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품 후기를 작성하면 건당 대금을 준다는 '리뷰 알바'를 빌미로 사기를 당한 피해자가 잇따르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13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전북 전주에 사는 A씨는 "다시는 저 같은 피해를 다른 사람들이 보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에서 이렇게 알리게 됐다"며 자신이 당한 신종 사기 수법을 담담하게 털어놨다.
A씨에게 솔깃한 문자메시지가 온 것은 지난해 11월 23일. 내용은 '상품 후기만 작성해도 건당 3만∼5만원을 주겠다'는 것이었다. A씨는 반신반의했지만, 육아휴직 중에 생활비라도 보태자는 마음으로 알바에 참여했다.
방식은 간단했다. 발신자가 보내 준 주소의 인터넷 쇼핑몰을 누르면 물건을 구매하는 창으로 넘어갔다. 물건값을 입금하면 '배송이 완료됐다'는 메시지가 나오는데, 이후 구매 후기를 작성하면 원금과 소액의 알바비가 입금됐다.
일반적인 온라인 쇼핑 방식과 유사한데 가장 큰 차이는 상품을 실제 발송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초반에는 신뢰를 쌓아야 한다는 이유로 물건값이 그리 크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나 한 개에 십여만원 하던 상품은 몇 차례 거래 이후로 수십만원까지 뛰었다. 여러 거래를 마치는 동안 단 한 차례도 입금 시간을 어긴 적이 없었기에 A씨는 고가의 상품에도 후기를 작성했다.
거래가 많고 상품 가격이 높을수록 높은 수당을 받을 수 있다는 꼬드김은 매력적이었다.
하지만 손쉬운 알바는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A씨가 수백만원 상당의 상품을 결제하고 후기를 작성하자, 발신자는 '은행 업무에 문제가 있다'라거나 '세무조사를 받게 됐다' 등 핑계를 대며 대금 지급을 차일피일 미뤘다. 급기야 알바를 시작한 지 약 한 달이 지나자 발신자는 아예 연락을 끊었다.
A씨가 마지막으로 결제한 상품값은 모두 900만원이 넘었다.
경찰에 신고하고 나서 알게 된 사실은 자신과 같은 사기를 당한 피해자가 전국에 수십 명, 피해 금액은 수억원에 달한다는 것이었다.
A씨와 같은 가정주부나 대학생도 있었지만, 수사기관에서 일하는 피해자도 나올 정도로 사기 수법은 꽤 치밀했다.
경찰은 사건 담당자를 배정하고 수사에 나섰으나 이날 현재까지도 범인을 잡았다는 소식은 듣지 못했다고 A씨는 말했다.
A씨는 "밖에서 고생하는 남편을 생각해서 생활비를 벌려고 시작한 알바인데 내가 피해자가 될 줄은 상상도 못 했다"며 "수법이 널리 알려져서 범인을 빨리 검거하고 이런 피해를 보는 사람이 더 없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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