하고, 균주를 사용하면 안 된다는 결론이 났습니다.

당일 주가도 메디톡스는 상한가에 가까운 가격까지 접근했지만, 대웅제약은 19%나 급락하며 엇갈리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대웅제약은 오늘 이를 반박하며 집행정지 신청서를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제출했습니다.

<앵커>
아무래도 소송이 더 길어질 수 있겠네요.

<기자>
네 이대로라면 3년 이상 더 걸린다고 봅니다.

메디톡스와 대웅제약 외에도 지금 기업 간 소송으로 시끄러운 기업들이 있는데요, 이들의 공통점이 `코로나 진단키트`와 관련됐다는 겁니다.

먼저 잘 알려진 사건이 셀트리온과 휴마시스입니다.

<앵커>
지난달 31일 셀트리온이 휴마시스를 상대로 손해배상·선급금 반환 소송을 제기했고, 최근 휴마시스도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죠?

<기자>
그렇습니다.

두 회사는 원래 파트너였습니다, 1,366억 원 규모의 공급계약을 맺었죠.

휴마시스가 제품을 만들고 셀트리온이 미국법인을 통해 제품을 시장에 유통했고요.

두 회사 주장이 지금 판이합니다.

셀트리온은 "미국 내 진단키트 수요가 급증한 2021년 하반기부터 2022년 초까지 수차례 발주를 진행했지만, 2021년 10월부터 휴마시스는 납기를 어겼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즉 키트 납품이 지연됐다는거죠. 제때 키트를 받지 못해 재고에 따른 손실과, 평판 하락에 따른 피해를 입었다는 설명입니다.

셀트리온이 휴마시스에게 청구한 손해배상액은 602억 원입니다.

<앵커>
휴마시스 측은 어떻습니까?

<기자>
휴마시스는 셀트리온이 키트 대금을 주지 않았고 납품을 연장하거나 중단하자는 것도 먼저 요청했다고 설명합니다.

공식적으로는 "셀트리온이 휴마시스에 미지급한 대금은 약 516억 원"이라며 "셀트리온이 생산 중단과 납기 연장을 요청했고, 기존 대비 50% 이하 단가 인하까지 요구했다, 단가 수용을 하지 않으니 셀트리온이 계약 파기를 주장했다"는 주장입니다.

휴마시스가 셀트리온에 청구한 손해배상액은 1,200억 원입니다.

<앵커>
얼핏 들어만 봐도 양측의 주장이 팽팽한데요.

<기자>
셀트리온, 휴마시스와 직접 대화해봤는데요.

셀트리온은 "소송 중이라 자세한 이야기가 어렵다, 소송 결과로 이야기하겠다"고 전했고, 휴마시스는 "셀트리온에서 먼저 생산 중단을 요구했다, 대기업의 갑질이다"라고 밝혔습니다.

<앵커>
또 다른 진단키트 회사도 상황이 비슷하다고요?

<기자>
팜젠사이언스가 최대주주로 있는 코스닥 상장사 엑세스바이오와 미국 회사 인트리보도 소송전을 벌이고 있습니다.

<앵커>
이쪽도 공교롭게 납품, 대금 지불 문제인가요?

<기자>
비슷합니다. 두 회사 역시 파트너사였고, 엑세스바이오가 키트를 만들고 인트리보가 제품을 시장에 유통했습니다.

이 두 회사와도 따로 연락을 해 봤습니다.

미국에서 소송 중이고, 이에 따른 비밀유지 의무가 있기 때문에 자세히 언급하기를 꺼렸습니다.

인트리보에 서면으로 질의해 받은 답변을 한번 살펴보겠습니다.

인트리보는 "엑세스바이오는 2021년 4분기에만 진단키트 5,500만 개를 제공한다는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 계약된 물량의 3분의 1 수준인 2,200만 개 미만으로 공급했다"고 설명합니다.

그 외에, 생산 역량에 대한 할당 비율도 지키지 않았다는 주장입니다.

엑세스바이오는 "인트리보가 오히려 진단키트 물품 대금을 미지급 해서 엑세스바이오가 배상 청구를 한 상태"라며 "인트리보의 주장은 부당하며 적극적으로 방어하겠다"고 설명했습니다.

실제로 엑세스바이오는 지난해 공시를 통해 입장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앵커>
누구 말이 맞는지는 법적인 소송을 통해 가려봐야 할 문제이긴 한데, 업계에서는 어떻게 보고 있나요?

<기자>
업계에 취재를 해보니 역시 입장이 서로 엇갈리고 있습니다.

같은 업계에 몸을 담고 있는 만큼 한 쪽의 편을 들어주기도, 그렇다고 비방하기도 어렵기 때문에 상당히 조심스러운 반응입니다.

익명의 관계자 인터뷰 준비했습니다.

[업계 관계자 : 코로나가 끝나가면서 공급자(키트 제조사)들이 우위에 있는 시기가 아니기 때문에…수요자들이 우위에 있거든요. 근데 공급자들이 하나라도 더 팔아야 하는 시점에서 공급을 미루거나, 계약을 이행하지 않을 이유가 없어보여요.]

누구의 주장이 맞는지는 알 수 없지만, 서로가 코로나 와중에 폭발적으로 성장해 윈-윈 했던 기업들이라 안타깝다는 의견도 많습니다.

<앵커>
진단키트는 한때 K-방역의 주역이었고, 물량도 많이 소비됐는데, 엔데믹에 가까워지면서 소송으로 얼룩진 게 안타깝습니다.

오늘 이야기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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