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90% 이상 동일" 스마트스코어, 카카오VX 공정위 제소

정호진 기자

입력 2023-03-02 19:05   수정 2023-03-02 19:05

    <앵커>
    국내 골프 솔루션 개발 기업 '스마트스코어'는 카카오게임즈의 자회사 '카카오VX'가 자사 제품을 모방했다며 공정위에 제소했습니다.

    카카오VX는 스마트스코어의 주장이 사실과 다르다는 입장입니다.

    자세한 내용 취재 기자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IT바이오부 정호진 기자 나와 있습니다.

    정 기자, 어떤 내용인지 설명해주시죠.

    <기자>
    먼저 두 기업에 대해 간단하게 소개해드리겠습니다.

    스마트스코어는 2015년부터 골프장 운영과 관리 시스템을 개발, 판매하는 중소기업입니다. 카카오VX는 게임과 골프 관련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회사로, 2021년부터는 골프장 관리 솔루션을 판매해 왔고요.

    스마트스코어는 카카오VX가 개발한 솔루션이 자신들의 기술을 모방한 불공정거래행위라며, 오늘(2일) 오전 공정위에 제소했습니다.
    물론 공정위에 신고됐다고 모두 제재로 이어지는 건 아닙니다.

    다만 윤주경 의원실 자료에 따르면, 공정위가 카카오와 계열사를 대상으로 조사에 착수한 내용 가운데 상당수가 제재로 이어진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또한 스마트스코어는 위와 같은 내용으로 카카오VX에 대한 소송과 가처분신청을 법원에 제기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제품을 모방했다고요? 얼마나 비슷하기에 법적 다툼까지 이어진 겁니까?

    <기자>
    스마트스코어는 후발 주자인 카카오VX가 시장에 진입하며 자사의 제품 대부분을 모방해 솔루션을 개발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스마트스코어 측의 입장, 직접 들어보시죠.

    [박노성 / 스마트스코어 부대표 : 업계 관계자들 얘기로는 90% 이상의 화면과 기능이 동일하다고 할 정도로 저희의 솔루션하고 굉장히 유사합니다. 카카오의 계열사들과 경쟁하는 입장에서는 굉장히 억울하고, 사회적으로 문제를 제기하고 싶은 부분들이 굉장히 많습니다.]

    또한 스마트스코어는 자신들과 계약을 해지하며 발생하는 위약금을 카카오VX가 대신 내준다든지, 정상가격보다 저렴하게 제품을 판매하며 공정한 경쟁을 방해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앵커>
    90% 이상 화면과 기능이 동일하다는데, 내용을 비교해볼 수 있겠습니까?

    <기자>
    양사의 제품 화면을 보면서 설명드리겠습니다. 지금 보이는 화면이 스마트스코어와 카카오VX의 제품 화면인데요.

    전체 라운드 내역을 볼 수 있는 화면인데, 네모 안의 순번, 날짜, 티타임, 코스 등등으로 이어지는 표 구성이 동일하다는 게 스마트스코어 측의 주장입니다.

    다음으로 지금 보시는 스코어 입력 화면에서도 자주 나오지 않는 점수는 꾹 눌러서 숫자를 입력하도록 개발했는데 이 부분도 일치한다는 게 스마트스코어 측의 입장입니다.

    <앵커>
    그렇군요. 이 같은 주장에 대해 카카오VX는 어떤 입장입니까?

    <기자>
    카카오VX 측은 스마트스코어의 주장이 사실과 다르다고 해명했습니다.

    먼저 기술을 베꼈다는 주장에 대해선, 스마트스코어의 솔루션이 일본에서 이미 2008년부터 있었던 기술이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번 사건이 기술 탈취라고 주장한다면 스마트스코어가 특허소송을 제기했을 텐데, 그렇지도 않았다고 지적했고요.

    또한 카카오VX는 골프장이 내야 하는 위약금을 대신 지급했다는 스마트스코어의 주장도 사실무근이라고 밝혔습니다.

    <앵커>
    카카오VX의 입장을 정리해보면 이미 해외에 있던 기술을 사용한 것이고, 기술을 그대로 베끼지도 않았다고 해명한 겁니다.

    그러면 카카오VX가 정상 가격보다 저렴하게 제품을 팔았다던데, 정상가격이라는 게 어떻게 산정되는 겁니까?

    <기자>
    양사가 제공하는 관리 솔루션은 소프트웨어뿐만 아니라 태블릿 같은 기기도 제공하고, 실시간으로 연동해야 해서 데이터 비용도 들어갑니다.

    이런 비용을 원가로 산정했을 때, 카카오VX가 구축비나 통신비를 받지 않고, 절반 가까운 가격에 판매했다는 게 스마트스코어의 주장입니다.

    스마트스코어는 과대한 이익을 제공하는 카카오VX의 행위가 '부당한 이익에 의한 고객 유인'이라는 입장이고요.

    카카오VX는 구글, 페이스북을 비롯해 IT 서비스는 처음 무료로 제공하는 것이 일반적인 사례라고 설명했습니다.

    <앵커>
    양측의 입장이 첨예한데, 최근 비슷한 사건도 있지 않았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가장 이슈가 된 건 올 초 있었던 롯데헬스케어와 스타트업 간에 있었던 분쟁일 텐데요.

    알고케어라는 스타트업은 롯데헬스케어가 자사 기술을 베껴 제품을 만들었다며 정부에 기술 분쟁조정을 신청했고, 공정위에도 신고했습니다.

    반면 롯데헬스케어는 이미 비슷한 사업이 해외에 있는 만큼 일반적인 개념이며, 신사업을 검토하는 시점에서부터 갖고 있던 아이디어라고 해명했습니다.

    <앵커>
    대기업 계열사가 기술을 탈취했다는 주장과 해외에 이미 있던 기술이었다는 해명을 보면 이번 사건과 굉장히 비슷하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하지만 일부 다른 점도 있는데요.

    알고케어는 이제 제품의 정식 출시를 앞둔 스타트업이지만, 스마트스코어는 현재 시장 점유율 1위 기업으로 약 8,600억 원의 기업 가치로 평가받고 있거든요.

    때문에 일각에서는 시장 점유율 1위 업체가 후발 주자를 견제하는 것은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오고는 있습니다.

    사건의 향방은 법원과 공정위의 판단이 나오기까지는 시간이 남았기 때문에 지켜봐야겠지만, 이번 정부에서 '중소기업 기술 탈취 근절'을 국정과제로 내걸고 있는 만큼 사안의 중요성도 적지 않습니다.

    <앵커>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IT바이오부 정호진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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