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채용, 학력·스펙보다 'MBTI' 본다

입력 2023-03-06 16:52   수정 2023-03-06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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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기업들이 신규 채용에 이력서 대신 성격 테스트를 활용하는 사례가 많아지고 있다고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캐나다 토론토에 있는 스코샤 은행은 2020년 말 신규 채용 지원자의 이력서를 보지 않는 대신 '플럼'(Plum)이라는 성격 유형 검사를 위주로 채용을 시작했다.

그러자 회사 측 취지대로 지원자의 다양성이 넓어지는 결과로 이어졌다. 현재 9만명에 이르는 직원 가운데 흑인 비율이 1%에서 6%로 올랐고, 여성 비중도 절반을 넘어섰다.

성격 유형 검사와 관련된 시장 규모는 20억 달러(2조6천억원)로 추정되며, 매년 전세계에서 1억명의 근로자가 이같은 테스트를 치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전산으로 성격 테스트가 가능해지면서 폭발적으로 성장한 것으로 분석됐다.

최근 들어서는 코로나19 시대를 거치면서 출근과 재택이 뒤섞인 '혼합 근무'(hybrid work)가 대세가 되면서 직원의 성격 유형을 파악하고 관계를 조율하는 데 이같은 성격 테스트가 한층 효율적인 수단으로 꼽힌다는 것이다.

NYT는 플럼 외에도 MBTI 같이 전통적인 성격 테스트도 주요 사례 중 하나로 언급했다. 1943년 당시 심리학을 전문적으로 공부하지 않은 개발자가 분석심리학 창시자인 칼 융의 이론을 토대로 16가지 유형으로 성격을 분류한 게 MBTI라는 설명이다.

이에 대해 비판론자들은 MBTI 검사가 전문성이 떨어지며 시대에도 뒤처진다고 주장한다고 NYT는 전했다. 성격 테스트 전문가인 브라이언 리틀은 현재 성격 테스트 종류는 2천개 이상이며, 이중 연구 기반이 있는 개발자는 거의 없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기업에서는 직원의 사무실 근무 등을 결정할 때 막대한 비용이 드는 만큼 전통적인 인사 평가 방식에서 벗어나 새로운 수단으로 눈을 돌린다고 NYT는 진단했다.

이에 따라 법무법인이나 은행이 지원자의 학벌 같은 스펙에 집중하는 대신 성격 유형을 반영하도록 고안된 '수티드'(Suited)라는 신종 테스트도 등장했다고 한다.

이 업체 관계자는 "이력서는 미래의 잠재력보다 과거의 특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박근아  기자

 twilight1093@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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