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원비 지출 '역대 최고'…등골 휘는 학부모

입력 2023-03-01 10:17   수정 2023-03-01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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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물가·고금리로 가계의 부담이 커진 가운데서도 지난해 초·중·고교생 자녀가 있는 가구의 학원비지출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물가상승으로 학원비가 오른데다 코로나19를 거치면서 비대면수업에 따른 학력저하 우려로 사교육 수요가 늘었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일 통계청의 가계동향조사 자료를 보면 2022년 전체가구의 교육부문 소비지출은 월평균 20만3천735원이었다. 전년(18만1천528원)보다 증가했지만,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20만4천775원)보다는 적은 금액이다.
하지만 초·중·고교생 사교육 수요가 있는 가구만 놓고 보면 사정이 다르다.
미혼 자녀가 있는 부부 가구의 `학생학원교육` 지출은 월평균 36만3천641원으로 2021년(30만7천426원)보다 18.3% 급증했다.
학생학원교육 지출은 학생이 정규교육과정의 부족한 부분을 보충하거나 선행학습을 하는 데 쓴 돈이다. 지난해 학생학원지출은 통계작성 대상이 `1인 이상 비(非)농림어가`에서 `농림어가 포함`으로 바뀐 2019년(30만2천156원) 이후 최고 금액이다.
통계 개편 전인 2017∼2018년의 경우 직접 비교하기 어렵지만, 학생학원교육 지출이 월 20만원대 초반이어서 사실상 지난해 초·중·고교생의 학원비 지출이 사상 최고치였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 분기별로 살펴봐도 학생학원지출은 지난해 1∼4분기 모두 전년 동기 대비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했다.
코로나19 초기였던 2020년에는 방역기준이 엄격하고 감염에 대한 국민 우려가 커 학원을 찾는 학생들이 줄었지만, 이듬해부터 학교 대면 수업이 일부 재개되고 학원 수업도 정상화되면서 학원비 지출이 증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교육계에서는 최근 물가상승으로 학원비가 오른 것 외에도 사교육 수요 자체가 늘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비대면 수업을 경험한 `코로나 세대`의 학력 저하와 상·하위권 학력 격차 심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데 이에 불안감을 느낀 학생·학부모의 사교육 수요가 증가했다는 것이다.
송경원 정의당 정책위원은 "저출생에도 영향을 미치는 사교육비는 그 핵심 원인이 `입시 경쟁`에 있다"며 "사교육비를 잡을 수 있느냐는 결국 정부가 입시경쟁을 얼마나 완화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지적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khkkim@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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