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만, 역외탈세 의혹에 SM·하이브 하루종일 '진실 공방전'

입력 2023-02-17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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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수 SM엔터테인먼트 대표의 유튜브 폭로를 계기로 SM 인수전이 하이브와 SM, 두 K팝 공룡 사이의 감정싸움과 여론전으로 번지는 모양새다.
폭로의 핵심인 이수만 전 총괄 프로듀서의 역외탈세 의혹을 두고 17일 하이브의 반박과 SM의 재반박, 다시 하이브의 추가 입장 발표가 이어지는 등 온종일 어수선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하이브는 "SM 인수 후에는 불가능한 시나리오"라고 선을 그은 반면, SM은 해외 레이블과 CTP(이수만이 홍콩에 차렸다는 개인 회사) 간의 계약이어서 하이브가 해소할 사안이 아니라고 맞받아쳤다.
이런 가운데 SM 직원들은 자체 협의체를 구성해 하이브의 SM 인수 추진에 반대한다는 목소리를 냈다.
17일 가요계에 따르면 박지원 하이브 CEO(최고경영자)는 이날 오전 전 직원에게 보낸 사내 이메일을 통해 "지난 며칠 간의 소식들은 이 전 총괄과 현 경영진 간의 과거사일 뿐 앞으로 하이브와 SM이 원칙대로 투명하게 이끌어갈 미래에는 성립되지 않을 이슈"라며 논란 진화에 나섰다.

그는 "회사(하이브)는 라이크 기획 외에 인지하지 못한 다른 거래가 있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며 "따라서 계약 과정에서 이수만 전 총괄과 SM과의 거래를 거래 시점 기준으로 모두 중단시키거나 해제하는 포괄적인 문구를 계약서에 삽입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공시돼야 했으나 공시되지 않았을 수도 있는, 우리가 미처 파악하지 못한 거래를 모두 차단하는 방법을 선택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SM 현 경영진이 주장하는 `CTP를 통해 SM 수익의 역외 탈세가 이뤄지는 비윤리적인 운영 방식` 또한 지분 인수 계약으로 인해 전제 자체가 성립하지 않는 결코 일어날 수 없는 시나리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수만의) 해외 프로듀싱을 통한 SM 프로듀싱에의 개입, 해외 자회사들과의 거래를 통한 이익의 이전은 없다"고 재차 강조했다.

SM은 이날 공식 입장문을 내고 하이브의 설명을 반박했다.

SM은 "`해외판 라이크 기획`인 CTP는 실체를 숨기고자 SM이 아닌 해외 레이블사와 직접 계약을 체결했다"며 "SM과는 거래가 없으므로 하이브가 계약 종결로 해소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하이브가 CTP를 인지하고도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다면 이수만의 역외탈세 의혹에 대해 동조 내지는 묵인한 것"이라며 "이를 모른 채 체결했다면 이수만에게 속았다는 것을 자인하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그러자 하이브는 이날 오후 보도자료를 내고 "당사와 이수만과의 계약에 따라 SM과의 직접 계약이 아니더라도 CTP에서 이미 계약된 SM 아티스트 관련 수익은 받지 않기로 협의됐다"며 "앞으로도 문제가 되지 않도록 이사회를 통한 투명한 계약 관리를 할 것이기 때문에 SM의 문제제기는 의미가 없다"고 재반박했다.

가요계 안팎에서도 양측의 입장을 각각 지지하는 여론전이 계속해서 펼쳐졌다.

이자연 대한가수협회장은 이날 "K팝을 산업화로 이끈 이수만이 구시대의 산물인 양 희생양으로 전락하는 것은 상상할 수 없다"며 "SM의 구조적인 문제와 갈등을 넘어서 그가 불명예 퇴진을 한다는 것은 가요계의 비극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SM 임직원들은 `SM 평직원 협의체`를 발족하고 하이브의 인수합병(M&A) 시도에 맞서 조직적인 대응에 나섰다. 이 협의체에는 현재 208명의 재직자가 참여했다.

협의체는 "이수만이 SM과 핑크 블러드(SM 팬)를 버리고 도망쳤지만 우리는 서울숲에 남아 SM과 핑크 블러드를 지키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 SM 문화의 하이브 자본 편입 거부 ▲ 이성수·탁영준 공동대표의 `SM 3.0` 지지 ▲ SM 팬과 아티스트에 대한 강력한 보호 요청 ▲하이브의 적대적 M&A 시도 시 저항 등을 내걸었다.

앞서 이성수 대표는 전날 유튜브를 통해 14가지 폭로 내용 목록을 공개한 뒤 이수만의 역외 탈세 의혹 등 일부를 폭로했다. 그는 방시혁 의장과의 전화 통화 내용 등 다른 사안도 추가 공개를 예고해 가요계 안팎의 관심이 쏠리는 상황이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박근아  기자

 twilight1093@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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